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놀이를 즐기는 방글이 2004-01-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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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3일 화요일 날씨 정말 춥네요.

새집으로 이사하느라 아이들도 저 멀리 아주 뒷전이었답니다.
유치원에서 내 준 방학 과제물조차도 챙기지 못하는 게으른 엄마가 되어버렸지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걱정을 했더니 방글이가 위로를 합니다.
"엄마, 괜찮아. 이사하느라고 바쁘고, 또 정연이가 아파서 못했어요."라고 쓰면 되잖아."

정말 한 해를 보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내 일이 아니겠거니 했던 말로만 듣던 사기도 당할 뻔했고, 처음으로 내 집이라는 걸 마련했고, 또 방글이가 갑자기 탈장으로 수술까지 했으니까요.

이제 올 한 해는 좋은 일로만 가득 채웠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길....

방글이는 요즘 임산부 놀이를 좋아합니다.
정말 환경의 영향이 크다고 하더니 쌍둥이를 임신한 이웃이 있는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글이는 벌써 두 아이의 이름을 제 맘대로 "새콤달콤"이라고 지어놓았답니다.

그리고 참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얼마나 있다가 나오는지
어떻게 나오는지
얼굴은 똑같은지
몇 개월부터 배가 나오는지
나올 땐 어떤지
등등.

방글이가 알아듣게 설명하는 것이 참 쉽지 않더군요.

그런데 제가 너무 쉽게 설명했던 걸까요?

방글이는 집에 놀러오는 아이들과 정말 너무도 자연스럽게 산부인과 놀이(?)를 합니다.

"너는 임신 5개월이라매. (사투리를 요즘 부쩍 씁니다.) 그래서 배가 조금 나왔다매."
"여보, 이제 아기가 나오려나봐요. 배가 너무 아파요."
(신음하는 소리와 함께)
그런데 오늘은 혼자 놀면서도 제왕절개가 어떻고 자연분만이며 일란성 쌍둥이라는 말까지 써가며
일인 다역을 맡아 한참을 놀더군요.
그러다 조용해서 침실에 가보았더니 커다란 쿠션을 침대로 사용했는지 이불을 덮어 볼록 나오게 만들어 놓고, 산만해진 배를 안고는 베개 두 개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잠들어 있었습니다.
웃옷을 살며시 들어보니 자기가 아끼는 테디 베어가 들어있었습니다.

정말 아이들은 관심거리는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도 쉽게 받아들이는 모양입니다.

방글이가 잠에서 깨어나면 이제 또 무슨 놀이가 이어질까요?

분만실로 옮겨져서 아기를 낳고 배를 쥐고는 엉거주춤 아기를 보러 신생아실로 가지 않을까 싶네요.
아마도 욕실에서 신는 슬리퍼를 꺼내 신고 엄마의 커다란 셔츠를 챙겨 입고는 바퀴 달린 의자를 밀며 갈지도 모르겠습니다.(링겔을 꽂은 채 걷는 모습)
벙글이를 낳았을 때의 엄마 모습을 방글이를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아무쪼록 우리 방글이도 이다음에 몸과 정신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예쁜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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