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참 후회롤세~ 2015-09-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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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횡단하려면

작은 걸음들이 수백만 번 필요하다.

그리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길의 한 부분이 되고 경험의 일부가 된다.

<라인홀트 메스너/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

 

 

 

 

 

낮에는 아직 꽤 덥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면 아, 가을이네~ 싶은 날씨입니다. 아직 성장 중인 아이들은 감기 조심해야 할 시기이지요. 철철이 감기 달고 살던 아이가 무탈하게 지나가기 시작하면 거의 다 자란 거랍니다.

어른이 되어도 그러면 그건 병약한 체질이어서 그렇겠지요..그런 분, 없으시기를 빕니다^^

 

 

 

수시 원서 접수가 다 끝난 모양예요. 입시가 끝났지만 아직은 이 시기가 썩 자유롭지는 않아서 며칠 안절부절 이었습니다. 그래서 '내 놀던 옛 동산', 입시사이트를 기웃거리고 있었어요. 해매다 달라지는 전형들이 대부분이라, 선배라고 별다른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그 답답함과 안타까움으로 그저 응원합니다...기도합니다...힘내세요...그런 것이 고작이지요. 그리고 마음 저변에, 이제 우리는 끝나 다행이라는, 참 다행이라는 감사도 살며시 깔립니다. 입시에 우여곡절 참 많았었는데 인간이란 참...ㅠㅠ

 

 

 

레이지네 집 글은 당분간은 이런 이야기들,,,입시에 관한 소소한 단상들로 채워질 것 같아요. 때가 때이니 만큼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입시를 하실 요량이신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자사고니 특목고니 하는 입시는 제가 잘 모릅니다. 해외대학도 역시 깜깜예요^^;;

 

세상이 광속으로 달라져 대학입시도 아마 해마다 달라지리라고 봅니다만, 그래도 '입시'의 형식을 갖춘 평가는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레이지는 평준이든 비평준이든 일반고를 나와서 국내 대학엘 진학하는 표준 코스, 아주 평범한(?) '대한민국의 대학입시'의 주변 이야기들을 써볼까 합니다.

 

 

 

 

 

이것 참 후회롤세~

 

 

 

수학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때 수학동화를 즐겨 읽어 서술형 문제를 수월하게 풀어서 저는 아이가 수학은 당연히 잘 하리라고 믿었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가서도 풀이과정을 안 쓰고 문제 중간 중간에 숫자 몇 개 쓰고 답을 내더군요.

 

풀이과정까지 채점하는 수행평가 시험에서 당연히 최악의 점수를 받곤 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절망적인 점수를...으으으~~~~

 

그러면서 뒤늦게 그 과정을 밟아가느라 시간이 참 많이 들었답니다. 게다가 개념 탄탄이 아니면 아이는 진도 나가는 것도 거부했었어요. 그래서 수학 내신은 참 '저렴+소박' 했지요.

 

 

 

 

 

저는 종종 기초가 부실한 건물 짓기에 아이들 성장을 비교하곤 합니다. 기초를 다지고 또 다져 어떤 하중에도 끄덕 하지 않을 단단함이 있어야 한다고 그렇게 열변을 토하면서도 내 아이 수학 기초가 그렇게 부실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학생부에 아이를 물 먹이는 결정적인 멘트를 날려주신 담임선생님과 수학 덕분에 미샤는 결국 수시에서도 수능에서도 쓴맛을 호되게 보게 됩니다.

 

 

 

12월을 푹 쉬면서 생각을 해보던 아이가 정시는 포기하고 재수를 해보겠노라고 하네요.

 

이른바 '독재'라는 것을 합니다. 주변에서 재수학원엘 가야한다고 걱정들이 많았지만 아이도 저도 딱히 그럴 필요를 못 느꼈고, 그 천문학적인 비용이 부당하다는 생각였어요. 물론 부담도 됐습니다.

 

 

 

독서실-헬스-독서실-...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챙기고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습니다.

 6월 모의까지도 개념서를 하고 또 하면서 풀이과정 연습을 했으니 얼마나 늦된 과정인지 아시겠지요..^^;;

 하지만 그 6월부터 수능까지 언제나 점수는 안정적으로 1등급 구간 내에서 나오더군요. 재학 중엔 3~5등급 불사였습니다. 쿠하하~~~(이거 웃는 거 아님다~비명예요...)

 

그리고 언제나 맨 끝 두 문제를 시간부족으로 못 풉니다.

 

신기한 것이 난이도 상관없어요. 평가원이든 교육청이든 사설이든 또한 마지막 두 문제요, 1등급 컷이 92점이든 79점이든 언제나 두 문제입니다. 컷이 낮으면 아이는 초집중으로 녹초가 되어 있곤 하는데 표준점수는 황홀해지더군요. 게다가 문과 수학은 1등급 구간에서 보통 두 군데에서 소위 말하는 표점 뻥튀기 구간이 있어서 유리해집니다.

 

시험 끝나고 풀어보면 다 맞구요..연산, 풀이과정에서 시간을 못 줄이는 것이지요. 만점을 맞을 수 있는 아이가 언제나, 한 번도 빠짐없이 그 두 문제를 놓치는 것을 보면서, 본인은 수능이 코앞이니 시기상 한계다 하고 쿨하게 내려놓았지만 저는 아이 초등 시절을 뼈에 저밀 정도로 후회했었습니다. 기술적이든 심리적이든, 그 한계를 극복해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던 그 기간에 정말 그랬습니다.

 

 

 

이런 곡절은 있었지만, 재수는 그동안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던 아이에게 상당히 큰 교훈을 줬나 봐요. 많이 크고 넓어지고 깊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재수를 꼭 해야 할 필요는 없겠지요. 입시에 이렇게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건 좀 낭비 아닐까요?

 

 

 

지금 초등이든 중등이든 수학을 그런대로 꽤 한다고 생각되시더라도, 혹 마음에 살짝 찝찝한 부분이 있으시다면, 더 늦기 전에 확실하게 짚고 가시길...""라는 만족에 허술함이나 빈구석도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지금이야말로 짚어볼 수 있는 최고의 시기랍니다.

 

 

 

시간을 줄이지 못하던 내내 아이가 하던 말이 있습니다.

 

엄마, 수능 수학은요, 원래 누구나 다 맞을 수 있는 문제들이예요..시중 어떤 문제보다 평가원 문제가 그래도 제일 깨끗한 편이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문제죠!

 

 

 

 

 

오늘은 여기까지만 쓸게요..추석 준비로 마음들이 바쁘실 텐데 무탈히 잘 보내시고 나중에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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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맘 2016-03-26 22:30 

이제야 이글을 봤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많은경험에서 묻어나오는 차분함?으로 이겨내시고 써주신 글을 읽고 뭉클했습니다

많이 늒기고 생각하는 글 감사합니다~^^

쌍큼이 2015-10-08 19:05 

네~맞습니다~ 저도 큰애가 고등수학에서 무너지는것을 보며 동생들을 더욱 빈틈이 어디인지 보게됩니다~^^ 그렇다고 넘 공부에만 치우칠 수도 없구요.ㅡㅡ 양쪽을 다 살피며 간다는것이 쉽지 않네요~ 레이지님~ 좋은글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