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어린왕자

등록일 :2001-11-19 22:11:28

조회수 :30,955

우리 딸이 다니는 미술학원에서는 가을 테마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외선 기차와 관광버스를 이용한다는 군요.
일정은 교외선 기차타기,각자의 카메라에 가을 추억 사진에 담기,놀이기구 3종타기,낙엽줍기와 왕관 만들기,고구마
모닥불에 구워 먹기,농작물 수확,버스 타고 추억을 가지고 돌아오기랍니다.
우리가 어려서 먹었던 연양갱과 삶은 달걀도 준비물이랍니다.
아이들에게 기차도 타보게 하고 우리 어릴적 먹었던 연양갱
맛도 보게 하고 단풍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도 보고
고구마 모닥불에 구워 호호 불면서 먹고....
정말 말만 들어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지만.
저는 마음 한구석 불안하네요.
이제 다섯살난 우리 딸이 그많은 일정을 다 따라갈 수 있을지. 놀이기구는 아이들에게는 마냥 신나는 놀이겠지만 선생님도 사람일진대 그 많은 아이들을 어떻게 그것도 3가지씩이나 태울 것인지. 전 걱정이 앞섭니다.
며칠전 친구 아이가 어린이집 야외학습에 갔다가 계단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이마를 여러 바늘 꿰매는 사고가 났다는
말에 더욱 소심해지는가 봅니다.
작년에 우리 딸도 병원에 갔다가 거기 의자에 떨어져 이마가 찢겨 다섯 바늘 꿰매었어요.
정말 사고는 순간이더군요. 옆에 있었으면서도 어쩌지 못한 자책감이 한동안 저를 우울하게 한 일이었죠.
아이들에게 많이 경험하게 해주고 많은 것을 직접 느끼게 하는 것도 좋지만 빡빡한 일정이 마음에 걸리고 안전사고에대한 불신(?)이 선뜻 아이를 보내게 할 것 같지 않네요.
도착시간도 오후6시나 되야 하고.
딸아이는 벌써부터 설레이는 모양입니다.
보내야 할지 안보내면 뭐라고 말해야 덜 서운할지 ......
엄마의 소심함이 아이의 소중한 경험과 볼거리를 박탈(?)하는 건 아닌지 갈등입니다.
아! 엄마의 길은 멀고도 골치아퍼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