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the moment 2010-12-3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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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반말해서 죄송합니다.

제목은 제가 스스로에게 주절대는 제 모토라..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아침에 애들 남겨두고 출근하며 오늘 하루 호랑이처럼 살아라 하고 나왔는데,

난 올 한해 호랑이처럼 살았나 일에 몰두하려 해도 자꾸 여러 회한이 떠올라 송년인사 나누러 여기 왔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과 다른 해의 시작 사이에, 심지어는 20세기와 21세기의 간극에도 1초의 차이 밖에 없지만늘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은 물리적인 1초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군요.  상대성 이론은 쥐뿔도 모르지만, 아인쉬타인이 말한 시간지연 개념이 아주 단순히 말해서 빨리 움직이는 이에게 시간은 좀 더 천천히 간다는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 난 1년이 왜이리 빨리 간 겨 ㅜㅜㅜ

 

올해는 쑥에서도 잽싸게 돌아다니지 못한 거 같은데, 칼럼자리 차고 있다고, 어제는 고마운 손카드도 받았습니다 ^^ 고맙습니다 는 제가 받을 인사가 아닌데 이 자리 빌어 송구한 마음, 쑥에 계신 동무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큰아이 클레어가 4학년이 되면서 저의 영어가이드 방식은 (엄마표라고 처음부터 절대 말하지 못하는) 더 흐트러지고 끼어드는 것도 줄어들고 그러면서 기관에 맡길 이유도 찾지 못하겠고 그랬네요. 초게에 고학년의 이야기가 많지 않아서, 또 그 이유가 고학년 되면 다들 학원으로 가는 게야 라고 생각하기도 쉬울 거 같아서 클레어 얘기를 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실은 딱히 할 이야기가 없었어요 ㅎㅎ ㅜㅜ  늘 하던대로 책읽고, 저녁 먹을 때나 저녁 설거지할 때 학교이야기 하다가 책 읽은 거 얘기하고(영어로 혹은 우리말과 섞어서), 우리 문화재에 대한 글/일기 가뭄에 콩 나듯이 쓰고, 미친듯이 바쁜 아침마다 엄마아빠 라디오 듣는 거 (영어) 귀동냥하다가 어른들 시사토론에 껴들기도 해보고, 영어디비디나 뮤지컬 영상 같은 거 보고 동생(Anna)랑 한바탕 쇼 (일명 Superstar H(Home) !) 하고 그게 다입니다.

그래도 올 한 해의 그 깨알 같은 1초들 동안 이 시시한 활동들이 아주 무의미한 것만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올 초에는 못알아먹던 정치 사회 커멘터리들도 캐취하고, 글쓰면서 부끄러워할 줄도 알고(자기 사고의 성장보다 영어글쓰기가 더딘 걸 아는게죠 ㅎㅎ), 말하기는 단어가 아직 한정될지언정 막힘이 없네요.  

 

실은 요정도도 쓰기가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칼럼 첫 글에 썼던 것처럼, 아이이기 때문에, 잘한다는 것의 기준도 모호하고 잘하다가도 멈추고, 보잘것 없다가도 크게 될 가능성을 지닌 게 아이들이기 때문에 편하게 이야기하기가 힘듭니다.  세상 살다 보면, 처음부터 뛰어났던 사람이 긴 인생동안 끝까지 뛰어나기는 어려운 걸 종종 봅니다. 오히려 처음에 힘들었고 좌절했던 사람이 결국 경지에 이르는 경우가 많고, 낮은 단계에서 많이 굴러봤던 경험이 큰 밑바탕이 되어 죽을 때까지 자신을 채찍질하며 계속 성장하는 것도 보니까요.  그런데 쑥 같은 곳에서 다른 친구들이 잘하는 한 단면을 보고 그게 내 아이의 리듬과 관계없이 비교의 잣대가 되어버리면 그건 나눔이 아니라 드러내지 않는 횟초리(테러?)가 되어버리니까요.

 

영양가도 없이 글이 길어지네요.

