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푸는 아이들 2014-11-05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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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높고 파란 하늘과 색색의 옷으로 단장한 단풍이 가슴을 뛰게 합니다.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또 다르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물감을 머금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고운 단풍은 온 산을 뒤덮고 몽실몽실한 단풍산은 그 위에 누워보라 유혹하는 듯합니다. 폭신한 단풍산에 안기면 얼마나 포근하고 행복할까요?

저리도 자태를 뽐내던 단풍이 머지않아 울다 지친 단풍으로 변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아파옵니다.

그래도 지금은 불타는 가을 산을 맘껏 즐기렵니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만 철철이 변해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의 말도 변해가지요.

유아기까지는 엄마말의 틀 속에 있었으니 고운 여성성을, 초등학교 시절엔 엄마로부터의 독립, ‘유니섹스시대’를 구가합니다. 남자아이인지 여자아이인지 구분도 잘 되지 않지요.

간간이 들려오는 아이의 거친 말에 놀라기도 합니다.

‘헉, 내 아이 맞아?’

내 아이가 맞습니다. 어쩌다 친구들끼리 나누는 톡이라도 보면 그야말로 충격입니다.

엄마들은 모르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지요.

 

사춘기에는 어떨까요?

언어에도 2차적 성징은 나타납니다. 남자아이들은 남성으로 여자아이들은 여성으로, 언어의 성징이 자리잡기 시작하지요. 듬직하게, 다소곳이 자리매김하길 바라지만 모두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니, 청소년들의 언어가 심심치 않게 사회적 문제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합니다.

 

가끔 학회에서 ‘최근 언어 사용의 실태’라는 주제로 연구발표를 하기도 하는데 주로 청소년들의 언어가 재료로 다루어집니다.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비속어와 신조어, 문장 유형, 줄임말과 네티즌들의 언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릅니다.

기발한 신조어나 기성세대들은 어림조차 할 수 없는 생소한 단어들이 난무합니다.

세대 차이를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어떤 집단이든 그들만의 정서를 공유하는 ‘집단언어’가 존재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기성세대와의 차별화와 자신들만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그들의 기지를 발휘하기에 주저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기발한 신조어에 감탄하기도 하니 실로 대단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입니다.

사춘기에 겪는 ‘아노미 현상’은 청소년들의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뜻도 모른 채 비속어를 즐겨 쓰거나, 폭력적인 단어들이 활개를 치는 그들의 언어사용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언어는 그 사람을 나타내는 지문인식과도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심리를 반영하는 거울이기도 하지요. 갈수록 거칠어지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각종 매체와 컴퓨터, 인터넷, SNS 등 정보의 바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아이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합니다.

악성댓글을 다는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초등학생이나 청소년이고 주로 소극적인 아이들이라 하니 놀라울 수밖에요.

그들이 품고 있는 심적 고통이 언어라는 무기로 표출되는 것입니다.

 

‘말로 푸는 아이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불만도 풀고 자신의 스트레스도 풀어냅니다. 쏟아내고 나면 시원하고 통쾌하기도 하겠지요.

사회와 기성세대, 그리고 자신을 향하는 포효로 들려옵니다.

가장 빠르고 쉽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말’이니까요.

말이라는 것은 때로는 쉽게 전염되고 중독되는 질병과도 같습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잠재된 환자들이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들이 살고 싶은 편안하고 활기찬 세상을 마련해 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경쟁의 굴레 속에서 허덕이는 아이들이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눈뜨는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나을런지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보다 나은 내일이 아이들에게 약속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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