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첫 일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2002-01-2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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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1년을 정리하다보니 1페이지부터 9페이지에 걸쳐 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글 하단부의 페이지 선택을 하시면 계속해서 다음 페이지의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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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첫 1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1) 입학식 날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저희 어머님은

세상이 다 내 것인양 기뻤다고 하셨습니다.



네, 저도 참 기뻤습니다.



아이가 교실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무슨 업무가 그리 바쁘셨는지

선생님 책상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만 열심히 보고 계셨습니다.



저같으면 교실에 하나 둘씩 들어오는 아이들, 엄마들과

일일이 눈인사라도 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며,

저 자신도 붙임성이 별로 없어

다른 엄마들과 변변히 얘기도 못하고 그저 멀뚱 멀뚱 서 있으려니

교실 분위기가 '머쓱', '썰렁'했습니다.



뒤이어 입학식 행사는 화려하게도 진행되었지만

저는 그저 멀찍이 앉아있는, 우리 아이의 뒤통수를 자꾸만 쳐다보았습니다.



2) 셔틀버스를 놓치다.



입학한지 한 달 남짓 지난 어느 날,

아이가 집에 올 시간이 한참 지나도 안 와서

시계와 전화기를 번갈아 쳐다보며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이가 울며 전화했습니다. (비상금이 쓰인 첫 번째의 일입니다)



우리 아이의 행동이 좀 느린 편이라 늘 걱정이었는데

드디어 아이가 셔틀버스를 놓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버스에 타지 않은 1학년 신입생 아이에 대해

'학교'에서 부모에게 연락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집에서 좀 먼 학교를 다니느라 학교 주변 지리를 잘 모르고 어설픈 점이 많은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그것만이 걱정이었습니다.



전화에 대고 훌쩍거리며 셔틀버스를 놓치게 된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다가는,

전철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채 끝맺지 못한 상태에서

전화가 끊어져버렸는데, 전화는 다시 걸려 오지 않았습니다.



섣불리 마중나갔다가 길이 엇갈릴까 싶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앉았다 일어났다 좌불안석으로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죄없는 손만 이리저리 비벼대며 30분 정도 지난 후

아이가 현관문을 '척' 열고 들어왔습니다.



눈물 자국이 말라 붙은 얼굴이었지만

아이의 얼굴은 너무나 일상적인 얼굴이었습니다.


" 지현아~ 너무 놀랐지?. 우째 이런 일이~" 하며

미처 정리하지 못한 걱정스러움을 그대로 담은 얼굴로 아이를 쳐다보았더니

아이는 무상한 표정과 말투로

"그러길래 멀리 학교 보낸 엄마 잘못이죠 뭐. 엄마, 나 배고파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오자 이번엔

셔틀버스를 놓친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아이가

울고 헤매다 집에 전화하기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채 방치되었었다는 사실에

의문을 가지고 화를 낼만한 여유가 생겼습니다.



어쨌든 아이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으므로

셔틀버스 기사님께 전화드릴 때만 해도

제가 그렇게 흥분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라는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따져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아직 낯설은게 많은 1학년 아이이니 좀 더 신경을 써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아이가 셔틀버스를 안 탔다고

승차지도 하시는 교감 선생님등을 통해 부모에게 연락이라도 되게 해주셨으면

아이가 놀라 울며 헤매는 일이 없었을 것 같다고

조금은 가볍게 말씀드렸습니다.( 적어도 그러려고 애는 썼습니다)



그런데 셔틀버스 기사님의 대답에 기가 막혔습니다.

" 나는 교감 선생님이 손들어서 출발 신호보내면

문닫고 엑셀 밟고 출발하면 그 뿐이지 누가 타고 안타고를 챙길 책임이 없어요."



여인천하의 경빈처럼

"뭬야? 책임이 읎어?" 하고 책상이라도 '탕' 내리치며

소리를 질러야 시원해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시는 분인데.....

교감 선생님께서 그 많은 아이들 챙기시는 것은 무리가 있고

그래도 아이들 면면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 기사님이시고

(학부모 시승 때 학부모들의 연락처를 기사님께서 받아 놓았었습니다)

아이들끼리도 같은 차에 누가 타는지 알고 있으니

출발전에 안 탄 사람 없냐고 한 번이라도 물어봐주시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며 한번더 '교양'을 갖춰 말씀올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점점 더 저를 흥분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주변지리도 잘 모르는 1학년 신입생인데

셔틀버스 놓쳐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다가 무슨 사고라도 나면

학교 입장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마지막 '교양'을 쥐어짜서 말했지만

"아 글쎄, 사고가 나건 말건 내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담임한테 따지든지 해야지."

하는 대답에 저의 '교양'은 한계점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한 마디, 두 마디 오고 갈 때마다 저의 분노는 점점 더 맹렬해졌지만,

기사분과 개인적으로 해결 볼 일이 아니라고 여겨져서

생각을 좀 더 정리하여 담임 선생님께 메일을 드렸습니다.



저는 교사의 경험으로도 그렇고

아이의 학교 생활과 관련한 그 어떤 '상담'이나 '문제제기', '항의'도

우선 담임 선생님께 말씀 드리는 것이 올바른 절차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이 안 통하는 담임 선생님이라도 이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직접 교장실이나 교육청등에 전화하시는 일은 삼가야 하며

아이의 학교와 관련된 모든 일의 실마리를 푸는 것은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습니다.



감정조절을 잘 하려고 애를 쓰며 메일을 쓰긴 했지만

지금 생각건대 화난 엄마의 격해진 마음을 많이 감추지는 못했을 겁니다.


만약 담임 선생님께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실 생각이나 필요조차 못 느끼신다면

학교를 상대로 '전면전'이라도 펼칠 기세로 장문의 메일을 드렸는데,



담임 선생님께서 보내신 답신을 읽어보니

이 선생님께서 입학식날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보시던,

그 무덤덤하고 무뚝뚝해 보이던 그 선생님이 맞나?,

누가 대필이라도 해준거 아닌가? 하는의심이 들 정도의

부드럽기 그지없는 문장들로

요즘 어린이 대공원에 오는 상춘객들이 너무 많아

매우 혼잡한 관계로 미처 다 챙기지 못해서 일어난 일로,

모든 것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오로지 담임의 책임이며

지현이 어머님의 지적으로

학교 아이들의 '안전'에 관해 새로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맹렬히 끓어오르던 김이 순간적으로 '팍' 하고 빠져나가는 것이

그야말로 '봄날 눈 녹듯이' 였습니다.



'사람 마음이 이리 단순하고 간사하단 말인가...'



'사건' 다음 날도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버스에 태우고 돌아서려는 제게

" 아줌마, 나는 책임 없으니까 교감 선생님이나 차량과에 따져봐요"

하며 한마디를 더 얹어놓던 기사분께서도 그 다음 날은

" 셔틀버스 승하차 하는 곳이 1호차부터해서 차도 많고 애들도 많은데다

애들이 탔다가 내렸다가 왔다갔다 할 때도 있고 해서

미처 다 못 챙길 때도 있어요~"

하고 예상치도 않게 친절하게 말씀하시며

우리 아이에게도 아주 친절하게 대하시는 모습이어서

'학교에서 모종의 '조치'가 취해진 모양이군'하고 짐작이 되었습니다.

(유치원 때도 그렇고 '셔틀버스'라는 것이

늘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을 머물게 합니다)



아무튼 그 일로 아이의 담임 선생님을 '다시'보게 되었고

아이의 일기장등에 써주시는 글들은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생각하시는 마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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