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2001-06-09 토요일(만9개월10일)
강민이가 낮동안 지내고 있는 큰엄마댁에는 남매가 있다
초등학교3학년인 애교만점의 큰딸
고것 참 물건이다
이쁘장하고 야무지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여자친구보다 훨 많은 남자친구들 줄줄이 뒤로 줄세워서 다니고
어쩌다 시비가 붙게 될라치면 남자아이건 저보다 고학년이건
인정사정 보지 않고 그동안 갈고닦은 태권도로 쌍코피 터트리고…
쪽파 사오라고 슈퍼에 심부름 보냈더니
"아줌마! 이렇게 시들시들한 파를 이렇게 비싸게 팔수있어요?"하고
면박을 주어 쪽파2단을 1단값에 사오는 당찬 아이다
반면에 초등학교1학년인 아들
막내답게 어리광도 부끄럼도 많은 아이
너무 안먹어서 20kg의 바싹 마른 체격이지만 태권도 실력에 있어선 누나를 능가하는…
하지만 도장밖에서는 그 실력을 써본적이 없음직한 외유내강의 성격이라고나 할까?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강민이와 잘 놀아주곤 한단다
학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엄마 품에서 떨어지면 불안해 할 만큼
엄마 사랑이 특별했던 아이라서일까?
강민이가 큰엄마 집에서 지내게 되면서 부터 약간의 퇴행현상을 보이기도 했다나?
강민이가 큰엄마 품에 안겨 젖병을 빨고 나면 강민이를 밀어내곤 지엄마품에 벌러덩 누워
젖병을 빠는 흉내를 내곤 하고
장난스럽게 "응애,응애!" 우는 시늉도 했다고 한다
일전에 우리집에 다니러 왔을때도
가족들 모두 거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틈을 타 살며시 혼자 빠져나와선
큰방에 있는 아기침대에 살며시 누워있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었다
"엄마 내가 좋아? 강민이가 좋아?", "엄마는 강민이만 사랑하지?"
"강민이가 내 행복과 사랑을 다 가져갔어!"라고 말할 만큼
강민이에 대한 질투를 가지고 있지만 형으로서의 너그러움과 베품도 잊지 않는다고…
두 남매의 상반되는 성격은 강민이와 놀아주는 행동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좋다는 표현이 지나쳐서 주로 볼을 꼬집고, 머리가 휘청거리도록 다부지게 쓰다듬고
강민이를 안고서는 간떨어질만큼 올렸다 내렸다하고, 지나가면서 툭툭 치기도 하는 누나
좋다,싫다는 감정표현이 확실한 강민이가 누나에게 안겨지는 순간에 짜증을 내거나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아무래도 둘사이의 심상찮은(?) 관계를 의미하는것 같다
반면, 학교에서 돌아온 형이 현관에서 강민이를 부르면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부리나케 현관으로 기어가
활짝 웃는다는 강민이에게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져다 주고, 엄마뒤에서 "까꿍"놀이를 해주거나
10kg이나 되는 강민이를 안아주기에는 다소 힘겨워보이는 가녀린 팔로 "끙끙"대며
강민이를 안고는 활짝 웃어보이는 형을 강민이도 더 잘 따른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