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cka Chicka Boom Boom 읽기 2003-05-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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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 단비 39개월

bunny puppet을 가지고 놀면서 bunny의 얼굴과 양 손 두개에 나의 손가락을 끼워놓고 bunny 가 단비에게 말하듯이 단비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했더니,

(단비가 평소와 다르게 대답을 잘 하는 것이다 그것도 "영어로".. 지금껏 내가 영어로 질문하면 단비는 우리말로 대답하는 반 국제상호작용 환경(?)에 있다가, 완벽한 영어적 상호환경을 접하다 보니, 실로 흥분되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아마도 bunny와 대화를 한다고 생각한 단비는 엄마와 이야기를 할 때보다 훨씬 심적 자유로움을 느낀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저런 말을 시키다가 대화의 소재가 동이 날 것 같은 상황에 접어들었을 무렵, 나는 스토리북을 핑계 삼아 조금이라도 이 영어로서의 완벽한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오래 붙들어두 고 싶은 마음에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엄마: Which story do you like best?
단비: Chicka Chicka Boom Boom(요즘은 이 책에 거의 광적인 집착 증세를 보인다.)

엄마: Tell me the story of Chicka Chicka Boom Boom
단비: All alphabet(s) fell down.(이건 진짜루 맞는다.)
단비: a told b.(이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A가 b에게 코코넛 나무에 올라가자고 꼬시는 거다. B는c에게 c는 d에게..그러다가 26개의 알파벳이 모두 나무에 올라가는 바람에 코코넛 나무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휘고..모든 알파벳이 나무에서 떨어지는 불상사를 겪는다.)

단비가 책 내용을 그대로 말한다는 것에 점점 흥분한 나는
엄마: So, what happened?
단비: Skinned-knee d (d는 무릎이 까졌다. 이것도 책 내용 그대로이다. 허걱..)

엄마: So, what happened next?
단비: Stubbed- toe e(e는 발가락이 퉁퉁 불었다. 이것도 책 내용 그대로이다. 나는 흥분으로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단비: Patched-up f

엄마: And then?
단비: m is looped.
n….
o…
p…
t…..
허걱…모든 스토리를 다 꿰고 있다.
A is out of bed.
까지 전체 알파벳에게 일어난 사건을 전부 다 얘기하는 거다.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내가 많이 놀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지불식중에 단비는 책 내용을 그대로 외우고 있었다. 너무나 좋아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스토리북의 내용을 다 꿰 찬 이유>
1. 단비가 좋아하는 스토리였다.
하루에 최소한 3번은 반복했다. 많이 읽은 날은 5-6번도 읽은 것 같다. 나에게는 귀찮고 재미없는 반복되는 일상사였지만, 단비에게는 의미있는 반복(!)이었던 셈이다. 얼마나 재미있으면 5-6번을 읽고도 또 읽고 싶은 생각이 날까? 그것도 알파벳이 다친 상황만 나오면 깔깔대면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 동작을 읽을 때마다 매번 하기까지..
역시 아이의 눈높이와 어른의 눈높이는 다른 것 같다.


2. bunny puppet 을 이용해 단비와 일심동체화했다. 엄마와는 어려웠던 영어대화가 bunny와 가능했던 이유는 bunny에게는 친구와 같이 심리적인 벽이 없다는 것일 것이다. Bunny가 이럴 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해 본적이 없었다. Bunny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이 책을 통해 단비에게 부수적으로 일어난 효과는 단비가 알파벳 소문자를 익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스토리의 알파벳은 전부 다 소문자이다. 알파벳은 대문자만 알고 있던 단비가 같은 소리의 비슷한 다른 종류의 알파벳 묶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d,p,q 를 헷갈려한다.
모두 d 라고 생각한다. d가 방향을 달리해서 서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 정도 오류쯤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런 게 헷갈린다는 게 나로서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알파벳은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배운 나는 전혀 헷갈리지 않았는데, 4살짜리에게는 어려운 일인가보다.

요즘엔 영어로 대화하기를 단비도 퍽 즐기는 편이다. 영어로 말하기를 한동안은 기피하더니, 이제는 재미가 들렸나보다. 시키지 않아도 오랫동안 영어로 이야기를 한다.

다만 그게 무슨 말인지 내가 못알아 듣는 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완벽한 인토네이션으로 말을 하기는 하는데….우리말도 아닌 것이 영어도 아닌 것이 영어 비슷한 제3의 언어로 긴 시간동안 혼자 떠들어댄다. 가끔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 단어도 귀에 들리긴 한다.

이것 또한 아직은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여물지 않은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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