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다이어리 (1)... 좋은 누나 되기 2003-04-22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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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4. 21

요즘 제 큰 아이 지우가 많이 힘든가 봅니다.
한창 개구쟁이 짓을 하는 동생 주영이 때문에요.....
동생이 어질러 놓은 것을 같이 치워주라는 엄마 말도 속상하고....
동생이 엄마 품에 더 오래 머무는 것도 얄미운 가 봅니다.
(둘째는 혼자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거나, 뭔가를 먹고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집에서의 기본 자세가 제 품에 딱 안겨 있는 자세거든요. 엄마인 제 자신이 반성!)

언젠가는 남편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큰 아이가 받게 되었는데 아마도 ‘주영이는 뭐하고 있니?’ 하고 아빠가 물었나 봅니다.
지우의 눈이 힐긋하면서 “엄마한테 착! 달라 붙어 있어요.” 하는 겁니다.
그 때 정말 주영이는 저에게 착 달라 붙어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서러웠던 시간들이었나 봅니다.
하긴 왠지 큰 아이를 보듬어 주기는 점점 어색해지고 있음을 저 자신도 느끼던 중이었거든요.
지난 일요일도 하루 종일을 막내를 끌어안고 뒹굴며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막내를 물고 빨고^^ 하면서...
문득 지우가 요만할 때는 동생이 태어나서 이렇게 안아줄 시간도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늘은 급기야 동생에게 한 대 툭 맞고
(사실은 제가 주영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는 중이었는데 지우가 가운데로 끼어들더군요. 그래서 주영이가 밀어 냈는데....)
서러움의 눈물을 닭똥같이 흘립니다.......

에구...안 됐다는 생각이 들면서 막내 녀석을 일부러 큰소리쳐 혼내주고 서둘러 책을 마저 읽어주고는 큰 아이를 끼고 누웠습니다.
(주영이는 쭈뼛거리며 구석으로 퇴장....)
지우의 얼굴을 감싸 쥐고 눈물을 닦아 주며 말했지요.

“주영이 때문에 많이 속상해?”
“엄마, 나는 주영이 때문에 너무 너무 화도 나고 속상해 죽겠어요.”

“주영이가 누나 얼마나 사랑하는데....아직 어려서 그걸 표현하지 못하는거야.”
“난 남자 동생 없었으면 좋겠는데 왜 낳았어?”
“주영이가 크면 누나를 잘 도와주는 멋진 남동생이 될텐데...외삼촌들 봐....엄마랑 사이좋게 지내지?
엄마도 어릴 때 지우만 했었을 때 남동생이 두 명이나 되어서 얼마나 속상했다고.....
지우가 주영이 때문에 속상한 것 보다 엄마가 외삼촌들 때문에 속상한 게 더 많았겠지? 두명이나 되었으니까....”
“(끄덕 끄덕...눈에 눈물이 그렁한 채 아이고 불쌍한 우리 엄마...하는 표정이다.)

“엄마, 나 주영이에 대한 내 감정을 모두 털어 놓을 테니 엄마 화내지 마~~.”(이런 표현을...^^;;)
“그래, 말 해봐.”

“나, 사실은 주영이 때문에 속상해서 집을 나가고 싶을 때도 있고, 어쩔 땐 주영이가 집을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
엉엉~~나는 이런 나쁜 생각이 싫은데 너무 속상해서.....”

@@

“그런 생각까지 했었어? 주영이 때문에 속상해도 집을 나가면 엄마는 지우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라고.
너 집 나가면 다시는 엄마랑 아빠 못 볼텐데....그래도 좋아?”
(도리 도리...)

“그리고 만약에 주영이가 집을 나가면 지우는 야,신난다...그러겠어? 아니면 주영이를 찾으러 갈 것 같아?”
“주영이 찾으러 갈 거야.”

“그것 봐라. 주영이가 집을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건 지우의 진짜 마음이 아니지?
주영이 때문에 속상하니까 잠깐 그렇게 생각한 거지?”
(끄덕 끄덕)

“앞으로는 주영이 때문에 속상하면 엄마한테 말해.”
“만약에 내가 주영이 때문에 나쁜 생각이 드는데 그걸 엄마한테 솔직하게 다 말하면 엄마 혼 안 낼 거예요?”
“혼은 안 낼거야. 다 들어 줄거야. 그대신 지우 생각이 틀린 게 있으면 그건 고쳐줘야지.
그건 혼내는 것과는 다른 거야. 알지?”

(갑자기 감정이 차오르는지 엉엉 울면서....)
“엄마, 우리 집에 좋은 누나가 되기 위해 읽는 책 없어?”


“왜?”
“나는 주영이한테 좋은 누나가 되려고 엄청 노력하는데 잘 안되니까 좋은 누나가 되는 책을 좀 읽어야 겠어.
어~~ 어~~~엉~~~”


이러는 사이에 주영이는 구석에서 콜콜 자고 있습니다.
지우도 그동안 품었던 나쁜(?) 생각들을 털어 내놓고 나니 홀가분한지,
아니면 오랜만에 엄마가 선심쓰듯 안고 부벼주는 살부빔이 행복한지 웃음을 지으며 잠을 청합니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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