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히플러

등록일 :2002-04-03 11:12:48

조회수 :17,205

제가 그나마 대학중에서도 가고 싶었던 과인 영문과를 안가고 경희대를
선택한 것은 영어쪽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고등학교 졸업 당시 꿈이요? 만화가 였습니다.
영문과에 가서 그쪽으로 나가다보면 제 꿈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냥 저언혀 관심도 없는 가정관리학과를 선택했지요.
캠퍼스가 아름다운 경희대에 들어려면 영문과로는 모자라는 성적이기도 했구요.

아버지는 만화가 하려면 대학을 때려치우라고 하셨지만
무슨 말씀을. 대학생활의 낭만이야말로 만화를 그리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경험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겉멋만 들은 저는 경희대로 들어갔는데...

정작 멋진 건물로 자주 본 본관은 법대아이들이나 다니는 곳이었고
제가 다닌 문리대 건물은 우리 고등학교 건물만 못했습니다.ㅠ.ㅠ
(본관도 안에 들어가보면 낡긴 마찬가지였지요.)

만화가가 되려고 들어간 만화동아리에서 학습(?)만 열심히 하고 나온
히플러...도저히 순정만화가를 지향할수는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지요.

어쨌든 그래도 학교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정문 에서 보이는 커다란
목련나무에 환하게 만발한 꽃, 그리고 교직이수때문에
힘들게 올라간 사대 건물 에서 바라본 벚꽃 바다 ... 였습니다.
아직도 눈 감으면 그 장관이 떠오르네요. 그나마 항상 그 기간은
중간고사 기간이라 제대로 음미를 못하면서 지나갔구요.
(예나 지금이나 공부는 안하면서 스트레스만 받기는 여전합니다.)

그 머리아픈 중간고사 기간에 얄미웠던 사람들이 바로
도시락 싸고 가족단위로 놀러온 상춘객이었습니다.
우린 매일 교정을 지나면서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고 사는데
저 사람들은 울 학교에 놀러오는구나..우에잉...

그런데 우습지요? 이제는 저도 그 상춘객이 될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에구..그런데 벚꽃이 지기전에 책이 끝나려나...
며느리도 몰러....





예진맘님의 글입니다.
> 유치원에서 봄동산 나들이가 생각이 나서 애기데리고 제가 다녔던 학교에 갔다왔어요. 캠퍼스에 꽃이 많이 피어 참 좋더라구요. 아이도 차도 안 다니고 잔디밭도 넓어 뛰어 다니느라고 정신이 없더라구요.
> 매점에 가서 아주 값싼 점심도 먹고요.
> 아기랑 둘이 같이 먹으려고 하나만 시켰는데 아기가 너무 신나게 놀아서인지 혼자 밥을 다 먹더라구요. 결국 전 또 하나 시켜먹었구요.
> 집 근처에 대학교 있음 다녀오세요. 행복한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