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화장품, 비싼 학원 2010-09-0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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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영어책 셋트 들여놨는데 애가 안 보는 기분,

좋다는 학원 몇 년 애써 보냈는데 성적 안 오르는 아이 둔 기분,

비싼 유치원 보냈는데 집에서 책 읽는 애보다 영어 못하는 자식 보는 기분,

미국서 살다왔는데 영어 점수 낮은 내 아들 보는 기분.

 

최근 이런 기분 또 느꼈으니 비싼 화장품 때문입니다.

16만원짜리 선블록 써보셨습니까?

저는 피부과에서 파는 싸구려 로션 하나 바르면 얼굴 단장 끝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최근 타인에 대한 예의로 분칠도 좀 하고 있습니다.

분칠을 종용한 사람은 젊은 직원들로 지금은 퇴사한 일마레와 서정시인입니다.

이 둘이 어느날 제 화장품 파우치를 보고 너무나 초라해 놀라더군요.

 

그 날로 그 여자들과 백화점에 가 분가루를 샀습니다.

좋다는 상표, 그 상표 가운데서 적당 상품 조언을 받기 위해.

가루가 다 같은 가루가 아녀요.

어떤 건 날리고, 어떤 건 딱딱하고, 어떤 건 솔로 바르고, 어떤 건 스폰지로 칠하고...

아무튼 그 이후로 이들과 백화점 드나들며 좋다는 화장품을 하나 둘 샀지요.

그러다 마침내 용기내어 비싼 선블록을 샀습니다.

 

선블록 + 비비 크림!! 이것만 바르면 여름에 갑옷 입는 것,

햇빛에 대항해 싸우는 기사의 갑옷.

이런 생각이 스쳐가면서 얼마나 뿌듯하던지.

 

그런데 최고로 좋다고 입소문난 그 제품이 얼굴에 바르자마자 뭉칩디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그죠?

다시 세수해 지우고 또 다시 발라봤는데 내 얼굴의 땀구멍 하나하나를 미세하게 드러내보여주네요.

화산 분화구가 내 얼굴에 수백만게 임을 만천하게 공개할 이유가 무에 있겄습니까.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내일 다시 발라보자 하고 쓰던 싸구려 바르고 외출했습니다.

이튿날 공들여 세수하고 다시 바르는데 상황은 같습니다.

제가 화장품 때문에 가슴이 터져보긴 처음입니다.

우쒸, 이젠 그 상표가 붙은 모두 화장품이 다 가짜로 보입니다.

백화점 입구마다 차지하고 뽀얀 아가씨들이 거만하게 파는 그 화장품 다 나빠요~라고 외치고 싶어요.

 

아이들 교육 문제도 이런 것 같습니다.

싼 프로그램은 늘 불신이 가서 언능 돈 벌어 좋은 데 보내야지 싶다가

(그래서 아이가 영어가 시원찮으면 싼 학원, 학습지 탓을 하지요)

비싼 돈 들인 학원, 과외시켰더니 기대가 커서 실망이 커요.

조금 참아보다 영 아니다 싶어 끊고나면 그 다음에 안티로 돌변합니다.

이런 악순환은 희한하게 반복됩니다.

 

이런 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경험입니다.

어떤 학원에 보내어 100명이 잘 한데도 내 아이는 안 맞을 수 있고요.

남들이 모르는 방법이고 말해도 시큰둥하게 하는 방법이라도 내 아이는 그게 좋다 합니다.

그걸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자꾸 여기저기 정보를 구합니다.

귀를 열어두되 눈은 내 자식에게.

정보는 구하지만 아이가 소화하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저 눔의 선블록, 땀 안나는 계절에 써야겠어요.

에어콘 틀어놓고 그 바람 맞으면서 바르면 괜찮더라구요.

그러니 햇살 가장 강한 여름에 못 쓰는 선블록이 선블록이여?

애들 영어, 어케 공부하게 할까요?

