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1) 2001-10-15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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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0-02 화요일(12개월27일)


휴게소에서 있었던 사건의 충격이 컸었던지

이틀밤 내내 자다가 "엄마"찾으며 강민이가 우는 바람에

같은 방에서 자던 식구들 모두 잠을 설친 웃지 못할 일을 빼고는

시골에서의 생활이 새롭기도 하고

사촌형들과 누나들이 놀아주니 즐거운지

하루하루 강민이도 잘 먹고 잘 논다

11개월 무렵부터 한걸음 두걸음 떼기 시작한 걸음마

이젠 넘어질듯 넘어질듯 위태롭지만 제법 뛰어다니기까지 하는데

시골집 앞마당을 수시로 들락거리고 왔다갔다 맴돌며

사촌형들과 함께 '까르르 까르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오가는 경운기도 신기하고

마당 한켠에 널어 놓은 빨간 고추며,

방금 추수가 끝나 널어 놓은 낱알이며,

모든것이 강민이의 무한한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다

시꺼멓고 커다란 몸집을 하고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울타리안의 엄마돼지도 신기하고,

아빠가 보여준 하얀 진돗개 새끼도 겁없이 쓰다듬기도 하며

맘껏 뛰노는 모습을 보니 엄마의 마음도 흐뭇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쯤일까? 그보다 더 어릴때였을까?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게도

그리 많지 않은 어릴적 시골에 대한 보석같은 추억이 있다

무더운 여름날 산골짜기 계곡에서 풍덩풍덩 물장구 치며

한나절 내내 놀다가 배고플 즈음엔 참외밭에서 서리한 참외

깍지도 않은채 와삭와삭 베어먹던 일

추수가 다 끝나고 벼의 밑동만 남아 있던 마른 논에서

지푸라기, 나뭇가지 주워다 잔뜩 쌓아두고 불을 피워

감자며, 콩이며, 개구리까지 구워먹는 시골아이들 틈에서

잔뜩 겁을 먹은채 한켠에서 바라만 보고 있던 일

꽁꽁 얼어붙은 시냇가를 거슬러 올라가며 얼음을 깨고

징으로 바위를 두드려 기절(?)해서 둥둥 떠오른

가느다란 물고기들을 찌그러진 주전자에 주워 담던 일

모두 잊혀지지도 지워지지도 않는 즐거운 기억들이다

요즈음 농촌의 현실도 그렇고,

요즘 아이들이 겪는 현실도

내 기억속에서의 풍경처럼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지만

바쁜 일상속에서나마 가끔씩은 작은 여유를 갖고

아름다운 자연을 찾고, 고향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면

훗날 강민이도 이런 아름다운 어린시절을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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