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대한 몸집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
이 문제에서는 코끼리 모양 그대로 개미만큼 작아지고, 또 개미 모양 그대로 코끼리만큼 커지는 게 과학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입니다. 그러니까 생물체의 크기와 모양 간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라는 겁니다. 그리고 문제는 친절하게도 두 가지를 고려하라고 힌트를 주었습니다.
하나는 생물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양소와 산소 같은 물질을 외부로부터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생물체의 모양이 외부와 일정 수준의 접촉면을 가질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는 골격은 자신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코끼리와 개미의 모양을 깔끔하게 정육면체로 단순화해서 생각해 봅시다. 그리고 네모 난 코끼리가 네모 난 개미의 n배로 크기(길이)가 크다고 하면 n배 몸집이 큰 코끼리의 전체 표면적은 개미보다 (n의 제곱)배가 되고 부피는 (n의 세제곱)배가 됩니다.
자, 우리가 고민하는 건 개미가 어느 날 n배로 몸집이 커진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라는 것입니다.
- 부피에 비해 작게 증가하는 표면적
우선 일정한 신진대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생물체 전체 표면적의 문제를 보면
생물체에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소의 양은 일정한 표면적을 통과하는 물질이므로 주변의 산소와 영양소의 밀도가 일정하다고 할때 그 비율은 전적으로 표면적의 변화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몸집이 n배 커지면 신체의 표면적은 (n 제곱)배, 부피는 (n 세제곱)배로 늘어나므로, 부피는 표면적보다 n배 더 커지게 됩니다.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표면적이 (n 제곱)배 커졌지만, 부피는 (n 세제곱)배 늘어났으므로 공급되는 산소와 영양소의 양은 1/n(=표면적/부피)로 줄어든 것입니다.
즉 기존의 1/n만큼밖에 산소와 영양소를 받아들일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산소와 영양소의 공급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표피의 표면적을 증가시켜야합니다. 개미는 키틴질의 매끈한 표피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매끈한 구조의 표피를 주름 구조로 변화시키면 표면적이 증가하게 됩니다.
마치 우리의 뇌와 장의 표면이 최대한 물질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쭈글쭈글한 것처럼 커다란 개미는 주름진 개미가 되어야겠죠.
- 부피의 증가에 따른 압력 상승 문제
또 발생하는 문제는 개미의 다리 부분에 작용하는 압력이 이전보다 n배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압력이란 단위 면적당 작용하는 힘이니까, 결국 일정한 밀도의 생물체의 무게는 부피에 달려 있습니다.
몸집이 n배 늘어난 생물체는 표면적이 (n 제곱)배, 부피가 (n 세제곱)배 늘어난 것이므로 그 압력은 n배만큼 늘어난 게 되는 것입니다. 개미의 골격구조가 버틸 수 있는 한계 압력이 있을 테죠. 모든 생물체들의 뼈란 이런 전체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재질과 모양으로 된 것이니까, 비대해진 개미의 다리에 작용하는 압력이 한계 압력을 넘었을 경우에 잘록한 개미허리가 톡 부러져버리는 경우도 배제할 순 없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개미가 그대로 존재하려면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필요할 겁니다. 개미의 하체부분의 단면적을 상체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시켜서 밑바닥 면에 작용하는 압력을 분산시키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되겠죠. 이와 같이 하면 상체는 날씬하고 하체는 두꺼운 형태의 개미가 되는 겁니다. 그렇다면 더 이상 날씬한 허리에 가느다란 다리를 섬세하게 움직이는 개미 모양이 되기는 힘들겠죠? ......................................................................................................................................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5번곡 코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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