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오각

등록일 :2001-11-19 22:18:00

조회수 :32,011

.
길동생태공원에 다녀온 분들을 위해 이곳의 12월의 모습을 기록한 글을 올립니다.

"매듭달의 생태
여름에는 초록의옷을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옷을 자랑하더니 이제는 그 형체를 찾아 볼 수 없이 마른 가지와 줄기만 보입니다. 햇빛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는 내년을 준비하는 두해살이풀들이 많이 보입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웅크리고 붉은 색을 띠더니 조금이라도 따뜻한 볕이 들면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습니다. 냉이,꽃다지,서양민들레,겹달맞이꽃,망초,개망초,지칭개... 모두가 내년을 기약하며 12월의 차가운 추위를 이겨냅니다.
서리가 내린 하얀 나무길을 따라 걸으면 나무길 아래에서 힝둥새가 날아오릅니다.
햇볕이 들어 서리가 사라지면 곳곳에서 노랑턱멧새와쑥새의 지저귐에 정신이 없습니다. 박새와 쇠박새도 모여들어 따뜻한 햇볕,낙엽 속에 숨어있는 먹을거리를 찾아 정신이 없습니다.

앙상한 가지와 줄기 사이로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이 보입니다. 자세히 보니 무당거미가 나뭇잎이 가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동여 매 놓았군요. 나뭇잎 사이에는 무당거미의 알이 들어 있답니다.
내년 5월 무당거미의 새끼들이 태어날 때까지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길동의 모든 식구들이 겨울 잘 나고 내년 봄에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작은것이아름답다]라는 잡지에서 골라 실었습니다.
마학의 친구들도 건강하고 행복한 겨울나길를 기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