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무작정 책읽는 것의 힘- 이 구라같은 말 속에 뭐가 숨어있는 건가 2009-10-27 00:18
2926
http://www.suksuk.co.kr/momboard/BFA_083/22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쑥쑥닷컴 - 파일 다운로드

파일을 다운로드 합니다.

댓글 남기기

글이 명료치 않아서, 의도치 않은 뜻이 전달된 것 같아, 원글을 전면 수정합니다 ;

----------------------------------------------------------------------------

영어가 외국어인 환경, 즉 영어를 말과 글로 연습하고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되어 있는 우리 환경에서 [책읽기]가 발휘할 수 있는 힘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자녀교육 전반에 대해 책이 영향을 미치는 것, 혹은 해줄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라고 믿습니다.

 

특히 하루하루 아이들을 따뜻하게 건사하며 살아가기도 참 버거운 일하는 엄마들이나,

엄마 자신 영어가 자신없어 아무것도 못해준다는 자괴감이 드는 가정,

학원에 간다면 쑥쑥 이끌어줄 거라고 상상(!)되는 것들을 집에서 하느라 놓치고 있지는 않나 걱정하는 분들께, 어쩌다 보니 제대로 한 거라곤 책읽기(들으며 읽고, 소리내어 읽고, 눈으로 읽고, 혹은 듣기만도 하며) 밖에 없는 저희 집 아이도, 언어의 4대영역에 걸쳐 어느정도 골고루 발전해 왔으니 책읽기의 결과가 그저 [읽기]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 말하고 싶었나봅니다.

 

물론 가능하다면, 영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놀이도 하고 디비디나 비디오를 보며 흥미도 쌓고 잘 구성된 학습지를 통해 책읽은 바를 확인하거나 문법적인 혹은 구문상의 이해도도 높이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소통자와 정기적으로 대화도 하고, 또 단어학습을 통해 언어를 빨리 확장/ 발전시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요. 이 모든 것이 책읽기와 함께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영어학습 방법일 것입니다. 이론상으로는.

 

그런데 초등 단계에 있는 어린이들이 이런 과제를 다 적절하게 수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지요. 자연과 노는 과정도 있어야 하고, 친구 사귀며 또 야단도 맞아가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배우는 과정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삶의 가르침입니다. 자칫 여러 방법 중 어느 하나가 강조되어 (학원 등에서 하는 방법이 그렇듯이), 아이 스스로 지레 영어를 버거워하거나 싫어하게 될 가능성도 있고, 부모의 열정과 목표가 너무 앞서가서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초등단계의 아이들에게는 아무리 성숙한 아이라 하더라도 자기 동기에 의한 흥미가 없으면,

지속적인 몰입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영어가 아무리 꼭 필요하고, 속된 말로 내 밥줄이 될 수도 있다고 알고 있는 청소년과 성인학생의 경우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지요.

그렇다고 이 아이들의 모국어 수준이나 사고의 성장은, 몇가지 놀이와 단순한 대화로 흥미를 지속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 연령에 맞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묘사,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 여러 인간관계와 그 해결과정을 아이들이 영어로 접할 수 있는 것은 많은 경우, 책을 통해서입니다.

당연한 얘기지요 ^^

 

- 쉬운 책부터, 부담감없이 시작하고 지속할 수 있으면, 단순한 몇몇 단어들은 - 예를 들어, walk, waddle, run, scamper, leap, sqaunder...- 문맥 속에서 얼마든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도 비슷한 수준의 다른 책에서 다시 발견하고 아항, 그 때 그 말이 고 뜻이었구나.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마다 성향이 달라서 처음 접하는 어휘를 모국어로 확인한 이후에만 전체 문맥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정말 쉬운 책부터 문맥을 통해 유추하는 습관을 기르다보면 아이 스스로도 책읽는 진정한 맛을 알게 되어 스스로가 기뻐하고, 나아가 한 단어가 여러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일찍부터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삼아 읽기 시작한 책을 사전찾아 가며 읽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책은 다른 여러 가지 것들(놀이터, 친구, 영화, 게임?)과 함께 오락의 대열에 들게 되지요.

