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엄마표 2009-04-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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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 처럼 영어, 수학이 부담스럽지 않은 엄마라면 엄마표라는게 뭐 특별할 것도 없습니다.

돈 받냐 안 받냐의 차이일뿐 가르치는 것은 같거든요.

그러나 보통의 엄마라면 엄마표라는게 어쩜 또 다른 굴레가 되어 엄마도 아이도 옭아 메는 것 같습니다.

저처럼 가르치는 것이 업인 사람도 자식 가르치기는 또 다른 차원의 고통을 유발하더군요.

차라리 비교할 만한 다른 경험이 없으면 내 아이만 보기가 쉬울 것 같은데... ㅠ.ㅠ

 

여기서 진정한 엄마표의 본질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사교육의 대안으로서 집에서 엄마가 가르치는 것이 엄마표가 아니라...

사교육의 폐해를 줄이고자...

내 아이를 좀 더 행복하게 해주고자 하기 위해서 엄마표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마표의 목표가 꼭 학과 공부나 좋은 학교의 진학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아이들에 치여 무력감을 학습하고

성취감 대신 좌절감의 반복으로 인한 무기력한 청소년이 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고자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엄마표의 바탕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다니면서 시험 무시하고 성적 무시 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공부는 꼭 해야겠지만 기왕이면 아이를 살리는 공부를 하기 위해 엄마표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랑 같이 공부하는 중 1 아들램이 바로 그 경우입니다.

우리 꼬맹이 친구 형아에요.

7살 부터 진행된 사교육의 전형적인 예이고 이미 무력감에 휩싸인 서글픈 사춘기 소년입니다.

그집 순딩이 엄마가 얼마나 괴로웠으면 식칼을 부여잡고 너 죽고 나 죽자고 울부짖었겠습니까....

 

저랑 같이 9월 무렵 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약간의 보수는 받지만 엄마표의 자세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와 함께 본다면 너무너무 늦되는 아이입니다.

영어는 고사하고 우리말 어휘 조차 초등 저학년 수준입니다.

그런 아이이지만 이 아이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 수학을 아주 잘해요.

물론 다른 아이 다 무시하고 이 아이만, 전적으로 이 아이만 바라볼때 수학을 아주 잘 합니다 ^.^

학교나 학원에서는 또 설명 해줘도 모를 것이기에 자연스럽게 무시하고 넘어가는 학생이지만

저와 함께 할때는 수학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아주 똘똘한 아들입니다 ㅋㅋㅋ

 

중1 겨울 방학인 지금, 남들은 중 2 과정 8-가 선행에 열을 올리고 있을테지만

우리는 드디어 어제 7-가 함수를 끝냈고

오늘 가슴 벅차하며 7-나를 시작했습니다.

2월 중에 다 끝내고 새학년 되기 전에 조금이라도 예습을 하는게 현재 우리의 최대 목표치입니다.

 

영어는 헨리 앤 머지가 너무 어려운 수준입니다.

현재 우리 꼬맹이가 대여섯살 적에 봤던 그림책 열심히 보고 듣고 따라 부르고 있답니다.

이제 조금 주어 동사 목적어 정도의 문장 구조를 파악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ㅠ.ㅠ

 

이 아이가 2학년이 되고 다시 학교 시험 보면 성적이 오를까요?

전 그닥 낙관하지 않습니다.

그럼 왜 공부하냐구요?

똑같은 꼴찌 부류의 성적이더라도 무기력하고 패배감에 짓눌린 아이가 되게하지 않으려구요.

해도 50점 안해도 50점 맞을 아이지만

여기 저기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하는 시늉만 하면서 진짜 공부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학창시절 다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똑 같은 50점이지만 자기 점수에 긍정적으로 웃을 수 있고

난 공부만 못할 뿐이지 다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존감을 갖길 바래서 엄마표를 합니다.

 

저랑 영어 수학 공부만 하냐...

그러기엔 아이가 공부할 수 있는 집중력이 너무 약하고 하루는 너무 길어요 ㅠ.ㅠ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수다도 떨죠.

아침 10시 즈음 우리집에 와서 늦게는 9시에 갑니다.

 

초등 2~3학년이 읽는다는 한국사 10권짜리 시리즈를 차근차근 읽기 시작해서 현재 4권 읽고 있구요.

세익스피어가 누군지도 모르던 아이가 도서관에서 베니스의 상인을 빌려다 읽더군요.

물론 초등학생용 클래식 문고였지만...

 

뛰어나길 바라는 욕심을 채우기에 사교육이 시덥지 않아서 엄마표를 하는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꼴찌라도 좀 더 행복한 꼴찌가 되게 하기 위해서 엄마표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엄마표로 아이의 성공을 이끌어 내는 것이 엄마의 행복이 되는 분들도 있겠고...

엄마표가 그저 밥 하고 빨래하는 것 처럼 일상의 한 부분이고 내 행복의 전부가 될 수 없는 엄마들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 보다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엄마들도 아주아주 많습니다.

 

하니비님 처럼 정말 멋진 설대생을 키워 내는 엄마표가 헤드라이트를 받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치기에

자칫 멋진 꼴찌를 키워내는 엄마표는 엄마표 축에 끼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엄마표라면 충분히 잘난 꼴찌도 키워 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진정한 엄마표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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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표맘 2009-04-20 13:09 

비도 부슬부슬 내리는 오늘

겨우 6살짜리 수학, 넘들은 다시키는데...가슴 쓸어내리며,안타까워하며,

귀막고 천천히 이제부터 엄마표해야지 마음먹고있었는데...

행복한 꼴찌..란 글에 가슴찡하게 감동이 오면서

엄마표로 열심히 수학개념 다져놓고 엄마표로 넘들보다 더잘나게 해야지...맘먹은게 점점

글을 읽어가면서 부끄러워집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