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먼저? 한글 먼저? (읽기) ★ 2005-07-2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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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3월 작성>
 
게시판을 보면 '한글 먼저 시켜야 하겠죠?' '영어와 한글 같이 시켜도 되나요?' '한글도 아직 모르는데 영어를 시키면 아이가 혼동하지 않을까요?' 이런 질문을 종종 보게 됩니다. 요즘 영환이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올려볼까 합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노파심에서.. 영환이는 지금 50개월이구요.. 미국에 건너온지 8개월 되었습니다. 돌 무렵부터 영어를 접했고 영어:우리말 비율은 50:50 정도였습니다. 말이 워낙 느려 22개월에 '엄마'를 말하고 세 돌 이후 문장을 겨우 말했습니다. 미국에 오기 전 영어 구사력이 우리말 구사력보다 좋았습니다. 저는 영환이에게 90% 정도 영어로 말했는데, 미국에 오기 직전 우리말 비중을 늘렸습니다. 미국에 와서는 거의 90% 우리말만 합니다. 어짜피 2년 후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영환이는 한국사람이기에 우리말을 계속 키워주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한 덕분에 지금은 우리말 구사력이 영어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신랑은 농담으로 '미국에 와서 영어가 줄고 우리말이 늘다니!'라고 말합니다. ㅎㅎ 저는 이것이 집에서의 환경, 그리고 엄마(또는 주 양육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상황으로 바꾸어 본다면 집에서, 그리고 엄마가 영어를 어떻게 접해주는가에 따라 아이의 실력이 달라지겠지요.
 
미국에 와서 우리말 대화 비중을 크게 늘렸지만 영어 책과 영어 비디오는 꾸준히 접했습니다. 특히 영어책은 많이 읽어주었는데요, 영환이는 Oxford Reading Tree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러더니 만 네 돌을 앞둔 어느날, ORT 책에 나오는 단어들을 몇 개 읽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더니 읽기 실력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아마 지금껏 만 3년을 접했던 것이 한꺼번에 나오는듯 했습니다. 곧 ORT는 거의 완벽하게 읽을 수 있게 되고 다른 책들도 상당히 읽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지금 preschool에서 파닉스를 좀 하고 있어서, 이것이 통문자 읽기를 하던 영환이에게 체계를 잡아주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엄마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이에게 칭찬을 아끼지 말고,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모르는 단어가 몇 개밖에 없는 쉬운 책들을 자꾸 접하게 해 주어서 아이가 읽기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지요.
 
저는 사실 영환이에게 한글 읽기를 먼저 시키고 싶었습니다. 말은 영어 먼저 했지만 글은 한글을 먼저 접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녀석이 워낙 말트임이 늦어서 영어든 한글이든 계속 읽기를 미루었습니다. 어떤 학자들은 읽기를 돌 무렵부터 시켜도 가능하다고 하고.. 또 실제로 많은 엄마들이 두돌 전후로 읽기를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돌 무렵 스스로 한글을 읽게 되었다는 영특한 아이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구요. 그렇게 보면 네 돌이 지난 영환이가 한글 읽기를 빨리 접했다고 볼 수는 없겠죠. 하지만 절대 늦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환이가 영어 읽기를 시작하자.. 저는 한글 읽기에 대한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한국에 있었다면 방문교사나 기타 여러 한글 교재들을 활용할 수 있었겠지만 미국에 있는 관계로 그런 접근이 어려웠습니다. 주변 엄마들의 조언을 듣고 인터넷을 활용하기로 했지요. 마침 이 무렵 영환이가 드.디.어. 마우스 작동법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세 돌 지나 컴퓨터 사용이 능숙해지기도 하던데 이 녀석은 이것마저 느리더군요 ㅎㅎ) 그래서 컴퓨터를 활용할 적기라고 판단했습니다. 맛보기 프로그램을 보여주었더니 좋아하더군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컴퓨터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한 한글 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컴퓨터 사용은 가능하면 하루에 한 시간으로 제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컴퓨터 할 때 가능하면 옆에 있어주려 했고, 또 어려워 하는 부분은 약간씩 가르쳐주기도 하구요. 칭찬은 계속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만으로 다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말 책도 읽어주고.. 영환이가 지켜야 하는 규칙을 한글로 써서 벽에 붙이고, 요일도 한글로 붙여주고, 영환이가 좋아하는 것은 한글로 써주고 가르쳐주고.. 이렇게 자꾸 한글과 친해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한글차트(가갸거겨.. 써 있는것) 붙여주고 영환이가 글자를 읽어내면 많이 칭찬해주고 있어요.
 
