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읽어오면서 2001-06-0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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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글을 이렇게 그냥 퍼다 놓다니 많이들 흉보실 것 같습니다.
이미 많이들 읽으셨을 거에요.
저의 장황한 수다글을...
블루잉크님쪽에 이미 오래전에 올렸던 글인데
우선은 방을 비워두기가 허전해서 옮겨왔습니다.
새롭고 획기적인 뭔가를 기대하셨던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글 하나 올렸던 걸 가지고 계속 울거먹는다고 하실까봐 얼굴이 달아오릅니다.
그렇지만 아래의 글은 제 생각을 잘 말해주는 단순하면서도 솔직한
글이기에 욕 먹을 각오로 그냥 옮겨다 놓습니다.
앞으로도 옛날옛적에 올렸던 글 중, 제 방에 모아놓고 싶은 글은
몇 편 더 그냥 옮겨다 놓겠습니다. 이해해 주시기를...

요즘 개인적으로 바쁜일이 많아서 좀 여유가 생긴뒤
차분히 제대로 된 첫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황당하게도 예전글을 옮겨다 놓는걸로
인사를 대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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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늦잠을 잘 수 있는 일요일 아침이지만
역시나 등이 결려 잠을 이룰 수 없어
일찌감치 깨어나(일요일에 6시 30분에 일어났으니)
혼자 거실에서 불을 켜놓고 책을 읽다가
그 책을 접고 컴앞에 앉았습니다.
그 책의 제목은 마쯔이 다다시의 '어린이와 그림책'입니다.
책을 읽다가 너무 놀라 더 이상 책을 읽지 못하고
이렇게 컴앞에 앉았습니다.

저는 그동안 그림책 이론서들을 일부러 읽은 기억이 없습니다.
이상금님의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이라는 책은
저에게 그림책 세계로 빨려들게 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고
제 인생 자체를 바꿔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책이지만
그 책도 일부러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읽은 책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유명한 책인지도 모르고 아니 그렇게 훌륭한 책인지도 모르고
그저 우연히(지금 생각해보니 제게는 필연, 아니 운명이었습니다)
아이 책을 고르려 서점에 들러서 이책 저책 읽어보다가
책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책겉장에 있는 그림책 몇권의 그림들이 너무 예뻐서
겉장의 은은한 노란빛이 너무 좋아서(마리 홀 예츠의
'나랑 같이 놀자'에서도 그 은은한 노란빛에 온통 마음을 빼앗겼었는데)
꽤 많은 페이지의 내용을 서점 그 자리에서 서서 읽다가
그 내용에 매료되어서 이 책은 일단 사야한다라고
결심하고 집어들고 왔던 책입니다.
이상금님이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이라는 책을 내시기전
번역했던 그 유명한 마쯔이 다다시의 '어린이와 그림책'이라는
책을 제가 이제서 읽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의아하신 분도
있으리가 여겨집니다.

저는 제 주관이나 개똥철학이 강한 사람이라
그림책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다른 책을 읽어오고
고를 때에도 기존에 베스트셀러나 추천작보다는
제 스스로 서점에 나가 읽어보고 고르는 것을 더 좋아했고
덜 알려진 것 중에 오히려 나의 심금을 울리는 책을 만났을 때
마치 보물을 발견할 양 더 기쁘고 만족했던 경험이
큰 사람입니다. 그런 과정이 저에게는 흥분되는 기쁨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영어그림책이던 CD이던 장난감이던간에 저 스스로 발굴(?)하고
만족하고 하는 과정을 즐겨왔습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지요. 지금도...)

그래서 아이그림책의 경우도 또 제가 읽을 책의 경우도
어디 웹 사이트나 신문지상에서 추천작을 접하게 되면
제목만 기억해두고 그 추천내용은 일부러 잘 안 읽고 넘어가는
좀 괴팍한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데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을것이라는
생각에 책의 제목은 기억해 두지만(아시죠? 제가 '가나다'순으로
기억해 두고 계속 추가해 나가는것)
그 추천이유는 굳이 읽지 않고 회피하는 건
그 책에 대한 나의 판단을 흐려놓을 수도 있다는 엉뚱한 발상때문이지요.
한편으로는 내가 직접 읽어보고 고를때의 기쁨이나 호기심
탐구심을 반감시킨다는 이유에서이기도 하구요.
나의 느낌보다는 전에 읽어보았던 다른 사람의 서평이
나도 모르게 개입될까봐 그런 느낌들이 싫어서인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좀 우습기도 하지요.

