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똥오줌 가리기 2002-02-15 12:01
2785
http://www.suksuk.co.kr/momboard/BFA_021/168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쑥쑥닷컴 - 파일 다운로드

파일을 다운로드 합니다.

댓글 남기기

요즘 제가 육아나 교육과 관련한 인류학 자료들을 모으는 중인데, 그 중에 똥오줌 가리기에 대한 내용도 나오네요.

이제 만 19개월인 윤형이가 슬슬 똥오줌을 철푸덕 쌌을 때의 불쾌감을 뼈저리게 느끼는 신호를 보내는지라, 그런 즈음에 이런 자료를 보니 더 재미있네요.

사실, 전 똥오줌 가리기에는 그동안 거의 방치상태였어요. 물론, 말로 주지는 많이 시켰지만, 구태여 서두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더라구요. 우리 시어머니는 '제발 좀 시켰으면...'하는 주문을 저에게 늘 하시지만...^^

각설하고...

제가 읽은 자료 내용을 소개해 드릴게요. 아마도 솔깃하실 분들이 많으실 것 같으니...

대소변을 가리는 훈련은 실상 아이들이 겪는 가장 가혹한 훈련 중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젖떼기도 만만치 않은 고통이 뒤따르지만...

Whiting의 연구에 의하면, 대부분 사회는 어린이의 대소변에 대하여 부모가 관용적인 편이래요. 더군다나 원시 부족민들은 기저귀를 채우지 않고 그냥 방치한다는군요. 아... 자유로와라...

그 중에서도 극히 관용적인 부족은 남미의 시리오노족이랍니다.

시리오노족에서는 아이가 똥이나 오줌을 싸도 그냥 두고 벌을 주지 않는대요. 아이가 볼일을 볼 기미가 보이면 엄마는 재빨리 업었던 아이를 떼어 놓구요, 혹시 실수로 엄마에게 지~~익 갈기더라도 약간 아이를 떼어 놓는 것 정도로 벌을 대신한답니다. 그 사이에 엄마는 물을 가져와 씻겨주구요... 벌이랄 것도 없죠.

부족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본격적으로 하는 시기는 2세 이후래요. 어떤 곳은 1세 이전에 시작하기도 하구요. 시기적인 면에서는 우리와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네요.

대소변 훈련을 심하게 하는 예로는 다호메족이 있대요. 이 곳에서는 엄마가 아이를 업고 다니다가 수시로 땅에 내려 놓고 일부러 대소변을 시킨답니다. 2세가 되면 스스로 가리게 만든대요. 아이가 서너살이 되도록 가리지 못하면 처음에는 때려주다가, 그래도 고쳐지지 않으면 머리에 재를 바르고 거리에 내쫓는대요. 그러면 동네 아이들이 그 애 머리를 때리며 놀려준답니다. 이런 벌을 되풀이해도 오줌을 계속 싸면 산 개구리를 옷 속에 넣어 주어 놀라게 한다는군요. 우리네가 예전에 키쓰고 소금얻으러 다니던 모습이 생각나죠? 동네 망신 옴팡 주는 거...

이에 비해서 앞서 잠깐 소개한 시리오노족의 경우는 아이가 혼자 걸을 수 있을 때까지 대소변에 대해서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답니다. 혼자 걷게 될 무렵 아이가 똥이나 오줌을 쌀 기미를 보이면 어른은 아이를 집에서 떨어진 곳으로 데려간대요. 나이가 더들면 똥오줌이 마려울 때 어른에게 알리도록 해서 그 때마다 집 밖으로 데려가는데, 나이가 들 수록 집에서의 거리는 더 멀어진다네요. 그래서 6세쯤이 되면 아이 혼자 멀리 가서 대소변을 보게 된답니다. 결국, 진정한 완성기는 6세라는 말인데.... 조금 길죠?

프로이드는 대소변 가리기 훈련이 잔인한 인성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대요.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프로이드는 아이의 성장 단계 중에서 구순기 다음에 오는 항문기에 항문점막의 만족이 조기에 저지되면 인색하고 완고하며 잔인한 성격이 형성된다고 했지요.

예컨대, 일본인은 유순한 듯하면서도 잔인한 성격으로 유명한데, 그 이유를 강도높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옛날 일본인의 방은 짚으로 만든 다다미방이서 그 위에 실례를 하면 짚에 스며들어 냄새가 심했다나 봅니다. 그래서 일본인은 아이의 대소변 훈련에 남다른 신경을 쓰고 훈련도 무섭게 했대요.

저도 분명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지나치게 가혹하게 하면 분명 아이의 인성에 영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일본인과 같은 경우, 꼭 그것 때문에 잔인성이 길러졌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겠죠.

어쨌든, 전 시리오노족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별다르게 주의를 심하게 준 것도 아닌데, 요즘 그 찝찝함을 점점 더 리얼하게 호소하는 아들네미가 전 그저 고맙고 신통할 뿐이에요.

가끔 전 그런 생각이 들어요. 똥오줌 가리기에 이토록 부모가 신경쓰고 훈련을 가하는 동물이 또 있을까... 왜 사람들은 똥오줌 가리기 같은 기본적인 것마저 훈련을 가해야만 하는 것일까... 가장 나약한 존재로 태어나는 동물 중 하나가 사람인 만큼, 똥오줌 가리기도 어느정도 어른 손이 필요하긴 할테지만, 어른들 편할 목적으로 그 시기가 자꾸만 앞당겨진 것은 아닐까... 저도 사람인데, 나이 들면 찝찝한 거 알게 되는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하하... 결국, 똥오줌 가리기에 느긋한 제 자신을 정당화시키느라 엮어보는 생각인 것 같네요...^^

그런 얄팍한 생각에서라도, 아무튼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자립적인 한 인간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아요. 윤형이 커가는 것을 보면 말이지요...

아이를 믿고, 아이의 보조에 어른이 조금 더 맞춰 줄 수는 없을까... 늘 그런 생각이 드네요.

비단 똥오줌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는 말이 왜 이렇게 늦을까, 글자는 왜 이리 더디게 익힐까... 뭐 이런 걱정들도 그런 까닭에 우리가 조금은 접어야 하지 않을까... 정말 무슨 이상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는 나름대로 자신의 보조에 맞춰 커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꾸 옆길로 새면서 구구절절 쓰는 이유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즐거운 육아를 하자는 말씀! ^^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