심심풀이 껌도 쌓이다보면, 말로도 튀어나오고 글도 써지고, 생각과 경험세계가 확장되고,

그러다 보면 스스로 제대로 된 (문법적으로도) 말과 글에 갈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주먹구구 식으로 넘의 나라 말로 된 ^^ 글을 읽는데 제대로 이해나 하는 걸까 ?

아이들은 기계가 아닌 이상, 이해도 하지 못하는 걸 몇 십분씩 붙들고 앉아 보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재미있다고 하고 그 다음 책도 집는다면 그것 자체로 ‘무작정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여러 가지 작용이 일어나는 거지요. 재미있는 책이 해롭지 않다면 재미난 것을 읽게 하는 게 길입니다. (책을 읽는 이력이 쌓이다보면(+엄마의 작은 관심/대화), 영어에 대한 감과 표현력 뿐 아니라, 자기와 맞지 않는 서사구조, 옳지 않은 표현들에 대한 자체 검열 능력도 조금씩 생깁니다.) 한글책도 그런 것처럼 항상 정확히 읽어내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창조적 오역]이 줄 수 있는 힘도 있고, 그래서 이해도가 성숙해지길 조금 기다려주는 게 필요합니다.

가끔 체크는 해주시되 너무 걱정하고 의심하진 마세요.

 

- 책을 읽는다고 말이 될까?

저희집 경우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초3인 큰 애, 일반유치원 나와서, 공립초등학교 다니며 방과후 영어수업이나 학원에 다니지 않고 영어합니다. 유아기 때는 스스로 영어책을 읽기는 커녕, 자아가 성장하는 시기라 익숙한 언어로 양껏 자기표현을 하도록 일부러 영어로 대화하는 것도 자제했습니다. 단 영어책은 그냥 엄마와 소통하는 하나의 색다른 ‘꺼리’로서 아기 때부터 계속 읽어주었습니다. 재미난 액티비티 개발은 커녕 부지런한 분들이 올려주신 것 따라하는 것도 못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책읽기 자체가 액티비티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아름다운 아이 그림책들이 좋았고, 문장들이 귀하게 느껴졌고, 아이와 읽으며 눈맞추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으니까요. 낮동안 아이와 있을 수 있는 처지가 못되어, 비디오에 노출시키는 것도 자제. 이렇게 유아기엔 영어가 아주 낯설거나 어색하지 않은 정도로 접하다가, 스스로 읽기 시작한 초등 때부터 조금씩 책읽은 것이 말로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책읽은 것이 말이 되어 나오려면, 책읽은 것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자기 실제생활과 자꾸 연결되고 유추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론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많이 듣고 많이 읽어야 그게 어느 순간 자기 생활에서도 저절로 튀어나오기도 되지만, 하나를 읽어도 확 꽂혀서 읽으면 똑같은 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집중도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좋아서 하는 것일 때 생기는 것이지요. 가끔 아이들이 뭔 얘기를 하다가 주니비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던데... 혹은 매직스쿨버스에서 프리즐 선생님도 그런 말했어...뭐 이런 식의 이야기가 나오면 그냥 넘기시지 마시고 껴들어서 궁금해하시고 영어표현이 어떤지 수다하세요.