저는 그런저런 이유로 옛날부터 책을 읽을때
어느 부분에 대한 '이론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공대출신이라 그런가 성격자체도 이론만 남발하는 경향의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자기 할 일 제대로 하지 않고 이론만 남발하는
오늘날의 정치인입니다.

암튼 저는 이렇게 그동안 엉뚱하고 괴이한 이유로
일부러 이론서나 다른 사람의
서평을 회피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좀 불순한 이유로 마쯔이 다다시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오래전 우연히 만났던 이상금님의 '그림책을 보고 크는 아이들'이
그동안 저를 실망시켰던 다른 부분의 수많은 이론서들과는
격이 틀렸다는 점, 저를 너무나도 고무시켰다는 점이 그 첫번째 이유이구요.
그런 책을 내놓으신 이상금님이 일부러 몇편을 가리고 번역해서
내놓았던 책이 마쯔이 다다시의 이 책이었다는 점이
한 편으로는 이 책에 대해 신뢰감을 주고 또 호기심이 가게 했구요.
마지막으로 가장 우스운 이유 하나를 대자면
그동안 저의 실체를 잘 모르시고
제게 메일로 그림책에 관해 질문해 오신 많은 분들,
그리고 글을 요청해 온 몇몇 사이트를 접하고 보니
우습게도 얼마전부터는 나도 이런 이론서들을 좀 읽어둘 필요가 있겠다고
느껴왔다는 겁니다. 결국 이책을 구입하는 데 까지는
또 오랜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제 스스로가 그동안 '혼자만의 그림책 사랑하기'이지
어떤 이론적 근거나 공부가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결국에는 이 책을 의도적으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읽어보고 feel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책을 고르는 일을 젤로 싫어합니다만 우습게도)

그런데 이제 겨우 30페이지까지 밖에 안 읽었는데
저는 너무도 놀라고 반갑고 한편으로는 당혹스럽더군요.
어쩜 이렇게 저의 생각들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지요.
놀랍고 반가왔던 이유는
역시 그림책을 사랑하며 느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구나,
이렇게 유명하신 분과 나의 생각이 여러부분이 일치하는 구나
하는 것들이였고


또 한편으로 당혹스러웠다는 것은
제가 사실 어떤 유아 사이트에 어린이 그림책에 관해서
글을 연재 할 뻔 한 적이 있는데
제 스스로 자질이 부족하다 싶은 반성이 들어서
여러모로 이게 아니다 싶어서 시작하려다말고
그만 두게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곳에 올리려고 잠깐 급하게 제가 끄적거려 만들었던
글들의 내용(요 밑에 붙여 놓겠습니다)이
많은 부분 방금전에 읽다가 말고
황급히 컴앞에 앉게 만들었던 마쯔이 다다시의 책내용과
유사했던 점입니다. 아마 제 글이 그냥 그 사이트에(나름대로는
제법 큰 쇼핑몰을 갖추고 있는 엄마들의 발길이 잦은 사이트인데)
나갔더라면 저의 글을 마쯔이 다다시의 그림책 이론서를 읽고난 후
베낀 글로 충분히 오해를 받을만 했다는 생각에
제가 이렇게 당혹스러웠던 겁니다.

전에 히플러님과 이런 얘기를 메일로 주고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그림책 사이트나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인용하는 것으로
오인될까봐 걱정되는 적이 있다, 가끔 너무 놀랜다. 어쩜 이렇게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 나는 정말로 그동안
남의 글을 인용한 적이 없다, 아니 일부러 그런 글들은 잘 안보는
성격이다, 그런데 요즘 몇몇 사이트의 제안을 받고 혹여
앞으로 내가 그런 일들을 맡게 된다면 다른 사람이 이미 했던 말들은
피하려고 이제서야 그동안 내가 회피해왔던 글들을 읽어보니
여러부분이 정말 나와 많이 비슷하다, 이러다가는 오해받기 십상이다 ~ 등등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히플러님이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입장에서 느끼는 느낌은 당연히 비슷할 수 있다,
그건 오히려 당연한 결과다라는~
지금 마쯔이 다다시의 책을 읽다 말고 그때의 그 느낌을 또 다시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당혹스러움 보다는 반가운 마음이 조금은 앞섭니다.
그래 나말고도 이렇게 느끼는 사람이 있구나, 더구나 이렇게 훌륭하신 분의
생각이 나하고 비슷하다니 말이야 하면서요.

