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에게 희망을2 (발달장애아를 키우는 맘들을 위해) - 2008년 6월 2009-10-0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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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게으름으로 인해 막내딸 이후에 초딩 큰아이들의 공부로 걱정일 엄마들에게 희망을 위한 글을 못쓰고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

 

대신 딸의 친구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후 얼마지나 청소하고 교실밖에서 아이를 기다리며 신이 엄마를 알게되었습니다.

신이는 흔히들 말하는 발달장애아(글자도 다 알고 덧셈도 잘하고 19단도... 그러나 생각이 많아서 말을 잘 하지않고 다른사람과 소통하지 않는) 입니다.

신이가 다른집에도 가지않아서 아이들이 수업하고 있을때 주로 엄마들끼리만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신이를 아이들과 소통시키기 위해서 언젠가는 같이 놀게 하자는 약속만을 여러번하며 저희 아이들에게 신이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했습니다.

혹시라도  자신들과 다른모습때문에 신이를 오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이라는 아이가 놀러올건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장애아가 아니라 아직은 생각할게 많고 쑥쓰러움이 많아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지만 같이 놀아주면 좋겠다..."

하루 이틀 저희 아이들은 신이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신이가 쉽게 저희 집에 놀러오지 못했습니다.

물론 놀이터에서 같이 놀 기회도 쉽게 주지 않았구요

 

두달여쯤 전일까요..

하교후 신이와 함께 집으로 오던중 딸아이가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집에가서 같이 놀자고...( <==이건 신이에겐 너무나 가혹한 시련입니다..^^;;)

우리집이 안된다고 하니 놀이터에서 놀자고 졸라댑니다..

태권도 가기전 한시간쯤 시간 여유가 있던 신이는 같이 놀이터에서 놀게됐습니다.

^^ 조용하던 신이... 딸아이와 함께 놀면서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뒤늦게 하교한 큰아이들까지 모두 불러모아 신나게 놀았습니다.

그 날 이후 신이는 태권도를 그만두고 쭈욱 놀이터에서 놀기 시작했습니다.

삼주쯤 지났을때였습니다.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신이와 얼굴이 상기된 신이엄마가 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와 놀겠다며 집으로 신이가 가자고 했다며 신이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더라구요

저희 아이들 공부하던것 다 중단하고 놀이터로 나갔습니다.(여전히 집에는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며칠뒤 저녁늦게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신이였습니다.(전화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자기가 전화 걸겠다고 해서...또 신이엄마는 엉엉~~~ㅜ.ㅜ)

얼마전에는 드디어 집에 들어와서 3시간을 놀고 간 적도 있었습니다.

여전히 집에 들어오면 불안해하고 그 이후엔 20~30분..(그때마다 저희 큰 아이가 이리저리 고생을 합니다 ^^) 정도 머물기만 합니다.

식당에 가는것도 너무 싫어라하지만 식당도 같이 가고 도서관과 서점도 같이 다니고 갯벌에도 놀러갔습니다.

 

얼마전에는 다른친구가 신이를 장애라하고 다른아이한테 말했다가 저희 아이들 싸울뻔하기도하고 집에와서까지도 분이 안풀려 억울해했습니다 (이럴땐 싸워도 책임지겠다며 싸움을 부추기는 못말리는 엄마^^;;)

 

저희 아이들 반에는 발달장애나 자폐, 신체장애를 가진(<==혹여 이 단어들에 대해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너그러이 이해하고 넘어가주삼) 아이들이 한두명쯤 같이 수업을 받습니다.

 

신이 엄마는 처음엔 참 조용하고 소극적인 언니였습니다.

그러나 사실...본색을 들어낸^^ 지금은 정말 활달하고 활기찬분입니다.

이사온지 3년여쯤... 동네에 잘 알고 지낸 사람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활달하고 명랑한 신이엄마를 소극적인 사람으로 변하게 한건 우리들의 시선이 아닌가합니다.

아이때문에 주눅들고 조심스러워지고....

 

신이는 19단도 외울줄 알고(한동안 줄줄 외워대더니 요즘은 조용합니다....에구 변덕쟁이 ^^) 피아노도 두손으로 잘 칩니다(요즘엔 엄마가 피아노를 쳐도 닫아버리지만ㅡ.ㅡ;; 웬수댕이지요ㅋㅋ)

그러나 이렇게 똑똑한 신이가 다른사람 눈에는 참 이상하게 보일겁니다

조용히 있다가 똑같은 말을 아~~주 큰소리로 반복하고 눈을 똑바로 마주보지 않고 말을 건네도 무시해버리고 행동도 어눌하고...

이렇게 이상하게 보고 멀리하려 한 우리들때문에 신이는 세상과의 소통이 더욱더 부자연스러워지고 신이엄마는 힘들고 외로워졌나봅니다.

 

매일 놀다보니 너무 지나치게 노는걸 좋아하게되어 이제는 약속을 정하고 일주일에 세번만 놀이터에서 놉니다.

놀이터에서 놀기위해 신이는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합니다

놀이터에서 놀다보니 신이는 말도 더 많이하게되고(과묵하던 아이가 수다쟁이가 되었습니다...수업시간에도 가끔...^^;;) 이곳저곳 다니면서도 거부감도 덜 갖게 됐습니다.

하지 않던것도 하고 하기 싫은것도 조금씩은 하게 되었습니다..

무서운 치과에 가서 치료할때마다 엄마를 찜질방 사우나하듯 땀 흘리게 했던 신이가 이번엔 수월하게 치료도 마쳤습니다.

바리깡 소리가 무서워 미용실 한번 못갔던 신이... 주말엔 형과 같이 머리도 싹뚝싹뚞(바리깡은 사용못했습니다)

무엇보다 제일 많이 변한건 신이와 엄마 얼굴에 미소가 살아났습니다.

 

여전히 신이는 다른사람들 눈에는 무언가 이상해보이는 아직은 배워야하고 익혀가야 할 게 많은 아이입니다.

 

하지만 신이의 변화속도는 변신로봇 변신속도만큼이나 놀랍고 즐겁습니다 ^^

 

 몇년뒤엔 신이가 혼자서 잘하고 스스로 사회와 소통하는 아이로 자라리란것을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지금 어딘가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가진 아이를 키우고 계신 엄마들...

정말 힘든길을 걷고 계시지만 힘내세요

신이처럼 세상과 소통하는 아이로 자라날 수 있을거예요

 

혹 주변에 신이와 같은 아이를 친구로 두신 어머님들...

내 아이와의 시간이 그 아이들을 세상으로 나오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들 신이때문에 공부시간, 독서시간 많이 빼았깁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나 저나 그 시간을 아깝게 생각한적 없습니다.

저희 아이들 잃어버린 공부시간보다 더 큰 보답을 신이와의 시간에서 받고 자라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아를 키우며 세상의 시선에 힘들어하는 엄마들에게...

꽃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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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lia 2011-01-14 18:53 

맘이 아름다운 엄마와 아이들입니다.

저희 딸은 장애아 통합수업을 하는 학교라서 유치원, 초등까지 5년간 같은 반에 배정되어서 지내도 그 아이들에 대해서 아예 관심이 없는 아이입니다.

물론 해꼬지도 안하지만요.

물론 저도 별 수 없는 사람이고요.

많이 부끄럽습니다.

강아지풀 2009-11-19 08:21 

아름다운 글 잘 읽었어요 ^^

저는 생각만 하는 겁쟁이인데 종채맘님은 몸소 실천하시는 행동가시네요.

많이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