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제2편-"바람부는 문무대왕릉 앞바다에 두소년소녀가 뛰어들다"
작성자 :발롱
등록일 :2001-11-19 23:45:44
조회수 :30,530
일단 딴소리부터...- 제 후기 타이틀이 무엇을 패러디한 것인지 눈치채셨나요? 바로 "신기한 스쿨버스" 버전입니다. 제 아들이 무지 좋아해서요...ㅋㅋㅋ.
자아, 둘째날입니다...
*신라 역사 과학관*
아, 먼저 아침 식사얘기부터요..전날 새벽까지 안주무셨던 환희님, 오각님, 그리고 산책님이 이른아침부터 주방에서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시더군요. 저는 정신이 들때까지 한 30분 걸렸습니다.(둘러보니 대발이도 저와 같이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세트로 말이죠, 창피해라...)
전날 스타로 부각됐던 쌈거리와 쌈장, 그리고 구수한 우거지된장국과 콘도단골 메뉴인 김과 김치, 이렇게 차려진 아침식사 정말 좋았습니다. 참, 그리고 초리님이 보내주신 배즙은 공복에 좋다고 하시며 산책님이 부지런히 챙겨주셔서 모두들 정말 맛있게 마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30여명이 단체로 나서기에는 정말 성공적인 시각, 9시를 조금 넘어 답사 둘째날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첫번째 간 곳이 바로 신라역사과학관이었죠. 이 곳은 진입로가 내려서 걷고 싶을 만큼 운치가 있었습니다. 잘 보존된 전통 한옥들과 민속공예 전시관등이 단풍을 벗삼아 깔끔하게 자리잡고 있었죠. 아담한 건물로 들어 가서 석굴암과 첨성대의 과학적인 구조와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설화를 듣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진지한 자세로 설명을 듣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자상한 설명과 함께 뒤로 꽈당 넘어갈뻔한 황당한 질문이 몇몇 오고 갔죠. 그 중 생각나는 질문으로는 음......아마 동윤군이었죠?
"(뜬금없이) 근데 스님들은 왜 머리가 하나도 없어요?"(당시 대화내용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음)
거기에 선생님의 현명한 답변...
"불교에서는 모든 잡념이 머리카락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었단다.그래서 머리를 모두 깎으셨지..."
정말 대단하죠? ㅋㅋㅋ
*불국사와 석굴암*
불국사 역시 단풍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정경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어느때보다도 한산한 모습으로 다보탑과 석가탑도 여전히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석굴암 가는 산길은 구불구불 단풍을 즐기는 데는 아주 좋았구요, 준희님은 그 길이 남한산성의 9번버스를 생각나게 한다며 웃으셨죠. 1.2킬로에 이르는 산길이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아주 좋았지만 막상 과학관에서 석굴암을 대한 탓인지 아이들은 막상 진짜(?)석굴암을 대하고도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유리벽에 가려진 부처의 모습이 별로 감동적이지 않았을까요?
*감은사지 석탑*
석굴암에서 나와 칼국수를 먹기로 전화를 해놓은 식당에 갔는데 이게 웬일? 재료가 딸려 음식준비가 안된다는 거였죠. 어떻게 했느냐구요? 온 식구가 바로 옆 휴게실에서 만인의 영양간식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요 덕분에 경비가 절감됐고 돌아오는 날 새마을호 식당에서 우아하게 칼질을 할 수가 있었죠. ㅋㅋㅋ.
이어서 향한 곳이 감은사터....불심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의지로 짓게 된 감은사는 아들인 신문왕때 완공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어 쓸쓸함을 자아내더군요. 때맞추어 불기 시작한 바람과 더불어 저는 영화 한편 찍는 심정으로 터를 둘러보았습니다. 대발이를 비롯한 몇몇 아이들은 탑이 높다...이걸로 끝이구요, 옆 동네서 구경온 흰둥이 개를 쫓아다니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96년에 모양을 다시 갖추었다는 서쪽 탑의 부족한 듯 어색한 틈새는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해 혼자 쓸쓸하고 허전한 느낌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이제 좀 철이 들려는가 봐요...ㅋㅋ)
*문무대왕릉 앞바다와 이견대*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드디어 펼쳐집니다.