아이들에게는 성실함과 준비하는 자세도 가르쳐야 하지만,

평생을 거쳐 그 순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니, 후회와 꾸중으로 뒤돌아보지 말고 (노래처럼, Dont look back in anger),

순간순간 아이에게 얼마나 의미있는, 최선을 다한 시간이 될 수 있게 도와주었는지 돌아보려합니다.

 

http://www.youtube.com/embed/3O1_TOszGvs&feature=player_embedded

(영상끌어오지 못하는 발솜씨를 이해하소서 ㅜㅜ  전 가슴부여잡고 들었네요. "My Best")

 

사족: 뜬금없지만 4학년 클양, 교육청 수학영재원에 최종합격했습니다. 오잉?

얼핏 다른 글들을 통해 비친대로, 단 한학기도 선행한 적 없고, 학원/학습지/과외로 공부하지 않았고, 경시스펙도 화려하지 않습니다. 3학년 때 하나 점검 차 본 정도. 그러니 소위 심화문제라는 것도 꼼꼼히 했다기보단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다만, 수학책은 수학문제 푸는 사이사이 폭넓게 봤고, 보드게임이나 기타 손으로 만지며 노는 것들 좋아해서 고학년 되도록 그딴 거 가지고 잘 놉니다……

엄하게 수학공부하지 않아도 이런 기회는 있다는 거 말씀드리고 싶어서 위에 적은 글과 상반되는 이야기 혀깨물고 해봅니다 ^^;

 

올해부터 영재원 선발이 달라졌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런 애한테도 기회가 오는가봅니다 ^^

1차는 부모/학생 추천서인데, 저는 변화된 건 모르고 다른 애들 영재원 준비해온 귀동냥을 듣곤 경기하느라 그냥 던져버렸는데, 선생님이 써올리셨다 하네요. 서류심사로(학교성적 및 추천서) 교내에서 한번 걸러내고, 그 아이들이 교내에서 다시 시험을 봤습니다. 관찰수업 전형이라고 들었는데 관찰은 개뿔. 점프왕 수준의 문제풀이 시험이었다 합니다. 여기서 합격한 아이들이 2차 전형인 영재성 검사를 받았습니다.

2차 전형 전에 중게에서 얻은 조언대로 영재성검사 문제집을 한번 줘봤는데 기가막히게 너무 좋아하는지라-엄마, 이게 수학이야? 이건 디자인하고 토론하는 거야, 내가 늘 하는 거 ! 뿔이 나서 한두페이지 하다 고만하라하고 그냥 검사에 임했습니다. 영재성 검사라는 것은 첨부한 기사에서도 말하듯이 종합적인 사고능력과 논리력 검사인 듯합니다. 준비를 안해서 잔뜩 쫄아서 시험에 임했던 클양은 시험이 아주 재밌었다고 잘난척을 하더만요. 2차 전형에는 애 학교에서 클양까지 합쳐 5명이 합격했는데, 다들 학원에서도 유명세날리는, 선행 빵빵, 경시성적 빵빵한 수학귀신들로 알려진 아이들이더만요. 다른 엄마들이 *** 얘도 수학 잘해? 했다는 후문이 ㅎㅎ  3차 면접에서 클양과 참하기도 한, 난공불락 수학귀신 남자친구만 합격했습니다. 면접은 인성테스트라는 말도 있고, 이미 영재성검사 점수를 기준으로 형식적인 절차라는 말도 있네요.

 

http://blog.naver.com/odyseus1/80121330483 (기사 ULR 를 찾지 못해서 남의 블로그에서 업어옵니다.)

 

클양이 아무 노력도 안했는데 천재성이 있어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조금씩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습관도 조금 잡혔고, 뭣보다 의욕이나 마인드는 굳건해진 아이입니다. 책도 좋아하고 저랑 대화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생각도 자라고 그것이 수학적 능력도 도와주었거니 생각되네요. 그러나 아이는 아이인지라 생각하는 만큼 실천이 따르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늘 책을 즐기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습관이 이 나이대의 아이들을 얼마나 크게 하는지를 잘 알기에 뭘 권하는 것도 조심, 시키는 것도 조심, 제가 해 온 가장 잘한 일은 그거라고 생각되네요.

 

별 것도 아닌 작은 결과이지만, 클양이 참 좋아합니다.