한가로운 일요일 아침 수다가 길었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충격이었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그저 따분한 수다가 될 수도 있는 얘기인데 말이에요.
하지만 제가 이런 글들을 주절주절 올리는 이유는
여러분들도 저와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실 것 같아서
그리고 그림책을 읽으며 같은 아이엄마로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감하는 교집합 부분을 넓혀가고 싶은 마음에
저처럼 이렇게 이런 책을 접하며
'그래 맞아, 바로 이거야, 나도 그런 생각인데'하는 분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 이렇게 올려봅니다.

혹여 도움이 되실지 공감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미력하나마 제가 마쯔이 다다시의 책내용과
너무도 비슷해서 당황했던
모 사이트에 올릴뻔 했었던 글을 여기에 붙입니다.
(이글도 꽤 긴데 괜싫이 영양가도 없으면서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만)

그동안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어오면서
느낀, 그리고 정립(?)된 수많은 저의 생각 가운데
몇 가지를 급하게 추려 본 내용입니다.
그럼 그 글을 밑에 덧붙이며
길기만 한 글을 마칩니다.
평안한 휴일 되세요.

**********************************************************

[그림책을 읽어오면서 차곡히 쌓인 나의 소신(?) 내지는 노하우(?)]

안녕하세요? 저는 32개월된 딸아이를 둔 평범한 엄마입니다.
그림책에 관한한 문학평론가라던가 독서지도사라던가 하는 전문가도 아니고
소위 대학때 전공도 문학쪽과는 전혀 무관하답니다. 오히려 정반대되는
차갑고 딱딱한(?) 계통입니다. 컴퓨터가 전공이죠. 좀 돌팔이이긴 하지만
암튼 그것이 제 밥줄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오히려 사람사는 정도 많이 느끼고 하다보니 컴퓨터가 꼭 살벌하고
인정머리없는(에러 하나도 허용하지 않으니까) 기계로만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요즘은 오히려 컴이 친구같고(전에는 웬수같은 적이 더 많았드랬습니다)
많은 정보를 얻게 해주는 고마운 선생이기도 하답니다.

