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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와 H이야기

글쓴이 괴력빠

등록일 2004-08-19 09:21

조회수 2,2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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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와 H 이야기
1.Y이야기
어제는 마음이 아주 무거웠습니다.

몇 달 전에 제가 회원으로 있는 모임에 멕시칸들이 왔습니다.
무심코 말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꽃미남 청년이 동시 통역을 하더군요.
(이 멕시칸들의 영어 의사소통력을 보며 느낀 점은 나중에 한번 말하고 싶네요)

워낙 매끄럽게 통역을 하기에 동시 통역사나 대학원생인가보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멕시코 손님들을 잠시 동안 숙식을 제공하기로 한 호스트인지라
자연스럽게 그 청년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한번도 유학, 해외연수를 가지 않은 이른바 신통찮은 지방 사립대 학생이었습니다.
교수 추천으로 통역을 하러 온 것이었습니다.
난 왜 이런 친구를 보면 흥분되는지…

집에 초대를 했습니다.
자칭 막강 토종영어인(사실 나이들어 갔을 뿐이지.바깥 물은 먹었는데…)
애 엄마가 청년의 영어 수준을 체크 하더니
반색 합니다.

아마도 미국 고등학교 영어 수준이 되는 모양입니다.
(대단 한겁니다. 우리나라 영문과 출신 미국 기준으로 5~6학년 수준 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요)
쓰기 야 모르지만
나머지는 그러한 가 봅니다.

영어가 좋아서 고시 공부하듯 한 모양입니다.
CNN을 하루에 14시간씩 본 적도 있고
영자신문을 5년 이상 정독 해왔더군요.
또 한명의 토종영어의 산 증인인 셈입니다.


9월에 학교 추천으로 학비만 면제되는 조건의 교환학생으로
모 주립대로 유학을 간답니다.

정말 잘 된 일이다 싶었습니다.
이런 청년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습니다.

며칠 전에 애 엄마에게 부탁을 했다더군요.

통장 잔액 증명서를 제출해야 되는데
할 곳이 없다고, 부탁 한다고.

적지 않은 돈이지만 하루만 은행에 잠가두면 되기에
무리해서 통장에 입금 시키고
다음날 돌려받았습니다.

가난한 집안의 청년임은 분명했지만
워낙 서글서글한지라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포기를 했다는 군요.
우유 배달하는 엄마, 택시 운전하는 아버지 어려운 부모 생각해서
또 동생의 학업을 위해서라는군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야! 매월 생활비 지급 받으며
무료로 가는 유학이 진짜 유학이야.”
“또 기회는 올 거야”
이렇게 눙쳐 위로 했지만
이제 대학4학년인 청년의 속상함을 알 수 있기에
가슴 아팠습니다.

내일 이 친구를 불러서 다시 생각 해보라 말을 해보렵니다.

2.H이야기

내 조카 놈입니다.
형님이 미국에서 공부할 때
그 곳에서 태어나서 초등학교 4학년 때 귀국했습니다.
중학교에 진학했는데
운동부 2명 빼고 끝에서 일등이랍니다.
조금씩 성적은 올랐지만
중간을 넘어 본건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 해서입니다.

작년 구정에
조심스럽게 물어 봤습니다.
너 대학 어디 넣니?
(큰 조카는 TOFEL만점으로 국내 대학에 특차 합격하여 다닙니다)

이 놈 왈
수능이 너무 과목도 많고 의미도 모르겠어서
그냥 인터넷으로 SAT 치르고 모 주립대에서 입학 허가를 받았답니다.

“내가 영어가 좀 되고 수학은 한국 애들이 잘하잖아”
“너 4학년때 들어 왔는데 영어가 되냐?”
“Reading은 꾸준히 했고 Writing은 미국 친구들과 이메일 교환한 것
밖에 없어”

어, 그래 하긴 네 방에 ‘오만과 편견’ 영문판 같은 고전들이 많기는 하더라.

나는 무릎을 쳤습니다.
국내에서 미국 초등학교 4년 수준의 Reading/Writing만
넘길 수 있으면 되겠다 싶더군요.

“일반고에서 학비 싼 미국 중간급 주립대 수준으로 유학가는길

이게 새로운 트렌디였으면 좋겠습니다.

난 정말 민사고니
외고니 하는 데 들어가는 아이들이
천재(?)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불만 이거든요.

영재들을 모아 놓고
반 이상 둔재를 만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둘째로는
마치 아이비 리그로 가는 유일한 길 인 양
또 그 길이 배타적인 성공인양
과장되어 보여지는데
사실 아니잖아요.


남들 쌔 빠지게 공부할 때 카페에서
일하는 고3 조카 정말 대견했습니다.

과외요?

그 동네 아이들이 “니네 엄마 계모지?” 할 정도였구요.

“형수 뭐 했어요.”
했더니 “나?, 저놈이 수수료 달라면 주고
SAT 수험서 사주고 그랬지.”

그런데도 지금은 Y때문에 씁쓸해 하고 있습니다.

H의 경우나 Y의 경우나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 한다는 게 얼마나 큰 경쟁력인지
잘 알고 있기에
현실적인 고민으로 조기유학을 선택한 부모들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식의 경쟁력인 시대라지만
그래도!
제발 휩쓸려 사는 우리 가족이 아니기를 빕니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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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민이 2004-08-19 10:03 
회사측에서 영어만 잘하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일은 비서같은 외국과 교신만 하는 일이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경영/마케팅 부서 일을 하고싶은데 영어만 잘한다고 뽑아주는데가 없더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영어를 잘하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고, 그 영어를 바탕으로 회사서 능력발휘 잘하면 더욱 좋고, 짤리는데 있어서 좀 더 늦어질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는 '지식'과 '업무 능력' 등 기본적인 것인것 같습니다. '영어만'잘하는게 아니라 '영어도' 잘하는 전문인이 되기위해 '영어에만'투자하는 현상을 극복해야하겠습니다.
훈이민이 2004-08-19 09:59 
좋은 사례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영어를 잘하면 과연 취직이 잘 되는가???' 제가 몇년 전에 회사 근처 학원에 3개월 다닐때 선생님이던 교포 여선생이 있었는데요. 이제 학원 그만두고 취직하려 하는데 이력서는 넣고 있는데 채용이 안되고 있다고 속상해 하더라고요. 제가 너는 영어가 완벽한데 틀림없이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다. 우리같은 사람들 영어가 안되서 얼마나 고생하냐 했더니, 아니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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