 

말을 잘하려면 물론 상대가 있어야 하지요. 말하는 상대이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냥 들어주는 상대만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우리말로 책읽은 것에 대해 나중엔 영어와 섞어서 혹은 영어로만도 말하게 해보세요. 저는 그나마 대화할만한 능력은 되어서 다른 걸 해주지 못하는 대신, 아이 책읽은 걸 들어주고 같이 이야기하곤 합니다. 영어대화가 잘 되지 않는 부모라도 질문을 던질 수는 있을 거에요. 아이 관심의 초점에서 벗어나지 않는 질문만이라도 영어로 애써 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큰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요즘 아이들, 음성자료가 많아서 부모발음 아무리 이상해도 개체 돌연변이 진화할 수 있다는 거 다 아시죠 ^^) 저렇게 열악한 교육환경에서 자라난 내 부모도 하는구나... ㅎㅎㅎ 아이들, 의외로 많은 것을 생각할 줄 압니다 ^^

 

- 책읽고 몇마디 하는 걸 가지고 길게 대화도 하고 긴 문장도 쓸 수 있을까나?

다시 저희 아이 예를 들면, 영어 일기나 독후록을 정기적으로 하지 못했습니다. 열손가락 꼽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쓸 때마다 발전해있고, 늘 쓰는데 특별히 괴로워하지 않습니다. 말이 익어가는 것과 동시에 글은 같이 발전합니다. 스펠링 틀리고 문법적인 오류도 있지만, 3학년쯤 되니까 그게 좌절스러운 게 아니라 스스로 더 나아지고파 하는 동기유발이 되는 듯합니다.

책읽기가 익어가면서 저와 나누는 대화에서 영어의 비율이 늘어갑니다. 문장의 숨도 길어지고, 제법 섬세한 감정표현 상황묘사도 하다보니 내 영어까지도 탄력이 붙는 것 같습니다. 역으로, 엄마가 영어로 말하기가 힘겨운 분이시라도, 상대하다 보면, 더 많이 읽고 잘하는 상대(아이)까지 발전해가는 모습 보시게 될 거에요. 그 때 책 내용이 좋은 매개가 됩니다.

 

이전 글에서도 한 말이지만, 엄마로서는 이런 과정 속에서 듬성듬성 빈구석이 많은 게 답답하고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아이의 근본부터 이끌어주려는 게 우선이라면 학습적으로 약간 빈구석은 조금 참을만하다고 여겨집니다. 아이와의 관계가 항상 우선되어야 아이러니하게도 학습이 성공하는 거지요. 아이를 믿어야 합니다. 내버려두라는 것이 아니라, 맡겨놓아도 뭔가를 추구하고 노력할 수 있는 힘을 믿어주어야, 기대하지 못했던 부분을 해내기도 합니다.

 

요즘 저희집 주제가를 소개하며 마칠까 합니다. ^^

러브홀릭의 버터플라이. 둘째 꼬맹이 녀석이 확 꽂혀서 하도 흥얼거리길래, 어제 나들이 다녀오던 길에 차에서 무한반복해서 들었어요. 나중엔 온가족이 다 꽤랙꽤랙 합창을 해댔는데, 아빠는 알렉스, 언니는 호란, 꼬마는 웨일과 박기영(오호. 이렇게 고음이 가능해서?...가 아니고 그냥 목소리가 5인분이라...), 엄마는 그 외 목소리와 코러스를 주로... 날씨가 따뜻해서 창문 열고 길막힌 광화문 야경을 뒤로 하고 가는데, 옆 차들이 다 킥킥거리네요. 아이들이 “너를 믿어, 나를 믿어~~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어” 하고 불러제끼는 노래가 얼마나 감동인데 웃는지 들...

벌써 10월의 마지막 주입니다[email protected]@ 가을 잘 마무리하셔요.

(저작권 문제되면 나중에 삭제하지요 ^^)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
예지네 2011-06-10 03:24 

안녕하세요. 저 뜬금없이 댓글 이렇게 늦게 달았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제가 anthropo님의 존재도 어제서야 알았고, 이런 좋은 글이 있다는 걸 이제사 알았지 뭐에요.

홍박사님이 anthropo님 글을 칭찬하시는 말씀을 듣고 솔깃해서 들어왔다가 완전 감동받고 있어요.

