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일기 쓰기 2003-09-0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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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9월 1일 월요일 날씨 흐리고 가끔 비

"엄마, 오늘 나 너무 힘들거든. 그러니까 가방 정리 엄마가 해 줘."
방글이가 유치원에 다녀와서 하는 말이다.
"뭐가 그렇게 힘드니?"
"오늘 새로 온 친구가 있거든. 그래서 그 친구를 도와주느라고 많이 힘들었어. 신발 신을 때 바닥에 앉아서 신으려고 해서 의자에 앉는 거라고 가르쳐주고, 집에 올 때도 같이 옆에 앉아서 왔어. 이름은 김효리야."
"그래? 이름이 참 예쁘네."
"얼굴도 예뻐. 머리 방울이랑 핀도 예쁘고 몸짓도 참 예뻐."
"그렇구나. 정연이가 있어서 효리도 참 기뻤을 거야."

한숨을 푹 쉬면서 ..(스스로가 무척 자랑스러운듯..)
"그러니까 오늘 엄마가 가방 정리 해줘."

기분 좋게 난 방글이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요즘 방글이는 친구들에게 자기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유치원에서 장애인 복지회관을 다녀오고 부턴지 아님 엄마가 기록하는 영웅일기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방글이의 그런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욕심꾸러기 엄마인 난 요즘 방글이가 자라면서 바라는 것이 너무 많아질까 봐서 조금씩 걱정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면 부족한 면이 더 보일 테고 , 그로 인해 다그치는 일이 많아질 것 같다.

그래서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영웅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두 권의 공책을 준비해서 방글이와 벙글이의 좋은 행동들을 그대로 적고 내 느낌을 기록하는 거다.
그리고 상황이 되면 사진까지 찍어서 붙여주려고 한다.
제목은 "방글이 (벙글이)의 영웅일기" 고 무엇이든 칭찬할 만한 거리가 있으면 하나하나 기억해서 적은 후 벽에 걸어두었다.
가끔씩 공책을 들춰보면서 방글이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영문도 모르는 벙글이도 거의 비어있는 공책을 들고는 따라 웃는다.
엄마의 이런 작은 노력이 아이들에게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 더불어 사는 마음을 키워나가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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