어제 내내 빙구웃음 지으며, Hi, mom. Im 영재 이러고 돌아댜녔네요. ㅋㅋ 

클양도 저도, 공교육에선 질문하기조차 눈치보이는 질문들, 수다들을 풀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영재라는 타이틀에 취해서 까불지 않도록 내년엔 어떻게 기술적으로 구박을 해야 할까 연구중입니다. ^^

 

설레며 새해를 맞고 싶은데, 아직까지도 나는 my best를 다한건가 자책하고 있습니다 ㅠㅠ

그래도 내일이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순간을 살렵니다.

 

Happy New Year,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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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alia 2011-01-10 22:17 

따님 영재원 합격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저희는 본인과 엄마가 원해서 과학영재 신청했는데, 교내 test만 치루고 불러주지 않아 영재가 될 수 없었던 모녀 커플입니다. 하하하

딸아이네 학교는 본인/학부모 추천자 모두에게 다 기회를 주어서 우리 아이도 교내 테스트를 치뤘는데, 수학은 모르겠고 과학은 프리젠테이션이었습니다. 본인은 큰 소리로 또박또박 잘 발표했다고 엄청 뿌듯해해서 우리 집에서 한창 '목소리 큰 영재'라는 말이 유행이었습니다. ㅋㅋㅋ

아이는 주마간산식으로 가르쳐 주는 학교수업이 맘에 들지 않아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영재원 수업을 듣고 싶어했습니다. 본인도 엄마도 영재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요.

 

앤트로포 님은 아이에게 시키는 것도 권하는 것도 조심한게 가장 잘 하신일 같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말씀이신지 느껴지면서 제 가슴 한구석에 콕 박힙니다.

저도 아이가 제 역량을 맘껏 펼칠수 있도록 어떻게 뒷받침 할까 고민도 많이 하지만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일이 많아서요. 앤트로포님 같은 엄마 밑에 영재 딸도 나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토끼해에도 좋은 칼럼 부탁드릴께요. 제발~

  

anthropo 2011-01-11 22:55:17
로잘리아님, 예쁜 꽃다발 황홀하네요. 진심어린 축하, 감사히 받습니다 ^^
저희집에도 목소리 영재 하나 있는디요... ㅎㅎ 둘째 녀석 목청이 쩌렁쩌렁해서 엄마 ~ 부르면 온 아파트 단지가 다 흔들립니다 ㅋㅋ
로잘리아님 따님, 밝고, 자기가 원하는 걸 또렷이 알고, 원하는 걸 위해서 덤벼들 줄도 아는 이쁜 친구네요. 그렇게 자기가 하고픈 걸 아는 애들 앞엔 길도 많고 길마다 문도 여러개 있을 거에요.
시키고 권하는 걸 조심한 것도 있고, 게으른 것도 부정할 수 없구요 ^^ 그런 걸 보면서 아이들에겐 관심이나 믿음과 더불어 혼자 판단하고 생각할 공간도 필요한 거 아니었나 싶네요.
좋은 새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진진이(?) 화이팅입니다. !
반짝이네 2011-01-06 02:46 

짝짝짝!!

영재 따님^^ 수고했고 축하합니다.

 

부럽네요!! 하지만, 저또한 우리 아이들을 클양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허벅지 꼬집습니다.

왜냐면, 방학내내 책만 끼고 있는 딸애를 자꾸 학원 숙제로 관심 돌리게 하려고 애쓰는 엄마거든요.

부끄럽네요.

 

다시한 번 축하합니다.

 

anthropo 2011-01-11 22:45:04
여기서 뵈면 더 특별한 느낌이 있네요. 반갑습니다, 반짝이네님 ^^
영재딸이라뇨... 아고 그 명칭이 참 어색하네요.
딸 둘을 키우지만, 참 달라요. 두 아이가 보여주는 그릇이나 됨됨이, 성실성이 다른 속도로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는 걸 보면, 사람의 성장에 대해서는 참 한없이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뭔소리를 하는겨? ㅎㅎ)
여튼, 축하 감사드리구요, 방학에 책끼고 사는 따님, 대충 봐주셔요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