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일반] 아이 영어가 이만큼 늘었어요 (만 4세 반) 2002-09-0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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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5일

아이가 이제 만 4년 6개월이 되었군요. 개월 수를 세는 것이 점점 어려워 지는 것을 보니 아이가 정말 많이 컸나 봅니다. 처음에 꼬물거리는 핏덩이를 앞에 두고서 아이보다 더 두려움에 떨던 엄마도 아이와 함께 그 만큼 자란 것인지….

병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산후 조리를 끝내고 나서 텅 빈 집에 아이와 둘만 남았을 때 막막했던 때를 생각하면 저도 엄마로서 정말 짠밥(?)이 많이 늘었지요. 웬만한 일에는 별로 놀라지도 않고 속으로는 어떨지 몰라도 아이 앞에서는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절 보면 말입니다.

아이를 안고 부둥켜 안고 울어보기도 몇 번, 또 혼자서 눈물을 훔치다가 아이에게 들켜서 멀쓱해한 적이 수 없고.. 그 동안 정말 아이와 함께 자란 저를 보면서 먼저 등을 툭툭 쳐주고 싶은 맘이 드네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아이와 함께 영어를 해왔다는 것이 정말 대견스럽습니다.
육아 일기를 쓰다가 요즘 들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정리하고 싶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요즘 우리 아이의 영어 상태를 보면 한 마디로 영어 재도약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전의 발전기는 다음에 기회 있을 때 정리하기로 하고 오늘은 요즘 근황만을 정리해서 올리기로 하지요.



현재 우리 아이


연령 : 98년 3월 생 5세 (만 54개월)

아이의 우리말 실력 : 우리말 구사 능숙, 계속 발전

(늦어서 걱정했던 우리말은 요즘은 어디가면 “아이가 왜 저리 말을 잘해요?”라는 말을 들을 정도임. 한글 읽기에 조금씩 관심을 보이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가르치지는 않고 있음. 당연히 읽기는 못함)

아이의 영어 실력 :

영어 이해 능력은 꾸준히 향상해서 스토리가 있는 영어 그림책 전체적으로 이해 그리고 영어 비디오 내용 이해.

암기가 아니라 상황에 맞게 스스로 영작을 해서 말함 – 하지만 아직 문법적으로 완벽하지는 않음.

내가 영어로 말하면 알아듣는 것은 다 알아듣지만 대답은 간단한 것만 영어로 함. – 그 밖의 것은 알아듣고 우리말로 대답함.

영어 소리 인식 (phonemic awareness) 를 조금 하지만 읽기는 전혀 못함.

사용 교재 :
영어 그림책 읽어주기 (하루 1시간) / 영어 비디오와 시디롬 (하루 2시간) / 영어 대화 (불규칙적)





그런데 요즘 아이에게 영어를 접해 주면서 제 나름대로 가장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아이가 영어 그림책에 대해서 보이는 반응입니다. 아이가 영어 그림책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을 발산하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지요.



요즘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을 크게 세 종류로 보면 Curious George 시리즈, Kevin Henkes 작품들 그리고 Ezra Jack Keats 작품들입니다.
Curious George 는 오래 전부터 좋아했던 작품이었지만 요즘 들어서 그 동안 많이 는 영어 표현과 영어 어휘 덕분에 책의 내용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자기와 똑같은 말썽꾸러기 조지를 보면서 너무나 신나하지만요.



1.소리만 들어도 장면이 연상 되요.



아이들이 우리말 그림책을 보면서 여러 번 들은 것을 생각해서 꼭 글자를 아는 것처럼 책을 읽는 시기를 보이는데 우리 아이는 요즘 영어 그림책을 보면서 이런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아이가 본래 영어로 output 하는 것을 쑥스러워 해서 잘 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그 빈도가 좀 많아졌습니다.

Curious George 시리즈 가운데 Curious George Flies a Kite 라는 작품이 있는데 하루는 이 책을 제가 읽어 주는데 자기가 혼자서 줄줄 외워서 말하더군요.

물론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같이 글이 얼마 되지 않는 책이야 아이들이 곧잘 외워서 말하지만 이 책은 제가 보기에도 글이 꽤 긴 책 인데도 말입니다. 또한 노래로 되어 있다면 모르지만 그냥 스토리를 이렇게 줄줄 외운다는 것이 아무리 아이라 해도 단순 암기라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외울 수 있냐고 했더니 아이 말이 “장면을 다 상상할 수 있으니까.” 라고 하더군요. 즉 아이는 영어의 본문의 내용을 거의 이해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장면을 상상하면서 그 장면을 영어로 다시 말한 것이지요.

