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입시 2012-11-07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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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요~~~~~

도대체 언제 이렇게 가을색이 다 들어버렸을까요?

한 해가 폭풍같이 지나가고 있네요. 분명 벚꽃 휘날리던 어느 주말에도 아이들이랑 쏘다녔고, 태풍 전후 바다도 보았고, 추석에도 여전히 며느리 노릇 한 거 같고, 지난 주말에도 사과농장에서 뛰놀다 왔건만, 내 영혼은 엇다 팔고다녔는지, /시간과 씨름한 기억만 징하게 남아있습니다.

 

거기엔 이제 곧 초게를 졸업할 클레어의 이른 입시도 한 몫한 거 같습니다. 한숨 돌리며 문득, 국제중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 아이의 영어 6년은 쑥쑥과 함께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클양의 청심국제중 지원과 합격에 대해 쑥부모님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나와 방법과 철학이 다른 수많은 분들이 글을 읽을 것이고, 갈 길이 먼 어린 아이의 작은 성과에 대해 말하는 것이 늘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6년 전보다 책읽기를 통한 영어환경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되풀이되는 "책읽는 걸로 영어가 돼?" 라는 물음에 한가지 대답이 되기를 바라면서, 엄마표를 하시는 분들께 힘이 되기를 바라면서 글쓰기를 눌렀습니다. 아이의 발전모습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소위 '스펙'이라고 이야기되는 )는 많이 생략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의 엄마가 아는 어떤 애의 이야기가 자기 리듬대로 잘 살고 있는 예쁜 아이들을 괴롭히고 구박받게 할 소지가 느껴지신다면 과감하게 패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건 제가 쑥에 드나들면서 가장 원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1. 무모한(?) 아이표 도전

클레어는 6학년 초 담임선생님이 국제중 수요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국제중이라는 데가 있는지도, 청심의 ㅊ 도 몰랐답니다. 청심관련 이야기를- 최소 4-5학년부터는 빡시게공부하고, 인증성적, 기타 다 갖춰놓는 게 좋다는 등등 - 많이 들었던 엄마의 보안 유지는 거기서 땡.

국제중이라는 데가 얼마나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들어가기 위해서 인증 성적을 제대로 거두는데 초점 둔 공부를 하고 초등시절을 올백 지향하며 그렇게 밀어붙여야 한다면 난 못하겠다.가 알려주지 않은 이유였는데… 4학년, 5학년, 6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아이는 여러 활동을 하며 자기 꿈을 키우는 동시에 학교의 여러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거 같습니다. 클양은 친구가 많지만, 시기받고 미움받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 잘하는 애가 이 책 정말 재밌는데 빌려줄까, 어제 읽은 책에서 나온 주인공은 왜 그런 생각을 했나 몰라...” 이런 얘기까지 하면 안된다는 걸 (이런 대화 통하는 친구 딱 1명 있습니다/ 근데 이런 얘기 안하고도 인간적으로 끌리는 친구들도 있다고.. ^^) 깨닫고 그런 얘긴 엄마와만 하게 되면서, 주변 중학교 언니 오빠들이 전하는 분위기를 보며, 뭔가 다른 학교에 대해 꿈꿨던 거 같습니다. 어느날 식탁에서 청심에 가고프다는 말이 나왔고, 아이랑 저랑 각각 학교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봤는데(클양은 식단 ㅋㅋ, 교복, 동아리활동, 교과진행 방식 등등/ 엄마는 기숙사 적응, 졸업 이후, 학비, 교사진, 종교적 색채, 새로 바뀐 교장 등)…탐나는 곳이더군요.

 

실패해도 도전에 의의가 있다는, 지금 생각하니 참 위험한 생각으로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뭣보다 아이의 영어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여태 혼자 해 온 힘이 도전적인 과제를 만나도 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8월 말부터 시작되어 10월 말까지, 온라인 지원접수, 서류접수와 증거서류 제출, 1차 필기 시험, 2차 면접에 이르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걸 생각해보니, 6학년이 된 지금 뭘 대단히 준비할 건 없더군요. 어쨌거나 국제중 목표를 세운 그 날 이후 6학년 성적은 백점 행진. 5월말 리듬체조 발표를 앞두고 이틀에 한번 꼴로 강도 높은 훈련 받는 와중에도 공부할 거 꼼꼼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이더군요.

, 너 정말 가고 싶구나.

 

------------중략: 아이가 자신이 해온 것에 대해 시시콜콜 공개되는 걸 원치 않네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이미 다 보셨을거라 삭제합니다. 구체적인 상이름을 밝히지 않은 거 외엔 숨기거나 부풀린 부분 없었습니다.

사교육없이 잘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쑥쑥 내에서도 편안하지 못한 것이 느껴지네요 ;; (댓글과는 관계없습니다)---------------------------------------------------------------------------------------

 

