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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다니는 엄마입니다. (2)

글쓴이 대사관맘

등록일 2008-01-07 16:49

조회수 16,595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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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빨리 배우는 비법이야 외국인과 연애하는 거죠!"

 

제 직업 때문에 받게 되는 영어비법 질문에 제가 이렇게 대답하면 흔히들 제가 농담을 하는 줄 알고 웃지만, 사실 저는 진지하답니다. (우리 시부모님도 이 글을 읽으시면 어쩌나...) 물론, 연애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요. 대학교때 갔던 미국 어학코스에서 제 주변엔 미국인과 만나 연애를 하게 된 동양권 학생들도 많이 있었지만, 생각과는 달리 영어가 그리 늘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었거든요. 대사관에서도 국제결혼을 하겠다고 함께 온 한국여성들 중 영어를 전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사랑에는 말이 필요없기 때문'인가봅니다. 이런 것을 분석해보는 것은 좀 우습지만 나중에 제 아이의 영어공부에 대해 생각해보며 알게 된 것인데, 제 경우에는 많은 다른 요소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학연수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같은 어학코스에 있던 일본 남학생이 내게 관심을 보이는 거였습니다. 물론 공부에만 전념하겠다는(!) 저는 남자친구가 필요없다고 분명히 이야기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굉장히 말이 잘 통해서 우선 좋은 친구가 되기로 했지요. 온 도시에 학교 밖에 없는 시골이다보니 아파트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러니 전화통화로 수다떠는 것 밖엔 별 낙이 없어, 굉장히 자주 전화 통화를 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주제도 워낙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 대해 배운 것이 없고 알고보니 공통점이 많아 더욱 흥미진진했고 사회, 문화, 어린 시절 이야기, 양국 역사와 젊은이들의 생활 등등 전 분야를 막라한 내용이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기간이야말로 영어회화연습의 황금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연애초기의 남자친구만큼 성의있는 대화상대가 어디 있을까요. 다들 연애할 때 긴 전화통화를 한 기억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엉터리 영어로 아무리 오랫동안 이야기해도 아주 성의있게 들어주잖아요. 그것도 많이 웃어주고 반응도 아주 적극적이구요. 또 그 친구는 나보다 미국에 온지도 오래 되었고, 영어 실력도 나보다 조금 더 좋았습니다. 둘 다 동양인이다보니 영어가 엉터리라도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더 잘 알아들을 수 있었고 저도 알아듣기에 수월했던 것같습니다. 막상 미국에 어학연수가서 미국인과 대화할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우리와 참을성있게 이야기를 나누어줄 미국인이라면 혼자 외로운 노인분이나 교회봉사활동하는 분들이 고작입니다. 특히나 바쁘고 개인주의적인 미국사람들이 외국인의 서툰 영어를 들어줄 인내심도 없을 뿐더러, 둘이 나눌 수 있는 화제도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어소통의 유일한 수단은 영어밖에 없는 두 동양인은 미국에 온 같은 처지이고 서로의 문화도 비슷했습니다. 문법에 대한 이해도도 비슷하니 서로의 실수도 지적해줄 수 있지만, 서로의 실수에 대해 걱정없이 오랜 시간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같습니다. 게다가 여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한번 나누고 나서 학교수업이나 친구들과 같은 주제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이미 한 번 연습해본 화제이니 더 자신있고 내용도 풍부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학연수가서 연애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구요. 영어회화를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환경의 조건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자 저마다의 '남자친구'같은 대상을 회화연습상대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꼭 외국인 남자친구여야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내 이야기를 전혀 부담없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 많이 웃어주고 반응해줄 수 있는 상대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처음엔 꼭 네이티브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는 것만 최선은 아니라는 생각도 드네요. 영어는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과만 소통하려는 언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도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보다,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해 저와 다른 국적의 다양한 외국인들과 영어를 써온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한국대기업에서 수출일을 할 때는 아프리카와 동남아 담당으로 모든 일을 영어로 처리했고, 결국 대사관에서도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들과 영어로 모든 업무를 진행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특히 이제 막 영어를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엄마들이야말로 이런 '다 받아주는 외국남자친구'역할을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인 것은 분명합니다. 원어민 선생님께 아무리 고액을 준다해도 엄마만큼 아이의 엉터리 영어를 재미있게 들어줄 수 있을까요? 엄마가 영어를 잘 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엄마만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아이가 영어와 찐~한 연애에 빠질 그날을 고대하면서요…