인사가 길었습니다. 이렇게 사설이 긴 이유는 전문가도 아닌 부족한 점이
더 많은 제가 감히 이런곳에 글 올리는 이유에 대해서 변명내지는
설명을 드리려고 하기 위함입니다. 저도 아이키우는 엄마로서 인터넷 여러곳을
뒤지고 여행하다보니 과학적으로 검증된 전문지식을 갖추신 훌륭한 전문가
분들의 소견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같은 입장의 아이엄마내지는 평범한
주부님들이 평소 느끼신 점이나 공감하는 내용, 경험으로 얻어진 고견들을
올려주신 글들이 더 친근하고 도움이 된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두신 엄마들 글에는 더 관심이 가고
호응이 되고 했던 경험들 누구나 한번쯤은 있으실겁니다.
아무리 위대한 이론이라할지라도 실제로 아이를 직접 키워가며 적용해 본
엄마들의 경험을 따라가기는 역시 힘들더군요.
'아! 정말 그래. 역시 맞아'하고 무릎을 치며 공감을 하며 읽었던 글들이
많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동안 아이를 키우며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어오며,
그림책에 빠져들고 그림책을 사랑하게 되오면서 느꼈던 저의 작은 경험,
작은 노하우내지는 작은 지식들을 또다른 저와 같은 엄마들과 나누고
싶어서 이렇게 용기를 내게 된것입니다. 작은 수다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은 똑같이 간절한 이땅의 엄마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공간이기에 제가 감히 겁도 없이 나섰다는 얘기를 이리고 길고
절절하게 하였답니다. 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그럼 이제부터는 제가 그동안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어오면서 느낀점이나
나의 소신내지는 노하우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뭐 제목이 굉장히 거창하지만 제가 드릴 말씀은 어디서 한 번 들어봄직도하고
뭐 다른 엄마들도 똑같이 공감하기도 하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우선 저는 첫째로, 아이와 그림책을 읽을때 엄마의 마음이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마가 먼저 그림책을 좋아하고 그림책 읽기를 좋아하고 그림책
을 소위 '즐겨야' 한다는 얘기지죠. 아이를 위해서 '해주는' 일, 좋다니까
마지 못해 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즐겁지만은 않고 아무 느낌없이 그저 덤덤한
일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아이를 위해서 '해주는' 일이 아닌
아이와 '함께' 하는일, 나 스스로도 너무나 재미있고 행복한 일, 아이와
공감하고 교감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방진 말씀이지만
최소한 저는 TV 드라마를 보면서 아이와 그림책을 보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아니, 하지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나는 이게 더 재미있는데 이걸하고 있다.'
'이거 보면서도 '적당~히' 하고 있다.'
'나는 정말 할 거 많은데(사실 주부가 얼마나 할일이 많습니까?)
지금 할 수없이 이러고 앉아서(아이에게 책 읽어주는게 중요하다기는 하니까)
너와 그림책을 보고있다'
이런 심정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모를것 같지만 귀신같이 아이들은
자기 엄마의(또는 아빠의) 그런 마음을 알아챕니다. 같은 책을 읽어줬는데도 유난히
아이가 더 빠져들고 재미있어 할때나 그와는 반대로 지겨워 할때는 그때의
아이의 상태나 그당시 상황에 따라서도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분명히 저는
그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상황이나 태도, 마음가짐에서도 많이 좌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아빠가 읽어주는 그림책보다 좋아
하는 아이들의 경우도 대체로 이런 이유라고 봅니다. 저녁 설겆이 하느라 바빠서
그림책을 들고온 아이에게 "미안하단다. 한 권만 아빠와 함께 읽어보렴"이라고
달래서 보냈는데 계속해서 엄마와만 읽겠다고 떼를 쓰거나, 어찌어찌해서
아빠와 읽기는 했지만 엄마가 읽어줄 때보다 재미없어할 때는 저는 필경 이런
이유가 작용했으리라고 봅니다. 물론 하루종일 엄마와 함께 하는 유대감이
강하게 형성되 있어서, 또는 유달리 아이가 엄마를 따라서 그럴수도 있지만
대개는 아빠들이 엄마들보다는 건성건성(9시뉴스 봐가며),
그리고 목소리 변형없이 재미없고 평탄하게(스킬내지는 정성이 부족한거지요),
심지어는 귀챦아하며 마지못해 후딱후딱 읽어줘 버리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은 그림책 읽어주기에 지극정성인 훌륭한 아빠들도
많이 계시는데 간혹 이런 아빠들도 있더라 하는 얘기입니다.

요지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을때에는 읽어주는 사람도 그 자체에
빠져들어서 정성을 다해 읽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조용한 음악정도는 몰라도 TV를 켜놓고 또는 다른 일을 해가며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아이에 대한 무시내지는 실례라고까지
얘기한다면 너무 과격한 표현이 될까요?