그리고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자기가 아는 비슷한 뜻의 단어로 바꾸어 말하더군요. 예를 들어 run after 라는 단어를 rush 라고 바꾸어서요.

그 전에도 제가 읽어 주는 것이 귀찮고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책 없이 오디오 테이프로만 들려준 The Magic School Bus 의 Inside the Human Body 를 나중에 그림책으로 보면서 “엄마, 여기서는 아놀드가 이렇게 말했어.” 라면서 꼭 짚어내는 것을 보면서 놀란 적이 있긴 합니다만..





2. 영어 그림책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껴요.



아이가 그림책을 보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 가운데 하나는 감정의 이입 그리고 그를 통한 카타르시스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우리 아이는 영어 그림책을 통해서 그런 것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그 전과 다른 것은 팬터지를 통하지 않는 현실의 세계에서 그렇다는 것이지요. 제가 좋아하고 또 우리 아이도 좋아한 작가가 John BurninghamMaurice Sendak 입니다. 이 두 작가는 아이들의 세계를 팬터지를 통해 풀어내는 대표적인 작가이기도 하지요. 현실 세계의 아이의 불안, 고독, 근심 등을 아이들은 이 작가들이 마련해 준 팬터지의 세계를 여행하면서 주인공과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현실에 다시 발을 내려 놓습니다.


그런데 제가 위에서 언급한 Kevin Henkes 란 작가는 팬터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아이들의 고민을 멋지게 해결해주는 작가입니다. 어떻게요? 바로 부모와 선생님의 사랑을 통해서 입니다. 이 작가는 작자본인이 아주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그런지 보통의 아이가 겪을 수 있는 성장의 고통을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냅니다. 대부분이 이해심 많은 어른들을 통해서 이지요. 요즘 우리 아이는 이 작가의 작품 Owen, Chrysanthemum, A Weekend With Wendell, Sheila Rae, The Brave에 푹 빠져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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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명의 작가가 바로 Ezra Jack Keats입니다. 이 작가는 워낙 유명하긴 했지만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이 우리 아이에게 별로 어필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제가 선뜻 읽어 주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지난 겨울 The Snowy Day 정도만 읽어 주었을 뿐이지요. 그런데 얼마 전 Whistle for Willie에 푹 빠지기 시작해서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 A Letter to Amy. Pet Show, The Trip, Peter’s Chair 는 우리 아이가 밤마다 들고 오는 책이 되었습니다. 솔직히 Ezra Jack Keats가 왜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가를 저 자신부터 잘 깨닫지 못했다가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역시, 이래서 였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 거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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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말 번역본을 보면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지만 영어 그림책 원본으로도 똑 같은 감정을 느끼는 우리 아이를 보면서 우리 아이가 영어를 알기 때문에 우리 아이의 삶이 조금은 풍요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팝송 가사를 알아들으면서 또는 영어 소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을 떠올리면서요.



3.영어로 이야기를 만들어요.



아이가 혼자 놀면서 영어로 중얼거리거나 아니면 책을 들고 중얼거린지는 꽤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아이에게 뭐라고 하는 거냐고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아이가 신문 사이에 끼어 들어온 광고지를 보면서 영어로 중얼거리고 있기에 한 번 물어 보았습니다. 아이말로는 이야기를 읽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네가 말로 하면 엄마가 글로 적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받아 적은 우리 아이의 첫 영어 동화입니다.

물론 이야기의 구성의 짜임새도 없고 표현도 평소에 많이 듣던 것을 짜집기 했다는 것이 확연하지만 이 정도의 이야기를 구성했다는 것이 신통했지요. 아이에게 글로 적어주었더니 크레용을 가지고 와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스캔해서 올리고 싶었지만 아이가 너무 흐린 색으로 그림을 그려서 잘 보이지 않아 그냥 아이가 말한 영문만 적어 놓습니다. 틀린 표현도 그대로 적어 놓았는데 한 번 보세요.


Once upon a time there was an old lady, riding a horse.

She was old.

She go to the forest.

And she go to the cave, where the bear live in.

She screamed and the bear live happily ever after.




이상입니다. 아주 웃기지요?

앞으로는 아이와 영어 이야기 만들기를 조금 더 의식적으로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런 것들이 나중에 speaking 과 writing 의 기초가 되지 않을 까 생각하면서요.




아이에게 영어를 접해주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많았고 또 갈등 한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쉬지 않고 해왔더니 아이가 이정도 라도 따라와 주었네요.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건강하게 자라길 그리고 엄마가 가르치는 영어가 그리고 영어 그림책이 우리 아이의 삶을 좀 더 풍요하게 할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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