아빠의 야밤 공연 2015-08-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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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야밤 공연


예전에,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니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아이가 부리나케 쫓아 나와

학교 수업시간에 만들었다며 손수 정성껏 만든 카드 한장을 손에 쥐여 주었습니다.


겉 표지에는 여자, 남자로 보이는 사람 형태의 그림이, 카드를 펼쳐보니 그 안에는 7살짜리 아이가 이제 겨우 배운 글쓰기 솜씨를 총동원해서 쓴 “I love my mommy because she does everything for me. I love my daddy because he sings songs for me.”라는 내용에 글이 적혀있습니다.

 

 


아마 학교에서 엄마 아빠에게 드리는 감사 카드를 만들라고 하면서 왜 엄마 아빠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같이 쓰라고 시킨 것 같은데, 딸아이는 엄마를 사랑하는 이유를 엄마가 모든걸 다 챙겨주고 잘 해줘서, 그리고 아빠를 사랑하는 이유는 아빠가 노래를 불러줘서라고 적어온 것입니다.


저는 매일 밤이 되면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습관처럼 하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아직 나이가 어린 두 딸아이의 방에 조용히 들어가 아이들에 배를 만져주며 노래를 불러주는 것입니다. “나의 사랑, 내 마음속에 넘쳐 주은이(주희)를 사랑해!”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아이들에 귀에 대고 조용히 이 노래를 세 번 반복해 부르고 나서는, 하루를 마감하는 감사기도, 내일을 위한 기도를 해주고 나옵니다. 음치, 박치가 극치를 이루는 아빠지만, 몇 년을 계속해온 아빠의 이 ‘야밤 공연(?)’을 아이들은 매일 기다리나 봅니다.

 

잠옷을 갈아입고, 세수하고 이를 닦고 나면 아이들은 의례 하나같이,”아빠! Can you please sing me a song?”라고 조릅니다.


저의 세 딸 아이들은 제 마음속에 애인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둘째 딸아이가 어느 날 “아빠, Can you carry me upstairs?”하길래,”네가 무슨 아기라고……”하면서도 등에 아이를 업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길에서 문득 등에 업힌 딸아이가 무겁다는 생각에 갑자기 콧잔등이 찡하게 아팠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아이들을 업을 수 없을 때가 올거라는 생각에, 딸아이들에 배를 만져주며 노래를 불러주는 것도, 이제 조금만 있으면 징그럽다며 옆에도 못 오게 할날이 올 거라 생각에, 아마도 그래서 오늘도 저는 기를 쓰고 하루라도 더 아이들의 배를 만지며 야밤공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딸아이가 전해 준 카드를 읽으며, 저는 내심 딸아이가 “우리 아빠는 장난감을 많이 사줘서 사랑해요”라고 하지 않고(장난감을 많이 사주지도 않지만), 아빠가 노래를 불러주어서 사랑한다고 한 것이 얼마나 고맙고 가슴 뿌듯했는지 모릅니다.


딸아이의 카드를 손에 들고 저는 아이들의 가슴속에 아빠의 사랑을 그 무엇보다도 진한 감동으로, 오랫동안 남겨 줄 수 있는 길은 다른 특별한 무엇이 아닌, 하루 단 5분의 시간 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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