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한글, 수학교육보다 더 중요한 정치 교육 2004-04-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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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4/4/12

아이들은 부모의 가르침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런데, 이 가르침이라는 것이 여러 형태입니다.
부모들이 제일 잘 써먹는 것이 바로 '말'을 통한 가르침이죠. 제일 쉬운 방법이지만 그만큼 효과는 별로 크지 않을 것입니다. 반면, 아이들이 머리와 가슴속에 깊이 새기는 것은 부모의 행동입니다. 부모들이 별 생각없이 행하는 행동들을 우리 아이들은 조용히 눈여겨보고 있다가 결국은 따라 하죠. 이게 무서운 것입니다.

책 많이 읽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책을 많이 읽고 TV만 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TV 좋아하는 것은 그래서 당연한 것입니다. TV만 보는 부모가 아무리 아이보고 책 열심히 읽으라고 해도 그 말이 아이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겠죠. 그렇게 '말씀'하시는 엄마, 아빠도 책을 안 읽는다는 것을 다 아니까 말이죠. 그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래서,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고들 이야기하죠.
아이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부모 자신이 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을 타다 보면 아이들을 데리고 타는 부모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하철이 도착해서 문이 열릴 때 문 옆으로 길을 내주고 서있으라는 이야기를 해주기는 커녕 문이 열리자 마자 먼저 뛰어 드는 부모들을 보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그 아이가 뭘 배우겠습니까..
이번에 승호 학교의 주간 계획표를 보니 줄을 서는 바른 행동에 대한 내용이 있던데, 그 부모들은 학교에서 이런 것을 다 교육하니까 학교에 맡기고 나는 나대로 행동하자 뭐 이런 심정인가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니 수학이니 한글이니 중요한 것들이 많지만 민주 시민으로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남에 대한 배려이고 예의입니다. 그리고, 합리적인 시민 정신이 필요한 것이죠.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을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처음으로 배우게 되고 또 그것이 오래 가는 것입니다.

요즘 선거철입니다.
생업에 바쁜 저를 포함한 우리 국민들은 정치에 대해 관심을 잘 갖지 못합니다. 내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국회의원으로 누가 되든 그것이 무슨 상관이냐 하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아니면, 그 생각 조차 할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조금만 생각하면 알 수 있습니다.
옛말에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내가 이런 것이 필요하니 이런 것을 다오' 라고 적극적으로 요구를 해야 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줄 것을 고려라도 한다는 말이지요.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말입니다.

많은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고 싶어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육아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육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친정 어머니도 아니고 시어머니도 아니고 바로 국가여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문제점을 사회적으로 이슈화하고 해결책을 정책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이 바로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입니다.

우리 사회는 민주 사회이자 법치국가입니다.
곧 모든 것이 법을 근거로 한다는 것이고 법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시행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법을 누가 최종적으로 만드나요?

국회의원입니다.

우리나라 그 동안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성숙한 민주, 시민 사회 되려면 멀었습니다.
천문학적인 사교육비, 웃음을 잃은 학생, 학벌주의, 지역주의, 대화 기술과 타협의 부족 등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시작하면 한둘이 아니죠?

저는 아이들에게 정치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들이 어릴 때도 학급회의를 통해 그런 교육을 받았습니다. 또한, 자라온 시기가 격동의 시기인지라 알게 모르게 정치 의식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치라고 하면 골치 아프고 파괴적이며 잘 못 하다가는 감옥에도 가는, 멀리하면 좋은 것이라는 식의 우리가 느꼈던 정치 말고 우리가 사는 사회를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정치를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이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죠.
저는 승호가 태어나고 나서 지금까지 있었던 선거에 늘 승호를 데리고 갔습니다.
물론 승호는 뭐 하는지도 모르고 따라갔죠.
그냥 따라 와서 아빠, 엄마가 종이 쪽지에다가 도장 같은 것을 찍고 상자에다 집어 넣는 '행동'을 늘 보아왔을 뿐입니다.

그러나, 전 승호가 20대가 되어 드디어 투표권을 갖게 되었을 때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게 되었음을 기뻐할 수 있는 근거를 저희들이 만들어 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며칠 후면 있을 국회의원 선거 역시 승호는 아직 뭐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4년 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 때는 이것이 뭐 하는 것인지를 궁금해 할 것이며 또 알게 될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이제 '행동'과 더불어 '말'로 승호에게 정치의 중요성을 가르쳐 줄 것입니다.

마침, 이번 투표소가 승호가 다니고 있는 학교입니다.
승호는 그 날은 아빠, 엄마와 함께 학교에 짧게 갔다 온다면서 들떠 있습니다.
당연히 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권장 사항이지 강제 사항은 아닙니다. 관심 갖기 싫으면 안 갖으면 그만 입니다. 다만, 그러한 무관심이 결국은 자신이나 가족에게 미칠 영향을 받아들일 각오는 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살아가는 것을 다루는 정치가 잘못되면 개인의 자유와 행복이 보장되기가 극히 어렵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고 그것은 아이들에게 꼭 가르쳐야 할 중요한 원리라고 생각합니다.

(승호는 1997년 3월생 남자아이로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1시간씩 영어 story telling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집에서 영어 노래 듣고 아주 가끔 제가 읽어 주는 영어 동화책 보고, 매일 아침마다 학교 가기 전에 EBS에서 하는 영어 방송을 밥 먹으면서 본다고 합니다.)

덧붙임) 지난 4월 5일 식목일.. 저희는 또 꽃씨를 심었습니다. 거창하게 나무를 심지는 못 했고 기분만 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올해 심은 꽃은 나팔꽃(승호), 봉선화(승호엄마), 채송화(저)입니다. 나팔꽃은 승호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심으라고 나눠 준 것입니다. 꽃씨 심으면서 화원에 가서 화분도 몇 개 더 사오고 집에 있던 못 쓰는 화분도 정리를 했습니다. 덕분에 승호 방에서 보이는 베란다의 풍경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얼마 전에 주문한 디지털 카메라가 도착하면 한 번 찍어서 올려보도록 하지요.

하여간 그것도 육체 노동이라고 힘들더군요.
승호는 옆에서 자기 딴에는 뭐 도와준다고 왔다 갔다 하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준 것은 거의 없었죠. 그러면서 하는 말이 매일 꽃 심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저랑 승호엄마는 그랬죠.
"네가 해 봐라. 이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그랬더니 승호가 뭐라고 그랬는지 아십니까?

"아빠, 오늘 하루만 힘들면 한참 동안 꽃구경할 수 있잖아."

그러는 것입니다.
그래 놓고는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너무 멋진 말을 했다는 생각이 드는지 아주 의기양양하더라구요. (^_^)

글을 쓰다 보니 승호가 한 위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투표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 해봐야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립니다.
그 시간만 투자하면 자신의 투자가 어떤 식으로 과실을 맺을지 궁금해서라도 앞으로 4년간 우리 정치 및 사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그 만큼 자신이 바라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단축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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