자기가 하고픈 걸 자기가 선택하고 해가다 보니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도 스트레스 받거나 잘 지치지 않습니다. 늘 즐거운 일을 만들어낼 줄 알고, 독서를 통해 대화거리가 넘쳐나고 무엇보다 자기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된 거 같아요. 1차 자소서와 학업계획(미리 써가는 게 아니고 현장에서 나온 질문에 답해야하는) 준비를 하면서도 늘 생글거리고 있어서, 어려서 스트레스 덜 받으니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였더라구요. 겉으론 웃고 있었는데, 잘 할 수 있을까란 스트레스와 그 후 마음 졸이던 기다림이 몸에 이상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더군요. 어쨌든 자소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혼자 이렇게 저렇게 자기 초등 6년을 되돌아보며 글을 쓰고 고치고 해보는 과정은 귀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그 과정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는 어떤 사람이냐고 질문하며 돌아온 대답에 감동하고 생각하는 바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나이의 아이들에게, 그것도 모두 성실하게 살아온 아이들이 14:1의 경쟁을 겪어야 하는 이 과정은, 과연 시작한 게 옳았을까여러 번 중간에 혼자 속을 끓이기도 했었답니다. 이 이른 입시가, 떨어진 다른 멋진 친구들에게도 앞으로의 더 큰 성장에 부디 좋은 밑거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클레어의 애기 때 별명은 천사솜털이었습니다.ㅋㅋ 이모들, 친척들 눈에는 말 잘 듣고 생글거리고 포근하고 착한, 요구하는 거라곤 책읽어 달라고 또! ! 외치는 거 밖에 없는 또또공주였지만, 톰보이로 자랐던 수퍼액티브 왈가닥 엄마 눈엔, 너무 착하고 지나치게 조심성과 배려가 많은 관찰형, 놀이터에서 뛰어드는 아이들이 있으면 다 양보해버리는, 아구 저 놈 자식 이 험한 세상에서 어찌 키워야 하나 막막했던 애기였어요^^ 그런데 변하네요. 투지도 부릴 줄 알고, 힘든 운동도 즐길 줄 알게 되고 악악대는 남자친구들 단번에 제압하는 방법을 동생에게 자신있게 전수하기도 하는 ㅋㅋ

 

남들 학원다닐 때 운동하고 책 읽었어요. 그래서 자기가 이루고픈 것은 짧은 시간 집중해야 했었고, 자기가 목표한 바에 집중하는 습관은, 앞으로도 잘 다듬어가야 하겠지만, 클양이 지닌 큰 자산인 거 같습니다. 원하는 거를 알고 집중할 수있도록 주말은 온통 아이들과 쏘다니는데 보낸 거 같아요. 평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고, 엄마의 역마살 때문이기도 하구요. 농장, 목장, 산과 바다, 생태체험, 과학관, 미술관, 박물관, 엄마 직장, 아빠 직장, 뮤지컬, 연극, 오페라, 콘서트

뭘 배워야 해서 다니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랑 주말만이라도 주어진 시간 함께 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움이지요. 삶의 여러 면을 보고 즐길 줄 알기를 바랬고, 그 가운데 길을 발견하기를 바랬어요. 앞으로도 교육현실이 어떻건 간에 내 울타리 안에선 그렇게 지내기를 바라는데많은 시간 기숙사에 가 있게 된다니벌써 마음이 쌩 합니다.

 

주절주절 분명 뒤돌아 주책이다 생각할 말들이 많겠습니다.

써놓으면 그럴 듯 해보이지만, 또 엄마인 제 눈엔 여러모로 대견하지만, 그냥 밝고 자기가 하고픈 걸 그 때 그 때 열심히 하는 평범한 명랑소녀입니다. 청심중이 정말 좋은 학교인지 다녀봐야 알겠고 ^^ 자기 목표에 따라 준비가 되어있어도 지원조차 하지 않은 멋진 친구들도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디에 있건 간에,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잘 적응해서 성장할 수 있는 학교가 좋은 곳이라 생각하구요, 남들보다 이른 입시 겪으며 선택한 이 학교에서, 대입을 위한 준비과정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의미있고 행복한 3년이길 바란답니다.

 

6년 동안 클레어 그리고 애나 영어의 등대와 거울이 되어준 쑥쑥 초등게시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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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맘 2012-11-08 12:03 

클양의 입학을 축하드려요!

청심에서 클양같은 우수한 인재를 알아보았다는 점도 참 기쁘구요!

따님이 참 이상적으로 잘 자라주었네요.

앤쓰님의 당당한 교육관도 부럽고,

그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잘 자라준 따님도 참 부럽습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일을 쑥쑥의 덕으로 돌려주시는

앤쓰님의 겸손한 모습도 참 아름답네요.

anthropo 2012-11-08 23:06:05
칼럼 쥔장 두 분이 여기서 축하해주시니 든든한 걸요 ^^
여러모로 쑥스러운 칭찬들, 축하 감사합니다.
힘든 점수 경쟁에 얽매이지 않게 키우고 싶어요, 앞으로도. 부모 마음 다 그렇겠지요^^
rosalia 2012-11-08 01:10 
와우~ 제가 다 가슴이 벅찹니다. ^^
아까 쓰다 만 칼럼을 이어 쓰려고 밤 늦게 로그인 했는데 앤쓰님이 멋진 소식을 들고 오셨네요.
당분간 쑥쑥맘들과 충분히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칼럼을 자제해야겠군요. ㅋㅋ

클레어의 국제중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쑥쑥과 함께 해온 6년의 이야기를 폭풍처럼 쏟아내셨군요~
너무 많은 내용이라 제 머리에 한번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는 않지만 제가 느낀바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클레어는 엄마표, 아이표로 진행하면서 내면의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를 학원으로, 엄마 주도로 끌고 갔었다면 같은 결과를 냈더라도 클레어가 지금처럼 행복한 모습은 아니었을거라 보여집니다. 

글을 읽어보면 많은 활동에 본인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실 활동에 대한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본인의 열망과 몰입이 없다면 최상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죠.

클레어에게 쑥쑥 이모가 한 마디...
클레어 양~ 
좋은 교육 받고 바른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훌륭하게 커서 챨스와 제인처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좋은 일 하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너무너무 축하해요~
anthropo 2012-11-08 23:02:04
^^ 로잘리아님 감사합니다.
ㅋㅋ 클양 소식 때문에 칼럼을 자제하시다뇨,
찰스와 제인 얘기 보여줘야겠네요^^
네. 엄청난 성과는 아니지만, 뭔가 스스로 매료되고 하고파하는 모습을 보는 건 참 든든해요.
축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