바다..........
바다는 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매력이 바로 그거죠. 험한 산을 넘는가 싶으면 바로 지척에 바다가 펼쳐지고...계곡과 험준한 산, 그리고 넓은 평야가 늘 가까운 곳에 공존하는 땅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그 매력을 우리도 한껏 즐겼습니다.
감은사터를 돌아 내륙을 도는가 싶더니 바로 갈매기가 일행을 맞이했습니다. 바다였지요.... 그러고 보니 감은사와 이견대, 문무대왕릉을 하나로 엮어 설명했던 관련 설화들이 떠올랐습니다. 생각보다 수중릉이 해변에서 가까왔지만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바다에 들떠 일단은 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 오로지 바다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정말 시원하더군요.
멀리서 불어오는 검은 구름이 거세고 거친 모래바람을 몰고 와 눈을 뜰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춥다는 느낌보다는 가슴을 관통하는 듯한 그 시원함은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몸과 마음 속의 먼지와 잡념을 몽땅 쓸어가는 듯 청량한 바람을 하나 가득 들이키며 감동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바로 그 때......
다다다다 소리를 내며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소년이 있었으니....바로 광주에서 온 이 현호군으로 언제 잽싸게 벗어던졌는지 신발과 양말을 벗은 맨발인채로 이미 바지까지 걷어붙여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더군요. 추위도 잊은 채 종아리를 드러내고 물과 맞선 현호군의 심정이 거기 있던 모든 이와 같았을 껍니다. 이어서 소윤양 뛰어들어 옷을 입은 채로 파도에 폭삭 쓰러져 주저앉고, 몇몇 아이들이 신나서 파도와 놀다가 신발을 몽땅 적셔버렸습니다.(대책이 안서데요..)
저 같았으면 뒤집어졌을 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시던 엄마의 꿈님과 준희님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물론 대발이 역시 발목까지 몽땅 젖은 채로 모처럼의 해방감에 한껏 웃고 있더군요. 그 마당에 추위가 대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일행 모두의 마음 속 갈증이 한순간 해소되는 걸 느꼈으니까요.
(참참...해변가 바람 속에서 수중릉을 향해 올리던 제사의식도 잘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문무왕릉이 굽어보이고 만파식적으로 유명한 이견대에 들렀습니다.(신발 안젖은 사람만 내렸지요..)
*단풍에 물든 기림사*
바지를 몽땅 벗은 소년과 웃옷이 젖어버린 소녀 기타등등 사정으로 인하여 서둘러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아쉬워 기림사에 들렀습니다. 역시 신발 안젖은 사람을 중심으로 내렸는데 우와...여기 안들렀으면 크게 후회할뻔 했지요. 흐린 날씨와 더불어 고즈녁한 산사의 분위기가 너무나 운치있는 곳이었습니다. 삼천불이 모셔져 있는 대웅전과 500년된 보리수나무의 고고함, 법당 안뜰의 아늑함이 정말 인상적인 절이었습니다. 아, 이곳은 안뜰을 포크레인으로 다지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포크레인을 스님이 운전하고 계시더군요. 이분이 과연 중장비 기사 자격증을 따셨을까...이런 뜬금없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습니다.(정말 엉뚱하죠?)
어쨌든 제가 이곳 머무는 동안 서울 계신 친정부모님께 하도 입에 침이 마르게 전화로 자랑을 했더니 두 분 못참고 어제 경주로 뜨시더군요.(지금 두분 경주에 계십니다.)
*숙소로 돌아오다*
바람이 심상찮게 불더니 숙소로 돌아오자 마자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남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걱정했더니 우리의 오각님께서 '그래도 강행한다' 고 단언하시더군요.
