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모는 거져 키우는거다. 2002-01-0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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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매서운 한파로 인해 그야말로 세 식구가 방콕 했다가 오늘에서야 기지개를 폈다. 아침 일찍 교회 예배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다. 집에서만 있다가 한 번 쯤 나가려고 외출 준비를 할 때면,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오늘도 10분 정도 늦고 말았다.

내가 외출준비에 한창인 동안 나모는 누나가 먹다만 콘푸라이트를 먹고 있다. 혼자 수저를 들고 우유에 동동 떠 있는 몇 조각을 금새 먹어버리고는 냉장고를 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었다. 더 달라는 뜻이다. 아직까지 냉장고 문을 혼자서 여닫을 힘이 없기 때문에 엄마나 누나의 도움을 얻어야만 한다. 아마도 나모가 냉장고 문을 열기 시작하면 냉장고 속에 남아나는 음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남은 우유에 콘푸라이트를 더 담아 주었더니 여전히 잘 먹는다. 나은이의 경우에는 손수 떠 먹여 주어야 하기 때문에 외출을 앞두고는 왠만해서는 먹을 것을 내 놓지 않는다. 하지만, 나모의 경우는 혼자서 제 밥 그릇을 챙기니 얼마나 홀가분한지 모른다.

예배를 마치고 잠시 E-마트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샀다. 새해도 되었으니 오랜만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남편은 일 관계로 늦게 오기 때문에 식사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점심 먹은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모는 식품점 시식코너에 눈독을 들였다. 과일 코너에서는 시식 딸기가 맛있었던지, "또~"하며 이쑤시개를 내미는데, 정말 한 팩 가격이 고기값과 맞먹었다. 작은 팩이라도 있으면 사주련만... 나모야, 다음에 꼭 사줄께. 오늘은 입이 너무 많다.

저녁식사를 앞두고 시어머니께서 조카들과 함께 먼저 집에 도착하셨다. 나모는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지자 흥분해서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 형들과 누나가 색종이 접기에 열을 올리자 어디선가 색종이 하나를 가지고 와서는 방바닥에 놓고 접는 시늉을 했다. 이 모습을 지켜 보던 시어머니 왈,
"너는 애 거저 키우는거다."
시어머니는 항상 큰 집 조카들과 비교하시며 우리집 아이들이 순하다고 입버릇처럼 말씀 하신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심 '속도 모르는 말씀'이라고 반박하지만, 그래도 별탈없이 커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어머니 말씀에 수긍을 한다.

낮잠도 자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형들과 누나와 함께 열심히 놀던 나모가 손님들이 가버린 후 금새 잠이 들었다. 요즘은 자는 도중에 깨어나서 이유없이 우는 법도 없다. 정말 나는 나모를 거져 키우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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