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위한 깜짝 이벤트 2015-07-1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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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위한 깜짝 이벤트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항상 한결같겠지만, 가끔 살다 보면 다른 때와는 조금 다른 특별한 느낌, 감동 이렇게 생길 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은 성적이 담긴 성적표를 집에 들고 올 때가 그렇고, 아빠 생일이라고 어린 아이들이 사랑에 마음이 담긴 소박한 선물을 내어 놓을 때, 또 문득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지켜보면 언제 저렇게 컸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그렇습니다.

 

이런 느낌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런 ‘특별한’일들이 일상의 삶 속에서 매일매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일거라는 생각입니다. 매일 매일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일거라는 생각입니다. 매일매일 오지 않기 때문에 가끔 삶 속에는 생기는 특별한 계기를 통해 그런 특별한 느낌이 함께 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 달쯤 이런 ‘특별한’ 느낌을 가져다 준 ‘특별한’계기가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장장 네 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그 중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셋째 딸 아이가 초경을 맞은 것입니다.

 

첫째 딸 아이를 통해 이미 경험한 일 이지만, 흔히 부모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서야 손자, 손녀들을 통해 그들이 겪는 삶의 체험 하나하나가 소중히 느껴지더라고 하는 것 마냥, 첫째 딸아이의 초경은 ‘어, 어!”하는 사이에 흘러가 버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 찾아온 셋째 딸 아이의 초경은 첫째 아이의 것과는 조금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두 번째 맞는 일이라 처음보다는 조금 더 관록(?)이 붙어 마음에 딸아이의 초경이 주는 의미를 곱씹어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셋째 딸 아이의 이름은 주은인데, 주은이는 초경첫날 엄마에게 아빠나 오빠한테는 절대 얘기를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여자라는 생각에 아마도 남자인 아빠나 아빠나 오빠에게 그 사실을 밝힌다는 것이 그리 반갑지 않았나 봅니다 .당연히 아내는 주은이의 그 신신 당부까지 포함해서 주은이가 건강한 한 여성으로서 성장하는 첫 단계를 저와 함께 나누었습니다.

 


딸 가진 아빠는 마음이 다 비슷하겠지만, 아내로부터 주은이의 초경얘기를 듣는 제 속이 그리 간단치가 않았습니다. 첫째, 주은이가 이제 다 컸구나. 이제 조금 있으면 중학교에 가고,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을 갈 때쯤이면 정말 우리 곁을 떠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착잡했고, 이 좋은 일을 아빠한테 스스럼 없이 얘기하지 못하는 주은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조금은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이게 다 딸 사랑하는 아빠들의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주은이는 원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빠가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주은이가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뭔가를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퇴근하고 선물을 파는 가게에 들어 뭘 주면 주은이가 오래 아빠의 마음을 기억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 속에 선물을 고르는 아빠의 마음은 사실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민 끝에 우선 작은 핀을 하나 골랐습니다. 천사가 새겨진 자그마한 핀인데 그 핀이 꽂혀 있는 상자 위에는 ‘Daddy’s Girl Forever(너는 아빠의 영원한 딸이야)!”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딸아이의 소중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선물을 고르면서도 아빠는 딸아이에게 이 기회를 통해 내가 너에 아빠라는 사실을 또 한번 확인하고 있습니다. 팔불출이 따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빠의 마음에는 부끄럽거나 창피한 마음이 어느 한구석에도 없습니다. 천사 핀과 축하의 뜻이 담긴 카드를 사서 그 카드에 아빠의 마음을 정성껏 글로 옮겨 담습니다.


주은아


아빠는 아직도 네가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을 잊지 못해. 이제 막 갓나온 너를 폼에 안고 느꼈던 그 뿌듯함이 아직도 아빠 마음에 생생해. 그리고 네가 아기 침대에 누워 방긋방긋 웃던 모습, 아빠가 너를 목욕시킬 때 네가 아빠 가슴에 오줌을 싸던 순간, 너를 등에 업고 집 뒷마당을 산책하던 시간들, 어느 한 순간도 잊지 못한단다. 주은이가 예쁘고 멋진 숙녀로 커가는 아름다운 과정 속에 아빠를 포함시켜 준 것에 대해 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아빠는 주은이가 앞으로도 더 멋지고 더 아름다운 한 사람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 분명히 믿어. 그리고 그 첫 단계일 수 있는 이 멋 진날을 진심으로 축하해. 사랑한다. 아주 많이 아빠가.


이 카드를 지녁식사후 조용히 주은이에게 건네 줍니다. 영문을 모르는 주은이는 갑작스레 받은 천사 핀을 잠깐 들여다보고, 카드를 꺼내 읽습니다. 카드를 읽던 주은이가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갑니다. 조금 후 화장실에서 나와 “Thank you! 아빠!”하며 저를 안는 주은이의 눈에는 채우지 못한 눈물이 남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종이 한 장짜리 카드에 담긴 아빠의 마음이 분명히 주은이에게  전해진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해집니다.

 

 


결혼생활 중에 사랑하는 아내에게 깜짝 이벤트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행복한 표정으로 싱긋 웃는 아내에 미소가 주는 뿌듯함이 있는 것처럼, 자식에게 주는 깜짝 이벤트가 주는 뿌듯함은 나름대로 조금은 다른 색깔로 여운이 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방법은 크고 거창한 것만이 아닐 때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내 안에 있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조금만 카드에 담아 전해주는 작은 깜짝 이벤트 안에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려워진 경제로 하루 하루 먹고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마음같이 내 안에 사랑을 아이들에게 표현하며 살기가 그만큼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속에서 아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며 느낄 수 있는 행복, 뿌듯함, 이런 기분은 사실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조금 더 우리에게 소중한 의미가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모든 아빠가 함께, 잠깐 힘든 일손을 내려놓고,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아빠의 마음을 전해 줄 수 있는 작은 깜짝 이벤트라도 하나 준비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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