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개월+24]미술의 시작Ⅳ "열린미술" - 성곡미술관 2002-08-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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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8월 11일 일요일]



미술의 시작Ⅲ에 다녀온지 벌써 일년전.

그때도 제작과정을 보여주어 아이와 함께 쉽게 전시를 관람하고 왔었는데 이번 전시 역시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렸다.

미술의 시작Ⅳ "열린미술"(2002년 7월 19일~9월 1일까지)

모처럼 쉬는 아이아빠에게 가족끼리 미술관에 다녀오자..했더니 무슨 미술관이냐며 영 내키지 않아한다.

"아빠, 나 성곡미술관 가고싶어요..거기 좋단 말야~~"

미술관 앞까지 바래다 준 적은 있어도 같이 들어간 본적은 없었는데..주차까지 하고 전시장으로 들어가려하니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역시나 안들어간댄다.

현지와 둘이 들어가 제작과정과 함께 한 작품들을 보는데 "엄마..아빠랑 셋이 같이 오니까 너무 좋아..맨날 엄마랑 둘만 와서 심심했는데.." 한다.

"아빠는 들어오지도 않고 밖에 있는데 뭐가 좋아"

"그래도 같이 왔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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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본..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탁본으로 찍어내어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이라도 여러개를 모아 또다른 형상을 나타낸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신기함을 주었다.

아이와 나중에 집에와서 해볼 수 있었던 것은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종이 밑에 동전이나 빗 등을 놓고 그 위에서 연필로 슥슥 그려내어 모양을 나타나게 해보는게 전부였지만 아이는 그것만으로도 그거 재미나한다.

자연에서 얻은 색을 입혀 그 위에 조각천을 올려놓아 작품을 완성시키는 것도 은은한 따스함이 베어나온다.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점으로 찍어 그린 숲속.

"비가 뚝뚝 떨어지고 눈이 오는 것 같아"하며 노랑물이 떨어질 듯한 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종이조각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들을 프린트 한 후 바느질로 엮어 놓은 퀼트작품은 아이와 프린트하기까지의 작업은 같이 하기 힘들겠지만 대신 여러장의 종이 조각에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려보고 나중에 바느질로 엮어보아도 재미있을 것 같은 방법을 제시해주었다.

솔방울이 드로잉으로 시작되어 잡아낸 특징이 퀼트로 완성되어 매달린 것을 보니 세상 어느것 하나 버릴 것 없이 다 무언가로 표현되고 그것에서 새로운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예술의 힘인 것 같아 사뭇 대단한 감탄의 연발이다.


스마일인간때문에 잠시 놀이터에 온듯 즐거웠다.

한동안 광고에서 들었던 문구가 떠오른다.

"날씬한 몸매를 원하십니까~~"하면서 광고했던 헬스워커에 올라가 열심히 움직이면 스마일인간이 공원을 산책하다 걸음을 멈추면 스마일 인간이 바닥에 픽 쓰러진다.

"현지야, 계속 걸어야 스마일인간이 산책하고 우리가 멈추면 스마일인간도 쓰러져버리네.."



거울퍼즐을 보는 순간.."어..우리 이거 지하철에서 봤었는데 기억나니?"

"응..거울퍼즐이잖아"

"그래..그 사람이 이거 만들었나보다.."



가운데 동그랗게 달려있는 나무퍼즐은 재미있는 상상력이었다.

"현지야 너 저렇게 동그랗게 만드는 퍼즐 봤어?"

"아니."

"퍼즐을 저렇게도 만드는구나..언니가 어떻게 저렇게 만들었는지 과정도 여기 다 나와있네..이렇게 과정까지 보면서 작품 보니까 어떻게 만든건지 잘 알겠지"



현지는 반짝이는게 보이니 엄마한테 빨리 와보라며 재촉을 한다.

디지털 산수..가까이서 보면 도대체 뭐가뭔지 모르겠는 그림..멀리 나와서 보니 밤하늘을 크리스탈로 장식해 별들이 무수히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도록을 보니 예전에 봤던 '윤두서'라는 작품의 작가와 동일인이다.

그때는 크리스탈 대신 실리콘 점으로 그렸었는데..



별관 전시는 음산하고 어둡고 다 그게 그건것 같았다. 뭘 말하고 싶은건지도 모르겠고..전체적인 그림의 특징이 보통색이 기본으로 칠해지고 나중에 검정색으로 뭔가를 다 찍어놨네..하며 그림 설명만 해주고 해골이나..신체의 일부를 찾는다던가..하며 지나쳤다.



별관전시까지 다 보고 나오니 왠일인지 조각공원쪽으로 돌아보잰다.

비도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는데 무슨 마음이 생긴걸까..의아하기도 하고 밖에 혼자 서있으면서 가족끼리 다니는 모습에 분위기라도 탄 것일까..웃음도 나온다.

"여기가 쌍용창업주 개인 사택이었대..이런데서 살면 얼마나 멋질까..새벽에 일어나서 산책도 하고.."
나이가 들어가나보다.

정원이 넓은 집에서 살고싶은거 보니..

아이가 카페를 보더니 뭔가 먹고싶기는 한데..안사줄 것 같았는지..아빠 손만 잡아끌고 자리에 서버렸다.

"현지 뭐 먹고싶니?"

"응..팥빙수 먹고싶어"

"그럼 사줄께..들어가자"

엄마한테 사달랬어도 사줬을텐데..왜 계모랑 사는 아이처럼 엄마한텐 말도 못하고 아빠한테만 조르는지 원..

오랜만에 녹차빙수를 먹으니 향긋한 풀냄새가 베어나온다.

엄만 이상한 것만 먹는다며 아빠랑 팥빙수를 열심히 먹여주고 받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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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아이는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꺼내 그림을 그린다.

별관에서 봤던 "엄마 이건 깊은 산 같다"고 한 것을 남색 크레파스로 뾰족뾰족 그리고 나더니 뾰족한 플라스틱 뒷면으로 긁어내면서 "나 조각하는거야.." 그런다.

미술관에서 두꺼운 마티에르로 밑바탕을 만들고 나서 요철로 긁어서 그림을 그린거야..했더니 자기도 그래도 흉내를 내는 것이다.



"검정구름아~ 검정 구름아~ 비를 내려라~~"하며 노란색 그림에 검정색 크레파스로 그림을 덮어 칠하며 노래를 부른다.

이것도 별관에서 본 그림설명의 영향인 듯 하다.


아이가 집에 와서 하는 것들을 보니 별관에서의 그림들이 너무 강해서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탁본은 아니지만 물건 베겨보기도 해보고..점찍어서 그림을 그려보자고 조르는데 담에 해보자..하면서 미뤄놨다.

보기는 많이 보는데 직접 표현해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가슴 한구석이 자꾸만 비워지는 느낌이다.

내가 아이에게 제대로 해주는게 무얼까..자책도 하게 되고.

내가..아이에게 제대로..해주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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