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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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일 금요일, 봄날 같다..
어제 병원에 다녀오던 길..
놀이터를 가로질러 집으로 향하는데 은창이의 눈이 한쪽으로 쏠린다..
"엄마..저기 봐..저기 저 애 은송이랑 똑같애.."
하여 쳐다보니...곱슬곱슬하니 파마를 한 아이였다..
그 아이 파머가 자연스럽게 되어 아마도 파마라고 생각하기보다
은송이처럼 자연산?이라고 생각이 되니 신기했나 보다
(근데 그건 분명 인공산이었다 ㅋㅋ)
"응 저 아인 엄마처럼 파머한 거고...은송이는..."
"아...알아..은송이 머리는 하나님이 그렇게 해주셨다는 거지?
그래서 예쁘다고?"
"그래 맞아..."
그렇게 대답했지만 내 마음은 우울했다...
은송이를 가졌을 때 밑도 끝도 없이 딸일 거라 믿고는
또 막무가내로 하얀 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라면서
여동생과 나는 신경을 쓴다고 썼다
신경을 쓴 내용이 겨우 흰우유를 마시고
동생 말대로 흰 것만 보는 지극히 웃기고도 어설픈 방법이었지만
까만 은창이 보고 있자니 여자아이가 까만 것보다는
아무래도 하얀 것이 더 예쁘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태어난 우리 은송이는 하앴다...
그러나 케니지 저리 가라는 아주 상당한 곱슬머리였으니...세상에..
수없이 보아오던 찰랑찰랑한 머리를 왜 기도하지 않았던가 후회했다^^
그래도 두돌까지는 보아줄만 했고
그런대로 예쁘기까지 했다..
또르륵 말려올라가는 머리가 귀엽고 앙증맞았다..
세돌이 되어가는 요즘...
머리 감고 삼일쯤 지나야 기름기가 끼여 부드러워진다
머리 감고 말리면 가느다란 머리칼이 부시시....
아이고...아이고....
그래도 은송아...엄마 눈에는 네가 딱 공주인 것을 어떡하니...
고집쟁이 심술공주...
제대로 된 사람으로 사는 데 머리칼이 대수겠니...
아니 오히려 사람에겐 무언가 좀 부족하고 약점이 있어야
비로소 겸손하고 그것을 극복하려는 운동력이 생기기 마련인 것을...
그것까지 생각하면 어쩌면 너무 약한 약점?이 아닐런지...
약점을 잘 다스려 삶에서 승리하고 감사하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은송아....
★2월 14일 토요일, 바람불어 추운 날..
"은창아..너는 초코릿 안 받았어?"
"아니..받았어..이연수랑 최예진이 줬어...."
"어...그래(이 녀석이 아주 인기가 없는 게 아니구나..흐뭇~~)"
"어제 유치원에서 주더라 다른 친구들한테도 다 주던데.."
"엥? 다른 친구들한테도?"
"왜 엄마? 그러면 안돼?"
"아니..그런게 아니고.."
"아...엄마는 나만 받았으면 좋았겠구나 생각하는구나?"
얼른 손사래를 치며...
"아니야 아니야.."
"그런 거 같은데...내가 보니까 그런데..뭘..."
다행히 녀석..말뿐인지 돌아서서는 은송이랑 동물농장 놀이에 빠졌다..
우리는 자주 특별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어렸을 적엔^^ 우리가 특별나기를 바라고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는 우리의 아이가 특별나기를 바란다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이 자체가 특별나기를 바라고
아이를 대하는 친구들, 선생님 사이에서 특별하게 대해지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았을 때 조금 실망을 한다...
하지만..
정말 되돌아보면..
우리 아이들 하나하나 얼마나 특별한가를 잊었음을 깨닫는다
우리집에는 은창이를 갖고 준비한 어린이성경이 있다
은창이를 갖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그림이 멋진 어린이성경을 준비해서
거의 매일 밤마다 불러오는 내 배을 향해 읽어주었다
여름이라는 태명으로 열심히 불러주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주었다
여름이가 다른 무엇보다 믿음의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며 지냈다
오로지 건강하기만을 고대하던 출산이었다
(내가 알러지비염으로 관련약을 장기복용하고 있던 터였다..)
눈을 마주치고 옹알이를 하고 철퍼덕 배로 기는 기간내내
특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리잡을 틈이 없었다
은창이 그대로가 내게는 아주 특별했고 더 특별할 수 없었으니까...
근데 세월이 지나 사회화에 접어든 아들에게
실수라고는 하지만 비교를 하기도 하고(어느 때는 네살짜리 지 동생하고도^^;;)
좀더 잘하라고 채근하기도 했다...
여전히..내게는 너무나 특별한 아이인데도 말이다...
욕심을 버리자의 차원이 아니라
곰곰히 생각해보면 너무 특별하기 때문에
더이상 특별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잊지 말자...
우리 아이가 내게는 너무 특별하다는 사실....
사랑한다...은창아...내 특별한 아이야..
오늘은 창세기 9장의 끝부분과 찬송 214(변찮는 주님의 사랑과)을 함께 했다
은송이가 어느새 주기도문을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셋(남편,나,은창이)은 그것이 하도 신기해
주기도문을 외우면서 새눈을 뜨고 은송이를 쳐다보았다...
**오늘 읽은 책
어린이성경(한나의 기도/누구세요?)
런투리드(4권+Oranges for orange juice)
우리 할아버지/천재소년 우가
곰곰이 시리즈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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