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구원할 아이 2015-02-2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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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학교에서 선생님들과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실 때면 이런저런 소소한 얘기들이 화제가 됩니다. 모두가 부모이다 보니 아이에 대한 주제는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이지요. 연배들도 비슷하니 아이들 또한 또래들이 많습니다. 특출 난 아이들이 자주 회자되곤 하지요.

그 중에서도 아빠가 유럽에서 유학 중에 성장한 외동아들의 이야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대단합니다. 4세부터 이미 신동으로 두각을 나타냈던 아이는 학교를 월반하며 지금은 세계적인 연구소의 촉망받는 학자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하네요. 부모는 이미 한국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지만 이 아이는 너무나도 뛰어난 인재이기에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와는 떨어져 특별교육을 받아야 했습니다. 훌륭한 아들을 둔 부모의 자부심은 실로 대단합니다. 주변으로부터 인류의 발전을 위한 아들이라고 부러움을 사기도 합니다.

 

‘인류 발전에 공헌할 아이’ 정말 대단하죠?

얼마나 훌륭하면 인류를 이끌어갈 아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할 수 있을까요. 부러울 수도 나아가 경외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분의 자녀가 그렇다니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내 아이가 인류를 위한 아이라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엄마라서 그럴까요? 자랑스럽긴 하겠지만 마냥 신나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세간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지요. 잘난 아이는 멀리 가고 못난 아이는 내 곁에서 효도한다. 잘 났으니 예간다 제간다 바쁘게 세계를 누빌 테고 결국 못난 아이는 늙어 가는 부모 곁에 남아 효도를 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이미 주변에서도 흔히 보게 되는 광경이기도 합니다.

 

생일이나 명절이면 국제전화 한 통화로 인사를 대신하는 자녀들이 많은 세상입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미리 준비를 하게 됩니다.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 저희들만의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것을. 그러니 내 곁에서 품안에 있을 때 줄 수 있는 사랑을 듬뿍 주어야겠다고요. 사랑스런 내 분신이지만 항상 살갑고 예쁠 수는 없습니다. 나도 내 자신이 하는 행동거지가 마음에 차질 않은데 내 자식을 바라보는 그 마음이야 오죽하겠어요? 잘났어도 부족해도 내가 안고 가야 할 내 아이입니다. 칭찬을 해도 잔소리를 해도 역시 사랑스런 내 아이입니다. 그냥 평범하고 때로는 한심하다는 생각에 잔소리를 퍼부어도 아쉬운 듯한 내 아이가 훨씬 좋습니다. 인류를 구원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군요. 차라리 그냥 행복하게 소소한 삶을 살아가며 전화도 하고 때때로 밥도 같이 먹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엄마가 이렇게 포부가 작으니 내 아이들이 인류를 구원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억척스레 경쟁을 부축이며 이겨야 한다, 1등을 향해 가라. 왜 이것밖에 못했니, 이런 말은 해 본 적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쩌면 내 자신이 경쟁사회에는 부적격자 같은 생각으로 살고 있는지는 몰라도 마음만은 편안합니다. 꼭 1등을 해야만, 경쟁을 해서 앞서 가야만 행복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최소한 후회는 남지 않도록.

그래서 우리 집의 가훈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입니다. 제 할 도리를 다하고 결과는 기다리는 거지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조바심한다고 안 될 일이 되는 것도 아니요, 조급해 한다고 내 맘처럼 모든 일이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니까요.

 

사람은 누구에게나 본분이 주어집니다. 한 집에 살아도 팔자는 제각각이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어떤 때는 나만 혼자 분주하고 힘들 때가 있으니 이것 또한 내 몫이다 하고 받아들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기꺼이 하자라는 생각에서죠. 가끔은 스스로에게 ‘그래, 잘했어!’ 라고 마음속으로 칭찬을 해 주기도 합니다. 자기만족입니다^^

속 끓여 봤자 영양가도 전혀 없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일어납니다. 인력으로 안 되는 일 또한 허다하고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자기만족에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아이를 바라보는 내 시각도 그리고 그 아이에게 거는 기대도 그저 내 안의 세계일뿐입니다.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게 커 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마음으로 기도하는 엄마가 되려합니다. 비록 성에 차지 않더라도 이 순간 또한 아이가 있어 가능한 일이니 한편 감사하다는 위안을 삼으면서요. 오늘은 힘들어도 내일은 웃음을 선사해 줄 내 아이들을 믿어봅니다. 내가 아이를 생각하듯 아이들도 부모 마음을 헤아리고 있을 거라 믿으면서요.

착각이라도 좋습니다. 착각이라면 그냥 착각하게 내버려 두세요.

그것이 오늘도 열심히 내 아이를 뒷바라지하는 모든 엄마들의 에너지이니까요.

 

때로는 웃고 때로는 아이와 지지고 볶으며 속 끓이는 엄마들을 응원합니다.

우리는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있어 더욱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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