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1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을 좋아하는 저는 뮤지컬, 오페라, 연극 가리지 않고 보러 가는데요.
특히 문학작품에 그 뿌리를 둔 공연들은 무조건 갑니다.
세종문화회관이라는 공연장도 한 몫하기도 했구요.
이제 막 시작한 멋진 공연이 하나 있어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4월 23일까지 공연예정인
<왕위주장자들> 입니다.
서울시극단이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2015년에 이미 결정한 작품이라는데
지금 2017년의대한민국의 시국과 뭔가 맞닿아있는 스토리라는게
좀더 남다르게 느껴지고 또 더 관심이 가는건 어쩔수 없네요.
제목만 봐도 대충 내용은 짐작이 될만한 <왕위주장자들>!!!
세종문화회관은 세종로 공영주차장에 4시간 할인권을 4천원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티켓 보여주시면 후불주차할인권을 주니까 주차장에 가셔서
무인정산 하시면 되요. 경차할인이 안되는 건 쫌 별루....^^;;
프로그램북 갖고싶긴 했지만 이번엔 그냥 패스.... 책으로 읽어봐야지 하는 야무진 생각을 하고 그냥 왔는데
왠걸..... ㅠㅠㅠ
그래 24에도 없는 책일 줄이야.... ㅠㅠㅠㅠ
헨릭 입센의 작품 <인형의 집> 은 수두룩한데 <왕위주장자들> 이란 작품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네요.
서울시극단의 공연도 봤으니 원작인 책으로 만나보고 싶었는데...ㅠㅠㅠ
탐서가로서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노르웨이 근대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1828년생 헨릭 입센의 희곡들이 30여편이 있다는데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서는 잘 모르는 작품이어서 번역한 교수분도 굉장히 힘드셨을듯 해요.
여러 사람들이 이 작품 하나에 매달려서 멋진 공연을 완성하기까지
엄청 노력들 하셨을것이 보입니다.
덕분에 저는 좋은 공연 한편 잘 보고 왔지요~~~^^
이 세 분의 연기 정말 에너지, 열정, 실력 모두 멋졌어요.
굉장히 무거운 주제의 이야기여서 전반적으로는 진지함의 끝이지만
그나마 니콜라스 주교가 나올 때는 한없이 무거운 공연속에서 관객들도 조금은 숨 쉴 틈을 주는듯한 느낌~~~
배우 한분의 독자적인 생각으로 탄생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노르웨이에서 1864년에 공연한 후로는 대한민국에서 154년만에 하는 공연이라는 사실이 정말 놀랍죠!!!
이런 공연을 안보면 대체 뭘 보나 싶지요.
더 알고 싶어서 검색하다가 발견한 서울시극단이 제공하는 연습하는 모습들입니다.
원래 왕위주장자가 있을 것이고 또 그런 왕위를 호시탐탐 노리는 왕위주장자가 또 있겠죠.
그래서 왕위주장자들 일테니... ㅎㅎㅎ
그 후자로 욕망과 의심이 가득한 스쿨레백작을 연기한 배우분 같아요.
공연에서는 짙은 분장을 했는데 이렇게 또 맨 얼굴을 보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너무나 진지하고 극 전반적으로 세상에 대한 원망, 울분을 토했던 스쿨레 백작이
마지막에는 회개하고 스스로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면서 끝나서 희곡이라고 할까요?
무조건 마음이 무겁지만은 않고 사람이 그래서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떠오르게 하는 결말을 보여주는데
최고의 영웅과도 같은 캐릭터이고 배우분의 연기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가 바로 스쿨레백작이예요.
왕위를 차지하려는 단 하나의 생각에 사로잡혀서 주변 사랑하는 가족들도 보이지 않았던 사람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은 정말 잘 짜여진 구성의 희곡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분의 연기가 공연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ㅎㅎ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스쿨레백작이 모든 세상에 뿌려진 의심을 가라앉히고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얻으며 죽게 되는데 저도 모르게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찔끔....
실제 왕위주장자로서 가장 정통성을 가진 인물 호콘 역을 맡은 이 배우분은
왠지 얼굴이 낯이 익어요.
가끔 드라마나 영화에서 얼굴을 보였던 분 같기도 하구요.
여튼 멋진 호콘 역할 멋지십니다.
모든 배우분들이 확실히 발성이 좋으셔서 소리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인데
이 분도 확실히 그런 부분에서는 뒤지지 않으셨던... 역시 주인공.... ㅎㅎ
스쿨레 백작과 맞서서 서로의 연기에 힘을 주는,
두 분의 배우분 연기는 서로에게 시너지를 줬을 거예요.
공연을 다 보고 나오면서 가장 궁금했던거.... 그래서 원작을 너무나 찾았는데 책이 없어서
제가 스스로 찾을 방법을 모르겠는데요.
무대장치에 있는 저 거대한 나무 뿌리는 과연 무엇을 상징하는 거 같은데
대체 뭘까요....;;
지나가다 아는 분 계심 알려주고 가주세요....ㅋㅋㅋ
마지막 모든 배우분들이 무대에서 관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 정말 열심히 박수쳐 드렸습니다.
멋진 공연을 보고 감동과 함께 알 수 없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영감을 얻었던 시간이었어요.
헨릭 입센의 작품중에 대표작 <인형의 집> 을 아직 못봐서 몰랐는데
이렇게 대사가 하나같이 명대사일줄은 몰랐습니다.
정말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 맥베드, 햄릿을 읽어보면 접했었던 그런 문장들이
헨릭 입센의 작품에서도 느껴지더라구요.
더 소름 끼쳤던 건 <왕위주장자들> 이다 보니 왕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주변에서
왕이 올바른 생각을 해도 그것이 잘못됐다고 되려 무너뜨려 버리는 나쁜 주변인들....
지금 슬프게도 최초의 탄핵된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 이야기가 아닐런지....
들었을 때마다 와~ 저런 대사를 쓰다니... 감탄하면서 들었던 것이 한두개가 아닌데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이래서 책을 읽고 싶었는데....ㅠㅠㅠ
하지만 정말 인상깊은 말이 있었습니다.
스쿨레백작과 호콘의 차이를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결국은 죽음을 맞이한 스쿨레백작과 노르웨이의 왕이 된 호콘의 서로 다른 운명을 만든 그 중요한 차이는....
자신을 믿었고 자신의 신념에 확신했으며 결코 자신의 신념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건 정말 가치있는 대사로 와닿을거라 생각해요.
저도 제가 갖고 있는 신념에 흔들림없이 믿으며 절대로 의심하지 않을것을 다짐해 봅니다.^^
멋진 공연 추천해요.
<왕위주장자들> 엄지 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