 

엄마표 영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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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ra780 2012-01-31 00:06 

맞습니다. 우리아이 수준이 초보인데 고급 네이티브는

필요없는 것같습니다. 괜히 주눅이나 들것 같고요.

편한 엄마가 최고 겠지요.

하회탈09 2011-12-12 11:40 
많은 도움 됐어여... ^^
조지연 2011-09-07 15:00 
잘 담아갑니다.
강이맘~♥ 2009-08-26 16:15 

맞는 말씀이네요...캐나다 유학갔다온 친구도 그러더군요. 집에서 노시는 할아버지 한분을 친구로 사겨서 영어회화 늘었다구요.

아이 얘길 열심히 들어줄 연인 바로 제가 해야줘!

두아이맘 2008-01-09 18:54 

동감 백배! 서툰 언어를 들어줄 외국인들 별 없죠.

 어디 흑심품은 놈팽이들은 있긴하죠.

저 역시 일본학생들과는 금새 친해지긴해요.

 그런데 진짜 못알아듣겠더라구요.발음이  맥도널 을 마끄도나루도라는데 어이 상실....

하지만 좀 하는 아이들 만나면 맘도 편하고 대화가 가능해요. 하지만 많이 잘하지 않고서는 거기서 도친개친

암튼 저도 두서없이 중얼거리긴했지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엄마와 함께하는 학습.

아이에게는 너무나도 맘이 편하고 따뜻한 공부가 될꺼에요.

참고로 저 coffee였어요. 넘 오랜만에 오면서 이름도 바꾸고...

이곳에 오면 동감가는 분들이 많아 맘이 다져지고 뿌듯해지네요

ora89 2008-01-09 16:32 

연애~~~~!!!!!

뭔얘긴가 했더니....결론이 정말...멋집니다....

녀석과 한번....연애해봐야겠네!!!

노력하자 2008-01-09 12:22 

맞습니다. 막 신혼초에 신랑이랑둘이 영어공부를 할 겸 집에서 영어로 말을 하자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둘다 3분간 하다가 말아버렸지요. 왠지 쑥쓰럽고 틀릴까봐... 지금 저의 두 아그들을 놓고 저는 무진장 영어로 말을 하는 연습을 합니다. 아이 앞에서는 창피하지도 않고, 그렇게 반년이 지난 지금, 간단한 생활영어들(자주 쓰는 것)은 한국말보다영어가 먼저 생각나네여..

제가 10번이상 말해준 말은 아이들도 쉽게 알아듣네여.

그 말이 비디오로 가면 더 잘 알아듣고,

내가 이정도로 익숙해진 걸 보면, 정말 말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창돌이 2008-01-08 11:54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저번에 올리신 글도 넘 감명깊게 잘 읽었고.. 스크랩하여 가끔 꺼내보곤 하는데요..

저두 다시 심기일전하여 공부 열심히 해야 겠습니다. ...   저두 아이에게 좋은 이야기 상대가 되어야 겠지만 ... 엄마의 엉터리 영어를 아무 사심없이 받아주는 아이들이 저에겐 남자친구나 다름없습니다.

다음에도 좋은글 부탁드립니다.

intohyun 2008-01-08 11:16 
아~~그래도 이 글을 읽으시는 어머님들은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 관심이 깊으신분들일테고 저또한 실력은 어눌해도 함께 자라나고픈 마음이 간절했는데..가슴이 뭉클하네요. 맞습니다~내 아이의 어눌한 발음과 엉터리 회화도 가슴 벅차며 들어줄수 있는 귀와 마음이 제게 있었네요. 늘 사교육의 높은 벽과 주위 풍토에 갈등하는 엄마로서 정말 위로되고 절실한 말씀이었어요. 고맙습니다~힘내보렵니다~!!!!
익환맘 2008-01-08 08:04 

귀에 와닿는 말씀을 하시네요. 아기아빠가 지금 외국에 나가서 별로 안 좋은 발음으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상대로 영어를 해도 다 알아듣는다고 하던데 그말이 맘에 와 닿습니다.