어제의 약속대로 큰 아이들은 피씨방에 가서 소원을 풀었고 이어서 준비된 저녁메뉴는 카레라이스와 삼겹살구이....아, 그리고 역시 쌈이 단연 인기였습니다. (환희님, 많이 싸가지고 오긴 했나봐요. 우리 정말 많이 먹었죠?)
식사가 끝난 후 아이들의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고 안방 커텐과 문짝의 상태가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옆방 문손잡이 뒤쪽은 이미 구멍이 나 있었고 슬슬 아래집의 항의가 우려되기 시작할 즈음 우리의 영원한 선생님, 엄마의 꿈님께서 총대를 매시고 소년소녀들을 집합시켰습니다. 거짓말 같이 옆집에서 답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하고 그 동안 엄마들은 한자리에 모여 쥐포와 땅콩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죠.(자비유진맘님, 땅콩과 우리밀라면 정말 고맙습니다.)
둘째날은 정말 피곤했나봐요.
다음날 산행을 위하여 우리방은 모두 일찍(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들리는 얘기론 이번에는 늦은 새벽까지 아이들이 자지 않고 있었다는군요.....그리고 옆집에선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우셨다구요.....(아쉽네요, 같이 하지 못한거)
이렇게 하여 둘째날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도 언젠가와 같이 우리집 꼬맹이의 심술(?)로 다시 한번 Esc 키 소동이 있었습니다. 으...한번 몽땅 날라가고 저 이거 두번쨉니다... 정말 괴롭네요....준희님, 빠진 나머지 얘기 다시 부탁드려요....)
-3편에 계속.......
자아, 둘째날입니다...
*신라 역사 과학관*
아, 먼저 아침 식사얘기부터요..전날 새벽까지 안주무셨던 환희님, 오각님, 그리고 산책님이 이른아침부터 주방에서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시더군요. 저는 정신이 들때까지 한 30분 걸렸습니다.(둘러보니 대발이도 저와 같이 굴러다니고 있더군요, 세트로 말이죠, 창피해라...)
전날 스타로 부각됐던 쌈거리와 쌈장, 그리고 구수한 우거지된장국과 콘도단골 메뉴인 김과 김치, 이렇게 차려진 아침식사 정말 좋았습니다. 참, 그리고 초리님이 보내주신 배즙은 공복에 좋다고 하시며 산책님이 부지런히 챙겨주셔서 모두들 정말 맛있게 마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30여명이 단체로 나서기에는 정말 성공적인 시각, 9시를 조금 넘어 답사 둘째날 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첫번째 간 곳이 바로 신라역사과학관이었죠. 이 곳은 진입로가 내려서 걷고 싶을 만큼 운치가 있었습니다. 잘 보존된 전통 한옥들과 민속공예 전시관등이 단풍을 벗삼아 깔끔하게 자리잡고 있었죠. 아담한 건물로 들어 가서 석굴암과 첨성대의 과학적인 구조와 원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련설화를 듣는 유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진지한 자세로 설명을 듣는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자상한 설명과 함께 뒤로 꽈당 넘어갈뻔한 황당한 질문이 몇몇 오고 갔죠. 그 중 생각나는 질문으로는 음......아마 동윤군이었죠?
"(뜬금없이) 근데 스님들은 왜 머리가 하나도 없어요?"(당시 대화내용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음)
거기에 선생님의 현명한 답변...
"불교에서는 모든 잡념이 머리카락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했었단다.그래서 머리를 모두 깎으셨지..."
정말 대단하죠? ㅋㅋㅋ
*불국사와 석굴암*
불국사 역시 단풍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정경이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어느때보다도 한산한 모습으로 다보탑과 석가탑도 여전히 그 우아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석굴암 가는 산길은 구불구불 단풍을 즐기는 데는 아주 좋았구요, 준희님은 그 길이 남한산성의 9번버스를 생각나게 한다며 웃으셨죠. 1.2킬로에 이르는 산길이 담소를 나누며 걷기에 아주 좋았지만 막상 과학관에서 석굴암을 대한 탓인지 아이들은 막상 진짜(?)석굴암을 대하고도 별다른 감흥을 얻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유리벽에 가려진 부처의 모습이 별로 감동적이지 않았을까요?