흔히 주변에서 "우리 아이는 책을 별로 안좋아해요"라고 말씀하시고 문의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저는 그때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어머님도 아이와 똑같이 책을 별로 안좋아하시는게 아니신가요?"라고요.
진정 그림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운 마음으로
온 정성을 다 해서 읽어줬는데도 아이가 책을 별로 안좋아하던가요? 라고요.
물론 아이의 발달단계에 따라서 또 아이의 성별이나 성격, 성품에 따라서
독서 취향도 다 다르고 독서습관 들이기도 더 힘든 아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그래서 '기술'(제가 별로 안좋아하는 말입니다만 적당한 표현이 없어서)이
필요하기도 합니다만 궁극적으로는 엄마가 먼저 그림책을 사랑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준다면 시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아이도 반드시
언젠가는 책을 사랑하고 책을 통해 인생의 아름다움을 느낄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권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이 책이 아이에게 좋다더라', '이 책이 유명한 책이라더라' 이런거에만
현혹되지 마시고(물론 당연히 참조는 하셔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다고 추천한 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은 단 한권이라도
직접 엄마가 먼저 읽어보고 엄마 마음에 드는 엄마 마음에 와 닿는 그림책을
한 번 골라보시라는 겁니다. 불행히도 그 책은 아이의 맘에는 안들수도 있습
니다. 물론 속상합니다. 아이의 취향이나 발달단계에 따라서 전혀 별로로
치부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한테 별 감동을 안 준 책을 골라서
덤덤하게 읽어주는 것보다는 아이에게 그 책이 무시(?)당하더라도 당당히
내 감정을 실어서 읽어줄 수 있는 엄마 맘에 쏙드는 책을 한 번 골라보시기를 권합니다.
당장은 아이에게 아직 소외(?)받더라도
일단 나를 만족시키고 나를 뭉클하게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고 여깁니다.
그것만으로도 그렇게 속상하고 본전 생각나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조금 단순하게 또는 재미있게 각색(?)해서
잠자리에서 베드타임스토리로 제가 아이에게 얘기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책으로 볼때는 별 반응을 안 보이다가도
이렇게 구수한 입담으로 얘기로 해주면 좋아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람에 결국에는 그책을 좋아하게 된 경우도 있구요.
이렇게까지 하지 않더라도 그냥 느긋하게 두고 보더라도
언젠가는 그 책을 아이도 반드시 좋아하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최소한 본전값은 하리라고 봅니다. 그 연령에는 별로였던게 나중에
조금 자란뒤에는 좋아하게 될 수도 있고(시간이 약이지요) 또 이럴 수도
있습니다. 왜 한 가족이 서로 음식 입맛이나 그외 취향이 비슷한 경우를
많이 보지요? 아무래도 한지붕 아래 같이 살다보니, 한 이불덮고 자고 한 밥상에서
밥먹고 같이 살다보니 어쩔수 없이 닮아지나 봅니다. 게다가 아이는 엄마 뱃속에
열달이나 함께 있었쟎아요? 제 경우엔 대체로 제가 좋아하는 취향의 그림책을
제 딸아이도 좋아합니다. 취향이 거의 비슷합니다. 나름대로 원인분석을
해 본 결과 첫째, 한가족이다보니 취향이나 성격이 비슷할 수 밖에 없다.
둘째, 내가 좋아서 '열씨미' 감정싫어 실감나게 읽어주다보니 당연히 재미있고
좋아질 수 밖에 없다. 등등....
할 얘기가 아직도 많은데 아줌마 특유의 수다가 길었습니다.
결론은 '아이의 그림책을 엄마가 먼저 사랑하고 즐겁게 읽어줍시다' 입니다.




둘째, 절대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지 말자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이런 실수를 많이 합니다.

많이들 들어보셨지요? 이런말
'책을 읽고난 뒤 절대로 내용확인을 하지 말아라.' 잘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우리 엄마들은 한순간 욕심이 나서(아마 남의 아이라면 절대 안 그럴겁니다.
내 아이니까 그렇지) 책의 내용을 확인하려고 듭니다.
특히 음흉한 목적(?)을 가지고 준비한 책인 경우에 이런 증상이 심합니다.
뭐 무슨 자연관찰이나 과학동화같은 경우에 이런 증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게다가 비싸게 주고 사 준 책인 경우엔 십중팔구 이런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저는 본인이 부담스럽다고 느낄만큼 한꺼번에 책을 많이
구입하거나 전집으로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을 절대 반대합니다.
다만 '꾸준히' 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묘미를 살려서 아이가 새책에 갈증을
느낄때 구입해야 합니다.

또는 이 책 한 권으로 이거(소기의 목적) 하나만큼은 확실히 알고 넘어가게
하겠다 내지는 아이가 이 책 읽은 뒤, 이런 감정을 꼭 느꼈으면 좋겠다
할 경우에도 이런 증상이 엄마들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그래서 책 읽은뒤 감상을 물으려고 듭니다.
(내가 이렇게 죽겠다고 읽어줬는데 그래 너는 도대체 뭘 느꼈나? 이거죠)
그런데 이것도 이미들 다 아시죠?
'절대로 감상이나 독후감을 요구하지 말라.'