좀 전에 남편이 술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덕분에 잠을 깨워 놔서, 잠 못 이루는 밤 anthropo님 글을 읽고, 달아주신 노래도 듣다가 감동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고 있으니 저도 참 주책이지요? 감동을 주셨으니 때 늦었으나, 감사의 인사라도 드리고 가야 예의 인것 같아서 이렇게 댓글을 남깁니다.

처음 칼럼글의 마지막에 쓰셨듯이, 쑥쑥이 다양성을 인정한 덕에 님의 주옥같은 글도 모여지게 되었으니 정말 쑥쑥의 혜안과 안목에 감사가 절로 나네요.

저는 오늘밤 열심히 님의 글과 데이트를 하다가 기꺼이 날밤 새렵니다~

 

anthropo 2011-07-13 13:48:50
예지네님,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글인데 이렇게 인사남겨주셔서 참 훈훈하고 감사합니다.
한동안 칼럼글이든 게시글 쓰는 걸 접고 있어서 이렇게 들러주신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누군가의 글을 읽으며 날밤 샐 체력과 정열이 있으시다니! 그 점 참 부러운 걸요 *^^*
다시 쓰윽 읽어보니 제 글에는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좀 있는데...
찰떡같이 감동받으시는 분들이 계시니 축복이로군요 ^^
라라 2010-01-21 18:06 

저도 무작정 책만 읽어 주고 있답니다.

가끔씩, 학원 열심히 다니는 아이들 보면 걱정도 됩니다만 님의 글을 읽으니 다시

힘이 펄펄나네요.

그냥 재미있는 책 위주로 읽어주다보니 이젠 아이가 먼저 제게 책을 권하고 있답니다.

"엄마, 이거 너무 재미있다.  빨리 읽어봐".

쉬운 영어단어도 제대로 못쓰고 문법이 뭔지도 잘 모르니 학원 열심히 다니는 아이들에

비하면 너무나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영어를 즐기는 능력은 남들보다 더 높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책이든 한글책이든 내 아이에게 늘 좋은 친구처럼 함께하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스테디 2010-01-27 11:26:27
저처럼 반복하여 읽으시는분이 또 계시는군요^^
그래요. 어찌 전문가가 아닌 엄마와 함께하는길이 평탄키만 하겠어요?
저도 학원생각이 날때마다 좋은글들 읽으며 중심을 잡고 아직도 제가 할일이 많이(?)남아있음을 실감합니다. 님의 바램대로 저 또한 책이 제아이의 인생에 친구가 되어주길 바라며 오늘도 힘을내어봅니다.
anthropo 2010-01-28 12:59:16
나중에 나중에, 학원다니며 실력쌓던 친구들과 실력이 비슷해질 때쯤이면 (평균적인 영어실력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지요. 이 시대 아이들에게 있어서 ), 책읽는 힘이 나타날 거에요.
아님, 저한테 따지러 오셔요 ㅎㅎㅎ (여기 어떤 고수분이 이런 말 쓰지 말라 하셨는디..)
라라님, 스테디님, 반갑습니다. 화이팅입니다.
lazy 2009-10-28 14:11 

하이고~~~반가워라^^

 

올만에 들렀다가 인사 드리고 갑니다.

돋보기 쓰고라도 다 읽을껴~!!!

 

건강하시지요?

anthropo 2009-11-01 22:20:15
하이고~~~ 저야말로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잘 지내시지요 ?

요기 사랑방 하나 호젓하게 얻으니, 이리 반가운 분도 찾아오시고...
여러모로 부자된 마음, 감사한 마음입니다.

때가 하수상하긴 하나,(신종 뭐시기도 그렇지만, 요즘 서울시내엔 경찰차, 전투경찰차도 너무 많네요. 5공을 방불...) 건강하시고, 한고비 잘 넘기시어, 남도에서 혁명같이 훈훈한 소식 있기를 기원합니다.
^^ 담부턴 짧게 쓸라꼬요.. 잘 될라나 몰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