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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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11 수요일(만10개월11일)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데 강민이가 놓아주질 않는다
'그래 밥 좀 늦게 먹지뭐!'
만사를 제쳐놓고 강민이 앞에 앉아서 간식을 먹이기로 했다
냉장고에서 귤을 꺼내기가 무섭게 강민이의 시선이 귤에 가 꽂혀 뗄 줄을 모른다
그리고는 이내 입맛을 다시며 애가 타는지 손을 댈까 말까...
빨리 달라고 엄마를 재촉한다
"어!어!.."
"그래 강민이가 좋아하는 귤이다 그치? 와! 정말 맛있겠다!"
'이틈에 숟가락질이나 연습을 시켜 볼까?'하는 생각을 문득 했다
지난 일요일께 강민이를 안고 앉아서 함께 숟가락을 쥐고는 이유식을 떠 먹였는데
귀찮아하지 않고 제법 잘 따라 주었으니 어렵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마주 앉아서 숟가락을 오른손에 쥐어 주었더니 의외로 팽개치지 않고 잘 잡고 있다
일단은 성공!
처음엔 내가 같이 손으로 잡아주긴 했지만 서툰 숟가락질 때문에 귤이 제대로 떠지지 않고
애써 올려놓은 귤조각이 입에 닿기도 전에 굴러 떨어지는가 하면
성질 급한 강민이 귤조각을 미처 올리기도 전에 빈숟가락을 혼자 입으로 가져가 빨기도 한다
그릇에 있는 귤이 바닥이 날 즈음,
귤을 숟가락에 올려 주기만 해도 이젠 제법 흘리지 않고 혼자 입으로 가져가 먹는다
그때 현관문 열리면서 막 퇴근해서 들어온 강민이 아빠를 숨가쁘게 부른다
"자기야! 빨리 와서 강민이 좀 봐! 혼자 숟가락으로 잘 먹어!"
"우와! 정말이네! 우리 강민이 정말 숟가락질 잘 하네!"
내친 김에 좀더 시켜볼 요량으로 바나나 반쪽으로 다시 도전했더니
이젠 먹는데 가속도가 붙어서 얼굴을 그릇에 바짝 갖다대고는 또 곧잘 먹는다
이만하면 오늘의 도전은 대성공인데…
과연 내일도,모레도 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