아! 잘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왜 우리 엄마들은 자꾸 망각하고 또 그짓을
하게 되는 걸까요? 바보같게도 말입니다.
아이들은 엄마가 이런 음흉한 마음이 있거나 보상심리를 가지고 다가가면
그걸 단박에 알아차립니다. 동기가 불순한 것은 벌써 아이들이 먼저
'감'으로 압니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 보십시오. 누가 우리 엄마들에게 호의를 베풀어
놓고는 그것을 계속 공치사하거나 보상을 받으려고 든다면 얼마나
부담스럽고 심지어 언쨚겠습니까? 좀 비유가 이상합니다만 남편이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기억해 두었다가 감격스런 선물도 하고
근사한 외식도 함께 해 기분도 아주 근사한데 그걸 두고두고 공치사하고
내가 이렇게 해줬으니 너도 나한테 좀 잘해라. 뭐 없냐? 이런식으로
나오면 남편의 감격스런 행동과 성의가 무색해지고 나중에는 화도 나고
그럴것 같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재밌게 함께 그림책
읽었으면 그걸로 끝나야지 아이를 앉혀놓고 너는 어떻게 생각해?
이 책에서 뭐라고 그랬지? 말 좀 해 봐. 하고 캐물으면
얼마나 곤욕스럽고 짜증이 나겠습니까?
그렇게 되면 아이는 점점 책을 싫어하게되고 엄마와
책을 읽는 행위내지는 시간 자체를 두려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두어도 저절로 아이들은 감동도 느끼고 학습효과도 얻고
그렇습니다. 그걸 당장 말로 표현을 안 하는 것 뿐이지 어느순간
엄마를 깜짝 놀래게 하고 기쁘게 하곤 한답니다.
아! 이래서 독서가 중요하구나, 그림책이 위대하구나! 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또 설사 안오면 어떻습니까? 꼭 그래야만 하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은 그냥 덤덤한 것 같애도 그 그림책이
나중에 먼 훗날 내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 수도 있고
중요한 기초지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꼭 그런 목적으로 책을 읽는건 아니지만서도)
그리고 아이와 그림책을 읽으며 함께 교감하고 시간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엄마들은 소기의
목적을 가지고 아이에게 책을 골라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로 그 목적을 드러내서는 안됩니다. 그냥 서서히 자신이 의도한
목적이 성과로 보여지는 것을 기다리고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할 줄 알면 엄마들도 더 행복해지리가 여겨집니다.

사족으로 덧붙이면 저는 책을 읽은뒤 곧바로 함부로 그 책에 대한
제 느낌을 말하는 것 조차 아낍니다.
물론 제 느낌을 전혀 입 밖으로 꺼내 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말하지도 않습니다.
섣불리 제가 먼저 말을 내뱉으면 아이는 자기의 느낌을 느끼기도 전에
그냥 제 느낌을 모방해버리거나 자기도 그렇게 느끼는 것으로
착각해 버리기도 합니다. 아이는 제 표정만으로도 엄마는 어떤 느낌일
것이다를 알아채는 것 같습니다.
'행복한 왕자'를 읽고난 뒤 "오!"하는 한마디와 함께 긴 한숨을 내쉬면
아이는 저의 표정을 살피고 자기도 걱정스런 표정이 되기도 하고
감동스런 표정이 되기도 하고 그리고는 자기의 느낌들을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먼저 내뱉기도 합니다. 좀 표현이 어설프더라도 모두 경청해서
들어주고 "그렇구나, 너는 그랬구나. 엄마도 그랬어. 엄마는 이렇더라"하고
맞장구 치며 얘기하면 엄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점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매우 안정감을 느끼곤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아휴, 그런데 물론 매번 그런것은 아닙니다. 그냥 저를 한 번 들여다 보고는
똑같이 저도 "오!"하며 한숨 한 번 내쉬고는 그걸로 끝내는 적도 있습니다.
그럼 그걸로 저도 그만입니다. 말을 안해서 그렇지 저도 느끼는 게
있겠지요. 아무리 아기래도 말입니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있고, 또 그렇게 믿어도 될 것 같습니다.



음! 할 얘기는 많은데 너무 두서없고 길어지네요.
오늘은 한가지만 더 얘기하고 일단 마칠까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는 종종 있을테니까요.


그럼 셋째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가 소신으로 삼고 있는 것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때(자꾸 읽어준다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것도 사실 좀 걸립니다.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 즐긴다라는 표현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반드시 '연습' 좀 하자는 겁니다. '공부' 좀 하자는 표현도 좋구요.

