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환이와의 역할놀이 2004-10-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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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5일 - 영환이 45개월
 
상당히 오랜만에 글을 올리는것 같아요.
그동안 학교 공부에 적응하느라 나름대로 노력하고..
게다가 지금껏 영환이를 키우면서 생각해왔었지만 본격적인 공부 없이
그저 생각에 그쳤던 분야의 내용들을
책이나 이론서를 읽으면서 새롭게 되새기게 되는 경험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이론들이라는 것이 학자들마다 주장이 다르고..
해마다 유행(?)하는 이론들이 서로 다른 관계로..
아직은 저의 부족한 지식으로는 이 주장이 옳다 그르다 등을 판단하기는 어렵네요.
나중에 내공이 더 쌓이면 그때쯤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을 풀어볼까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늘 제게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 그리고
수업시간에 교수님들이 강조하는 것은
의미없는 단어 외우기, 문법 공부하기 등은 확실히 효과 빵점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소위 말하는 영어 input은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input일 때, 그리고 그런 input이 의미있는 문맥이나
상황 속에서 주어졌을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쑥쑥맘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함께 게임이나 놀이를 하면서, 책을 함께 보면서, 비디오를 함께 보면서
접해주는 영어가 가장 효과적인 input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집에서 저는 영환이의 우리말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Day care에서 매일 7시간씩 영어를 하다 보니까 우리말이 어눌해 질 수 있다는
걱정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실제로 이곳에 몇년정도 (아빠들 공부하느라) 와 있는 영환이 또래 아이들을 보면
엄마들이 크게 신경써주지 않는 경우에는 우리말도 어눌하고 영어도 어눌한 경우들이 꽤
있더군요. 가장 않좋은 케이스겠죠.
 
특히 우리말 책을 많이 읽어주고 있는데 영환이는 요즘들어서 재미있는 우리말 표현에
흠뻑 빠져있어요.
그리고 서서히 한글도 접해주려고 노력하지요.
영환이는 시계 보기, 달력 보기 등을 좋아하고
계절이나 방향 등을 좋아하니까
방에 크게 요일을 매일 붙여줍니다. 그래서 이제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이라는 글자는 확실히 아네요. ^^
또 메뉴판을 만들어서 영환이가 간식 종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데
아주 좋아하네요. 마치 어른이 된듯한 느낌을 갖는것 같아요.
요즘 한창 가을이 깊어져 나뭇잎 색깔이 변하는 것도 관찰하지요.
본격적인 한글 접하기는 네돌이 되는 내년 1월쯤 시작할까 하는 계획입니다.
 
영어는 day care에서 많이 접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계속 발전시키는것 같습니다.
특히 좋아하는 것이 role play입니다.
영환이는 억지스러운 질문에 답하는 것을 참 싫어해요.
그래서 예전에도 "놀이방 가서 재미있었어? 뭐 하고 놀았어? 뭐 먹었어? 누구랑 제일
재미있게 놀았어?" 등등을 물어보면
절대로 대답을 안해주기 때문에 은근히 제 궁금증만 커지곤 했지요.
요즘은 그래서 자연스럽게 역할놀이를 유도합니다.
즉 제가 학생이 되고 영환이가 선생님이 되는거지요.
그러면 영환이의 말이나 행동을 보면 데이케어에서 선생님이 어떻게 아이들을 다루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답니다.
 
오늘은 밤에 재우려고 하는데 영환이가 I'm the teacher.
이러더군요. 그런데 제가 별 반응을 안보이자
I'm very disappointed. You're not lie downing!
이러더군요. ㅋㅋㅋ
lie down이라는 두 단어를 하나로 인식했었는지 down에 ~ing를 붙이는 걸 보고
제가 혼자 깔깔깔 웃었습니다. 아이다운 발상이죠? ^^
 
참, 지금 또 생각났는데요..
아까 동물인형들을 데리고 놀았는데
제가 "나는 얼룩말이야. 나는 멋진 줄무늬가 있지!" 이러니까
영환이가 "나는 기린이야. 나는 긴 꼬리가 있지. 꼴!" 이러더군요. ㅋㅋㅋ
꼴+이 인줄 알았나봐요.
영환+이가 형태에서 혼동되는지 가끔 "이"만 붙여야 할 곳에 "이가"를 붙입니다.
예를 들면 "선생님이가 그랬어요" 이렇게요..
그래서 "꼬리가 있어요" 라는 말을 듣고 나름대로 "꼴 + 이가"로 분석한 모양입니다.
 
우리가 전혀 모르는 중국말을 들으면 의미 없는 소음으로 들리겠죠.
마찬가지로 영어를 잘 모르는 아이는 영어를 들어도 처음에는 의미를 잘 모를겁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그런 의미없어 보이는 소리들을 듣고 의미를 파악하고 유추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쑥쑥맘님들은 그런 능력을 아이들이 스스로 깨우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재미있는 언어환경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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