컴퓨터로 한글 읽기를 시작한지 3달 정도 되어가는데, 간단한 낱글자를 다 읽고 자모 조합을 완전히 깨우쳤습니다. 아직 받침이 어려운 글자들, 복잡한 이중모음은 잘 못읽지만 상당히 많은 쉬운 글자들을 읽게 되었지요. 오늘은 처음으로 간단한 한글책을 스스로 떠듬떠듬 (모르는거 저에게 물어봐가며) 읽어내더군요. 너무 기특해서 많이 칭찬해주었습니다. 자신도 스스로 뿌듯한지 수줍게 웃더군요.
 
이런 경험을 통해 생각하게 된 것은.. 영어 읽기를 먼저 할 것인지, 한글 읽기를 먼저 할 것인지.. 이 문제에 대한 정답은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에 따라 다르겠지요. 한가지 분명한 것은 한글을 아직 못떼었기 때문에 영어 읽기는 한글을 다 뗀 후에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또는 영어를 먼저 읽은 후에 한글 읽기를 배우는 것에도 문제가 없구요. 제가 보기에 영어와 한글은 서로 분명히 굉장히 다른 문자체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혼동을 막아주는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와 영어 읽기를 동시에 배운다면 상당히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두 언어에 비슷한 단어들이 많고 둘 다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철자나 발음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영어와 한글은 그 체계가 다르고 단어와 문법도 다르기 때문에 아이들이 둘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영환이는 우리말 티읕이 영어 E와 똑같이 생겼다고 재미있어 하더군요. ㅎㅎ
 
읽기를 시키는 시기에 관해..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빨리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경우 약간씩 접해줄 수는 있겠죠. 또는 글자를 스스로 금세 익히는 아이들도 있구요.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일부러 엄마가 욕심을 부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영환이의 경우를 보니 확실히 읽기를 하게 되니까 그림을 보는데 소홀해지더군요. 특히 영어책의 경우 요즘은 그림은 거의 보지 않고 글자만 자꾸 보려 합니다. 이런걸 볼때.. 좀 어릴 때에는 그림책의 아름다움에 빠질 수 있도록.. 그리고 엄마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를 듣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주는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또한 아이들이 말하는 능력이 높아지고 이해력이 발달한 후에 읽기를 시작하면 배우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엄마의 조바심도 덜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읽기 교재가 시장에 엄청나게 많이 나와있죠. 교재가 너무 많다보니 엄마들은 혼동을 느끼구요. 그런데 교재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방법으로 접해주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위에 쓴 내용은 영환이의 특성과 성격을 고려한 것이구요. 아이들마다 각양각색이니 엄마의 역할은 아이의 성향과 특성을 잘 파악해서 가장 적합한 접근법을 찾아내는 것이겠지요. 누가 이게 좋다더라.. 해서 무조건 믿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또 중요한 것은 '학습'이나 '공부'가 아니라 '배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가 읽기를 통해 자신감을 느낄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엄마가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서서히 시작하면 아이도 엄마도 짜증없이 진행할 수 있을거에요. 저는 요즘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공부가 재미있는 것이고 평생 하는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서요. 앞으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학교교육을 받게 되고 수많은 시험을 치르게 될텐데..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으려면 공부를 재미있어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공부도 습관이라고 하지요. 즐거운 습관! 이것이 제가 앞으로 영환이에게 꾸준히 알려주려는 모토입니다.
 
그리고 읽기를 하더라도 계속 엄마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셔야 하는건 아시죠? 저도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환이는 자는 것을 싫어해서 가능한 늦게 잠자리에 들려 합니다. 저는 종종 '빨리 자야 한다'고 잔소리를 하지요. 그러다가 슬쩍 '그럼 엄마가 책 읽어줄까?'라고 선심 쓰듯이 물어보면 얼른 눈을 반짝이며 좋다고 책을 가져옵니다. ㅎㅎ 엄마와 아들의 책 읽기는 오늘도 쭉~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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