전 물론 영어랑은 담쌓은 사람인데 아기 때문에 지금 막 시작하려고 한답니다.ㅎㅎㅎ

도로시로지 2008-01-08 01:21 

사소한 고민들을 뛰어 넘고, 큰 목표를 향해서 갈 수 있는 용기를 주시는 글이예요.

일단 저희 아이는 아직 speaking이 약하니까.. 전 일단 책 읽어 주는 애인이 더욱 열심히 되볼랍니다.

어려운 영어책도 거부 없이, 오히려 한권만 더 읽어 달라고 부탁하는 우리 딸에게 더욱 큰 애정으로 다가가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속 좋은 글 주세요.

 

베니 2008-01-08 00:39 

추천을 안 할 수 없는 글입니다...

다 받아 줄 뿐 아니라 아이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영어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게 엄마잖아요...

흠~~ 저도 우리아이와 영어로 연애를 해봐야겠네요. 화내지 말고....

하이테크 2008-01-08 00:16 

짝짝짝짝짝~~

옳소~~~

 

저두 무릎팍을 탁 쳤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엄마가 영어 회화를 계속 해야한다는 거..

엄마 또한 아이 앞에서는 틀려도 자신 있잖아요..

아이 또한 그렇구..

 

다시 한 번 도전 받구 오늘도 한 마디 더 암기하고 표현 더 궁리하고 자렵니다.

아자아자 홧팅~~

유나맘 2008-01-07 22:53 

그런면에서...엄마들에게는 아이가 "남자친구"이고, 또 우리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더없이 좋은 "남자친구"가 되겠네요. 더 진지하게 얘기를 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읽었네요.

엉터리여도...문법이 틀려도...우린 즐겁게 연애할 수 있겠어요...ㅎㅎ

저도 지난 십수년간 학원 다니면서 말한 영어보다

유나 낳고 지난 3년간 더 많은 영어를 했던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잎새 2008-01-07 18:15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시네요.

에공 아이가 울어서 쓩 가긴 하는데 꼭꼭 새겨듣고 갑니다.

힘나는 말씀 고마워요~~

예남매맘 2008-01-07 17:12 

처음에 글 올리셨을때도 무지 재미나게 넋놓고 읽었었어요.. ^^

이번에도 올려주셨네요.. 이번에도 역시나~~

읽는 내내 음~~ 맞아맞아~ 하면서, 읽었습니다.

마지막엔 꼭 이렇게 찌리리~ 전율이 느껴지게 용기를 주시네요..흐흐..

조그만 입에서 영어노래가  흘러나오는 상상~

서툴지만, 아이들과 영어로 대화하는 상상~

흐흐~~ 생각만해도 입이 귀에 걸립니다.

감사해용~

언제나 그런날이 올까요..흐흐.

쑥쑥짱 2008-01-07 17:10 

말씀을 너무 잘해주시네요.

그저 믿음이 팍팍 갑니다.

맞는말 같아요. 엄마만이 해줄수 있는 부분. 그 부분을 찾으려 하지 않고 다른사람, 다른것에 의지할려고 하는 저의 게으름이 보여집니다.

아~ 다시 한번 심기일전.. 영어외우기를 시작하면서.. 아이와 눈높이 영어대화를 할수있도록 제가 먼저 준비해야겠네요.

사실.. 여기 오시는 영어잘하는 많은 분들이 처음부터 그리 잘하시는게 아니었고 엄마가 된후, 엄마의 노력으로 잘하시는분들이 더 많은것 같더라구요~

반성하며 내아들의 여자친구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항상 너무 좋은말씀 참으로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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