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병 문안 2003-07-05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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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29일 일요일 날씨 흐리고 비 오고..

아버님 건강이 갑자기 더 안 좋아지셨다.
그래서 병원에 입원까지 하셨다니 .....
편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표현이 서툰 방글이지만 할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할아버지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린 주말을 이용해서 아버님을 뵈러 갔다.

차 타고 4시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루할 법도 한데 이젠 하도 단련이 되어서인지 방글이랑 벙글이 두 녀석 모두 비 내리는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조용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방글이가 하는 말.."엄마, 지금 빗방울들이 선생님 놀이 하나보다." 하면서 창문에 맺힌 빗방울들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옆에 앉아 있던 벙글이 역시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누나의 말을 어설프게 따라해 본다.

"그래?" 했더니
"봐라. 이쪽에서 선생님 빗방울이 부르면 저~쪽에서 친구들이 뛰어오는 거야."

방글이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래 보였다.
차가 움직이면서 바람의 힘에 의해 빗방울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비오는 날이라서 남편의 운전이 걱정되었지만 이렇게 비오는 날 차안에서 새로운 걸 발견하고 느낄 수 있다니 ...

우린 차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어깨도 들썩여보고, 큰 소리로 노래도 따라해 보면서 아버님의 건강 걱정으로 어깨가 축 쳐진 드라이버의 흥을 돋우기 위해 노력했다.

늦은 밤 11시가 넘어서 병원에 도착했고, 잠결에 깼지만 고통을 겪고 계신 할아버지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는 건지 잠투정 하나 없이 두 녀석 모두 인사를 하고는 한참 동안 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게다가 벙글이는 우렁차게 "충성"을 외쳤으니 아버님도 조금은 힘이 나셨을 것 같다.


다행히 걱정했던 것 보다 혈색도 좋아 보이시고, 손주 녀석들 재롱에 기운도 좀 차리신 모습을 보고 병원을 나설 수 있어서 마음이 조금 가볍긴 했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세살 박이 지우 친구처럼 장난스럽게 "지우야."하고 부르시던 아버님의 정겨운 목소리가 참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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