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은창이가 무럭무럭 자란다...200/12/09,목 2004-12-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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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은창이와 결혼식장엘 갔었다.
내가 결혼해서 처음 둥지를 튼 곳...주인 아주머니의 큰 딸이 결혼을 했다.
그 집에서 4년을 사는 동안 은창이와 은송이를 낳았다.
아주머니는 은창이를 무척이나 예뻐하셔서 아침 일찍 2층에서 내려오셔서
은창이를 데려가시고는 점심 먹을 때쯤에야 다시 오셨다.
그 사이 나는 청소를 하고 책을 읽었다.
아주 호사스런 신혼이었다^^
함께 시장을 가면 은창이를 업는 것은 아주머니의 몫이었다.
그래서 나는 은창이를 업는 일에 익숙하지 못했고 그래서 은송이 때 좀 고생을 했다.^^;
지금도 앨범을 보면 아주머니와 은창이가 자주 등장한다.....
 
친인척도 아니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딱히 아는 이도 없는 곳에서 낯설고 불편했는데
그 와중에도 나와 은창이를 반겨주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그리고 딸들의 모습을 보았다.
새삼 옛날이 기억나서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처음에 아저씨는 경황이 없는 탓이었겠지만 은창이를 몰라보셨다.
내가 "안녕하세요? 은창이 왔어요" 하니까 그제서야 깜짝 놀라시며 하시는 말이..
"아니...은창이가 어느새 이렇게 컸어?" 하신다...
 
그렇다..내가 문뜩문뜩 보아도 은창이가 참 많이 컸다.
외형적인 모습은 말할 것도 없고 내면적으로 많이 컸다.
그저 착하다는 소리에나 익숙한 소심했던 녀석이
어느새 느물거리기도 하고
엄마를 대신하여 많은 일들을 잘해내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 날 먹을 빵을 사오기도 하고
두 군데의 가게을 들러 생생우동과 가래떡을 사온다.
(그저께 나는 생생우동 2개와 가래떡을 오천원어치 사오라고 했다..
떡집 아주머니가 "엄마가 몇 개 사오라던?" 묻자 은창이는 "그런 말씀을 안하셨는데요" 했단다..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그럼 한 삼천원어치 줄까?" 했더니 "네 그럼 그렇게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해서
방금 뽑은 가래떡 세 가닥을 사왔다..
심부름 하고 난 다음의 일을 듣는 재미가 즐겁다^^)
 
두어달전부터 은창이는 월~수요일에 유치원 버스에서 내리면
한 정거장의 거리를 걷고 경사진 언덕을 올라 도서관에 간다.
그 곳에서 한시간정도 엄마를 기다리며 책을 본다.
혹시 몰라 유치원 가방에 성경말씀 적는 공책이랑 수학학습지를 넣어주지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처음 은창이를 찾으러 도서관을 간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아침에 집에서 말할 때는 2층 대출실에 있겠다는 녀석이 가보니 없었다...
그래서 다시 1층으로 내려가 어린이실로 갔다.
빨간 쿠션 의자 깊숙히 앉아 커다란 공룡책에 파묻혀있는
녀석의 동그란 머리가 보였다...
살금살금 다가서서 짧은 시간이나마 녀석을 바라보았다.
고맙고 기뻤다...
 
그 이후로 은창이의 도서관으로의 하원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목요일이지만 내가 도서관에 갈 일이 있어서 도서관으로 오라고 했다.
사실 이쯤되면 혹시 싫어하거나 짜증내지 않을까도 염려된다.
거의 일주일 내내 도서관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심하게 혹은 당연하게^^ 알았다고 대답을 한다...
 
아침에 나가기 전에 일러두기도 하지만
도시락 편지로도 말한다..
일년 정도 써온 도시락 편지인데
은창이를 위한답시고 시작한 이 작은 일이
이제는 나의 커다란 기쁨이 되었다.
 
"좋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친구들에게 좋은 말을 하면 친구들이 기뻐하는 것을 볼 수 있어..
또 그걸 보면 은창이도 기쁠거고...
도서관에서 만나자..2004/12/09, 사랑을 담아 엄마가.."
 
사실 은창이는 내용보다도 이 맨 마지막의 멘트를 좋아한다^^
 
언제나 내 품 안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기도 했었다...
(극단적으로는 양철북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그러나 이 귀한 아이들을 위해서 내 허망한 바람을 조금씩 접어간다..
지금 내 곁에서 지금 내게 한없는 기쁨이 되는 아이들과 즐거운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넘치는 기쁨임을 안다...
 
은창이와 함께 커가야하는데 혹시 내 자람이 뒤쳐질까 두려워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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