이런 선블록 영어 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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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닷열혈팬 2018-02-18 16:51 

와 . 글이 넘 재미나요


제이제이마미 2014-10-21 13:34 

역시 맛깔나게 잘 쓰십니다 ^^

재밌게 읽었습니다~^^

쩐이 2012-10-26 22:07 
적절한 비유..재미난 표현..^^
WFS Alex 2012-06-27 15:20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틸레 2011-10-26 14:07 

ㅋㅋ오랜만에 마미 웃고 갑니다.

양이맘 2010-09-13 14:07 

ㅋㅋ 햇살 강한 여름에 못 쓰는 선블록 저도 가지고 있어요~

좋다고 해서 다른 썬크림 있는데도 불구하고, 충동구매했건만~

올 여름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전혀 땀나지 않는 계절에 쓸려구요~

 

그나마 아이교육에 있어서는 충동구매를 안하고, 짠순이 짓을 하네요~ ^^

캘리맘 2010-09-11 20:14 

ㅋㅋㅋ 저도 마니 웃고 또 힘얻어 가여^^*

저는 화장품 아무거나 써도 좋은지 나쁜지 구별 않되서 아무거나 쓰고 있는데 가끔 친정엄마 쓰시는 화장품이 그 화장품이라 몰래몰래 얼마나 좋은가 써보고 오곤 했는데 잘 모르겠더라고요 ㅋㅋㅋ 향은 쪼매 좋은거도 같고요~

얼마전에 아이 데리고 영어 레벨 테스트 봤었습니다. 주위에 다덜 영어학원을 보내기 시작하더라고요 아직1학년인데요.

그래서 저도 팔랑귀라 레벨 테스트를 봤는데 아이 레벨이 생각보다 잘 나왔습니다... 다행이게도

그런데 자꾸 학원은 매일매일 가면 더 체계적으로 잘 배울꺼 같고 해서 고민하다가 그놈의 영어학원들이 영어숙제로 아이들을 잡는다고 하니 결정 못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홍박샘 글 읽으니 위안도 되고 앞으로 길이 보이네요

ㅋㅋ

저같은 엄마는 화장품 호기심에 몰래 바르고 효능에 궁금해 하고, 영어학원 가서 레벨테스트 받고 갈팡질팡 하는 보통엄마랍니다. ^^*

야자나무 2010-09-09 13:08 

ㅋ 그 썬블록 어디꺼예요...?

영어공부보다는 화장품 이야기에 더 솔깃해지네요....

 

시은맘 2010-09-07 11:07 

학습지도 안할려고 엄마표 밀고 가려했는데

저희딸 튼튼ㅇㅇ가 좋다 합니다

지금은 엄마가 그림책 읽어주면 싫다하고

튼튼 교재 들이밀면 재밌다고 좋아라 하네요

 

말씀에 공감백배 입니다!!

홍박샘 2010-09-07 12:21:50
학습질로 해결되면 일단 땡큐여요.
SIMPLE LIFE 2010-09-07 09:40 

비싼 선블록은 바를때도 돈 들어가는군요..

에어컨 켜고 발라야 하니..

울 딸래미..학원 관두고 혼자 집에서 인터넷으로 동화듣고..읽고 합니다.

사이트 결제하고 책 신청하고..한달에 5만원 정도로 들여서 하는데..재밌다고..

수학과 전과목 학습지하고 나면 쉬면서 영어 듣는데..이건 공부가 아니고..쉬는 거나 마찬가지야..그러더군요..

저녁도 따로 챙겨서 책상에 갖다 바칩니다..먹으면서 듣는다고..

한달에 30만원도 넘게 들여서 공부하는 아이들보다 더 잘하지는 못하겠지만..

스트레스 안 받고 좋아라 하면서 들으니..저로서는 땡큐죠..

어차피 중학교 가면 입시영어 해야하는데..지금 맘껏 즐겨라..하고 있답니다..^^

홍박샘 2010-09-07 12:21:25
이런 경우 애한테 절해야 돼요.
얼마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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