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으로 이사오게 된 달팽이들 2003-07-05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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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4일 금요일 날씨 비

요즘 방글이는 애완동물에 대해 참 관심이 많다.
지난 해 키우던 토끼가 집을 떠나고 (실은 이 세상을 떠났지만 차마 방글이에겐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한참을 목놓아 울던 방글이가 요즘 또 부쩍 엄마를 조른다.
이모 집에서 본 비비를 데려다 키우고 싶다느니, 할아버지 댁의 무지 큰 검웅이를 차에 싣고 집에 데려오겠다느니 그것도 안되면 새라도 사내라고 떼를 쓴다.

"정연아, 지우가 아토피라서 동물들을 키우면 안 좋아.
지우 아토피 나으면 그 때 다시 생각해보자."

그 후로 방글이는 쵸콜릿이나 음료수 먹는 것도 지우 있을 때는 조금씩 신경을 쓰고 있고, 나 또한 서로 욕심을 내며 싸울 땐 "지우 스트레스 받으면 아토피 안 낫는데.."라는 말 한마디로 두 녀석 사이의 싸움을 쉽게 끝맺을 때도 있게 되었다.
덕분에 지우의 아토피도 빨리 나으면 좋으련만..

어쨌든 방글이는 차선책으로 달팽이를 키우기로 했는데 요즘 그 재미에 폭 빠져있다.

달팽이 책을 보고는 달팽이가 좋아하는 곳, 먹이 등에 대해 연구하고는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도 참 많다.

"엄마, 달팽이 친구 있어야하니까 한 마리 더 잡아 줘."
"엄마, 달팽이는 축축한 흙을 좋아한데. 그러니까 우리 모래 담고 물 뿌려주자."
"엄마, 나 달팽이한테 당근 줄래. 그럼 분홍색 똥을 눈대."
"엄마, 달팽이 두 마리 다 내 손에 놓아줘. 그리고 결혼하게 해주자."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스런 아가에게 엄마가 아침 인사를 하듯 다정스럽게 "잘 잤어?" 하고 인사를 한다.
유치원 다녀와서는 액자 속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열심히 설명을 하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산책도 시켜주고, 신선한 풀도 뜯어서 집에 넣어준다.
벙글이가 큰 소리로 떠들 땐 달팽이 놀란다며 꾸지람까지 하니 꼭 두 아이의 엄마 같다.

"엄마, 둘이 결혼하나보다. 서로 살펴보고 있어."
"엄마, 그런데 왜 알을 안 나?"

방글이 덕분에 나 또한 달팽이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아가고 있다.

달팽이는 암컷과 수컷이 나누어지지 않은 암수한몸 동물이라는 것, 큰 더듬이의 끝에 눈이 달려 있다는 것, 잘 보이지는 않지만 달팽이의 입 속에 이빨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다는 것 등등...

작은 것에서 큰 기쁨을 느끼며 폭 빠져 지내는 방글이를 보면서 참 고맙기도 하고, 부럽기까지 하다.

넓은 자연에서 좁은 집으로 이사를 오게 해서 달팽이들이들에겐 참 미안하지만 방글이의 바램대로 결혼도 하고, 알도 낳고.. 알콩달콩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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