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환이 옆에 누워 ★ 2005-07-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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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7월 작성>
 
한국에서 영환이는 아기침대에 재웠지만 저희 부부침실에서 함께 재웠어요.
그러니까 부부침대와 아기침대를 딱 붙여놓고 한 방에서 생활했지요.
 
미국에 와서 방 두 개짜리 family 기숙사에서 살게 되었는데 방 하나를 영환이 방으로 꾸며주고 싱글침대를 놓았습니다. 영환이를 따로 재우려는 생각에요..
 
여전히 재울때는 제가 옆에 누워서 재웁니다. 싱글침대이다보니 이제 부쩍 커버린 영환이와 제가 함께 눕기에는 비좁긴 합니다만 영환이를 재우기 전에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책도 몇 권 읽어주는 행복한 시간을 나누기에 참을만 합니다.  영환이가 잠이 들면 저는 부부침실로 살짝 빠져나오지요.  물론 한밤중에 깨어 '엄마~'를 외치면 얼른 득달같이 달려가서 다시 안심시키고 토닥토닥 다시 재웁니다.
 
지난주 토요일 남편이 먼저 한국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다음주에 영환이와 들어가구요. 2주간 잠깐 방문하는 것이니 너무 짧아 아쉽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무튼.. 남편이 간 이후로도 영환이는 영환이 방에서 자고 저는 부부침대에서 혼자 잤습니다.
 
그런데 오늘밤 영환이가 저희 침대에서 자겠다고 하네요. 모처럼 넓은 침대에서 둘이 뒹굴거리고 책도 읽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리고 영환이는 잠이 들었지요. 저는 아이를 재운 후 인터넷을 이것저것 하고.. 이제 자야지.. 하면서 영환이 옆에 누웠습니다. 그런데.. 정말 오랜만에 영환이와 한 침대에서 쭉~ 잔다고 생각하니 왜 이리 가슴이 설레이는지.. 영환이 옆에 누워있다가 벌떡 다시 일어나 쑥쑥에 다시 들어왔네요. 뭐랄까.. 이 감정을 나누고 싶다고 할까요..  그만큼 제 쑥쑥 사랑은 별나지요? ^^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지난 일 년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납니다. 낯선 땅에 와서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을텐데 크게 엄마속 썩이지 않고 잘 커 준 영환이가 고맙기도 하구요. 많은 분들이 영환이가 한국에서도 영어를 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고 적응했으리라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답니다.
 
한국에서 영어가 우리말보다 편했던 녀석이.. 미국에 와서 어찌된 일인지 거의 6-7개월이 넘는 silent period를 가졌습니다. 거의 영어를 쓰지 않더군요. 물론 유치원에서는 어쩔수 없이 자신의 필요에 의해 (예를 들어 화장실에 가야 한다던가 무엇을 원할 경우) 영어를 쓰긴 했겠지만 집에서, 또는 혼자 놀 때 거의 영어를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우리말은 많이 늘었구요.
 
이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진다 생각하고 약간 걱정이 될 무렵, 그러니 불과 몇 달 전이네요. 다시 영어를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silent period 동안 큰 output의 진전은 없었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언어 문화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이제는 영어와 우리말을 모두 조잘대는 수다쟁이로 다시 돌아왔답니다.
 
영어를 꾸준히 해왔던 아이도 이럴진대.. 처음 영어를 접하는 아이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마다 필요한 침묵기(silent period)는 다 다르다고 합니다. 우리 엄마들 아빠들 아이들에게 영어를 접해주면서 어쩌면 자꾸 조급증이 밀려올지 모릅니다. 생각보다 발전하는 속도가 느릴때 참 답답하기도 하고, 영어를 접해주는 방법이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아이가 영어에 흥미/적성이 없는건지 이런 저런 고민을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엄마아빠의 조급증/걱정/조바심/인내심 등등이 바닥이 날 때 쯤 마치 약을 올리는 것처럼 결과물/성과를 보여주곤 합니다. ^^
 
내일은 영환이가 동네 교육청에서 하는 심리/언어/발달검사를 받으러 가는 날입니다. 처음 이런 검사를 받는건데요.. 사실 크게 걱정 안한다고 겉으로 큰소리를 치긴 하지만 속으로는 약간 떨리고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워낙 모든 면에서 느리게 커 온 녀석이라 말이죠.
 
참참참! 또 한 가지 나누고 싶은 소식이 있네요. 워낙 연필 잡는 힘이 약해서 그림도 제대로 못그리는 영환이.. 그래서 글씨 쓰는것도 많이 걱정을 했는데요, 드!디!어! 자기 이름을 쓰기 시작했답니다. Justin에서 n 빼고 Justi을 혼자 힘으로 쓰더군요. 크하하하하! 물론 가은이나 다른 아이들처럼 세세한 묘사까지 담은 멋들어진 그림을 그려내는 아이들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지만 저로서는 너무너무너무 기뻐서 하늘로 날아가는 기분이었답니다. ㅋㅋㅋ 이래저래 나눌 소식이 많네요.
 
아.. .벌써 새벽 2시가 다 되어 가네요. 이제 다시 영환이 곁으로 가서 살며시 누워볼까 합니다. 남편 대신 영환이와 함께 자는 오늘밤은 왠지 즐거운 꿈을 꿀 것 같습니다. 쑥쑥맘님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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