요즘 아이에게 영어그림책 읽어주는게 소위 열풍인데요.
(저도 그 중 한 엄마입니다만.... 하지만 저는 영어공부 시키자고
그러는건 아니고 우리말이건 영어건 아름답고 좋은 그림책은
죄다 좋아해서요)

영어그림책은 우선 리딩이나 해석이 안되면 제대로 읽어줄 수가
없으니까 아이에게 읽어주기 전에 대부분의 엄마들이 미리 읽어보고
나름대로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우리말 그림책은 그냥 읽어줍니다.
아무런 준비없이 말입니다. 한글로 써 있는데, 그래서 해석이 다
되는데 무슨 연습을 하냐구요? 저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던 '시'를 갈갈이 쪼개어 분석하는
(저 정말 이거 싫어합니다) 그런 공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 그림책을
먼저 읽어보고 주제가 뭔지, 무엇이 포인트인지는 대강 엄마들이
집고 있어야 더 그림책을 더 생기있고 재미있게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어디에 엑센트를 두어야 할지 어디에 더 감정을 실어야 할지도
예상해보고 이 페이지를 볼때는 어느정도의 시간을 두고 읽어야
그림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겠다도 생각해보고
또 이 말이 '누구의 대사'인지도 제대로 봐두는게 필요합니다.

이렇게 안 했다가 실수하는 경우 많습니다. 아마 한두번쯤
경험 해보셨을 겁니다. 대사가 먼저 나오고 ***가 말했습니다. 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고, ***가 " "라고 말했습니다.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전자의 경우에서 주로 실수를 하게 됩니다.
예를들어 영희와 철수가 나오는 그림책에서 영희가 하는 말인줄 알고
여자 목소리로 읽었는데 그 뒤에 떡하니 '철수가 말했습니다'가
나오면 얼마나 황당합니까? 코미디이지요. 미리 책을 읽어봤어도
물론 이런 실수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리내서 먼저 한 번
읽어보는 것을(좀 쑥스럽겠지만서도) 권해드립니다. 그러면 실수가
적습니다. 그리고 실수를 하게되면 좀 어떻습니까만서도 기왕이면
제대로 읽어주고 또 실수를 하게되면 다들 이미 그러고들 계시겠지만
"에고 미안! 이건 영희가 한 말이 아니고 철수가 한 말이구나.
다시 하자" 이런식으로 자연스럽게 시인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미있는 엄마지요. 이런 실수보다 더 큰 실수가 바로 주제를
잘못 파악하고 전혀 엉뚱한 뉘앙스로 책을 읽어주는 경우입니다.

한글그림책은 아니지만 제가 예를 하나 들어볼께요.
제가 넘 좋아하는 작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잘자요, 달님'의 작가입니다)
그림책 'The Runaway Bunny'라는 책을
그때 저의 집에 놀러온 제 친구인 영어선생님에게
한 번 읽어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책을 미리 보여준 적이 없이
그 자리에서 불쑥 부탁한 제가 잘못이지요.
그저 발음좋은 친구의 목소리로 한 번 읽혀주려 했던 것 뿐입니다.
저는 지금 제 친구 흉보려고 이러는 게 아니고
(에고, 제가 왜 제 절친한 친구의 흉을 보겠습니까)
책을 미리 읽어보지 않으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걸 얘기하려는 겁니다. 그 책의 내용은 아시는 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아기토끼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장난기로 끊임없이
엄마곁을 떠나 무엇인가가 되보려고 하고, 엄마토끼는 그런 아기토끼
곁에 무엇으로든 남아있으려고 하고 그래서 마지막에는 뭐 행복하게
잘살았습니다. 이런식으로 끝나는 얘기인데요. 제가 느끼는 그책의
주제는 엄마토끼가 아기토끼에게 보이는 '끊임없는 모성애' 이런거
였습니다. 그런데 세상에! 제 친구는 그 책을 다 읽고 나더니
우리 아이에게 한다는 얘기가 "그것봐라, 아무리 장난치고
까불어봤자 엄마 손을 못 벗어난단다. 개구장이야" 뭐 이런식이었습니다.
조금 황당했던 기억이 납니다.

얘기가 많이 길었습니다. 갈기갈기 찢어서 분석하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하는것은 저도 참 싫어합니다만(어째 좀 삭막하쟎아요) 최소한
아이에게 읽어주기전에 미리 읽어보고 준비하는 마음 자세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상으로 오늘 저의 영양가 없고 길기만 한 그림책 이야기는 마칩니다.
다만 같은 엄마로서, 아줌마로서 편하게 늘어놓은 제 얘기가 앞으로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실때 작은 도움이나마 되신다면
더할나위없이 영광이겠습니다.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이것저것 쪼금씩 두루두루 얘기를 진행해 나가보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열심히 읽어주는 엄마가 됩시다.
그림책으로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많고도 위대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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