*감은사지 석탑*
석굴암에서 나와 칼국수를 먹기로 전화를 해놓은 식당에 갔는데 이게 웬일? 재료가 딸려 음식준비가 안된다는 거였죠. 어떻게 했느냐구요? 온 식구가 바로 옆 휴게실에서 만인의 영양간식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요 덕분에 경비가 절감됐고 돌아오는 날 새마을호 식당에서 우아하게 칼질을 할 수가 있었죠. ㅋㅋㅋ.
이어서 향한 곳이 감은사터....불심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문무왕의 의지로 짓게 된 감은사는 아들인 신문왕때 완공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어 쓸쓸함을 자아내더군요. 때맞추어 불기 시작한 바람과 더불어 저는 영화 한편 찍는 심정으로 터를 둘러보았습니다. 대발이를 비롯한 몇몇 아이들은 탑이 높다...이걸로 끝이구요, 옆 동네서 구경온 흰둥이 개를 쫓아다니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96년에 모양을 다시 갖추었다는 서쪽 탑의 부족한 듯 어색한 틈새는 어쩔 수 없는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게 해 혼자 쓸쓸하고 허전한 느낌을 달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이제 좀 철이 들려는가 봐요...ㅋㅋ)
*문무대왕릉 앞바다와 이견대*
이날의 하이라이트가 드디어 펼쳐집니다.
바다..........
바다는 늘 가슴을 설레게 합니다.
우리나라의 매력이 바로 그거죠. 험한 산을 넘는가 싶으면 바로 지척에 바다가 펼쳐지고...계곡과 험준한 산, 그리고 넓은 평야가 늘 가까운 곳에 공존하는 땅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그 매력을 우리도 한껏 즐겼습니다.
감은사터를 돌아 내륙을 도는가 싶더니 바로 갈매기가 일행을 맞이했습니다. 바다였지요.... 그러고 보니 감은사와 이견대, 문무대왕릉을 하나로 엮어 설명했던 관련 설화들이 떠올랐습니다. 생각보다 수중릉이 해변에서 가까왔지만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바다에 들떠 일단은 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우리는 모두 한마음이 되어 오로지 바다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정말 시원하더군요.
멀리서 불어오는 검은 구름이 거세고 거친 모래바람을 몰고 와 눈을 뜰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춥다는 느낌보다는 가슴을 관통하는 듯한 그 시원함은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몸과 마음 속의 먼지와 잡념을 몽땅 쓸어가는 듯 청량한 바람을 하나 가득 들이키며 감동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바로 그 때......
다다다다 소리를 내며 바다를 향해 질주하는 소년이 있었으니....바로 광주에서 온 이 현호군으로 언제 잽싸게 벗어던졌는지 신발과 양말을 벗은 맨발인채로 이미 바지까지 걷어붙여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더군요. 추위도 잊은 채 종아리를 드러내고 물과 맞선 현호군의 심정이 거기 있던 모든 이와 같았을 껍니다. 이어서 소윤양 뛰어들어 옷을 입은 채로 파도에 폭삭 쓰러져 주저앉고, 몇몇 아이들이 신나서 파도와 놀다가 신발을 몽땅 적셔버렸습니다.(대책이 안서데요..)
저 같았으면 뒤집어졌을 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시던 엄마의 꿈님과 준희님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물론 대발이 역시 발목까지 몽땅 젖은 채로 모처럼의 해방감에 한껏 웃고 있더군요. 그 마당에 추위가 대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일행 모두의 마음 속 갈증이 한순간 해소되는 걸 느꼈으니까요.
(참참...해변가 바람 속에서 수중릉을 향해 올리던 제사의식도 잘 보았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문무왕릉이 굽어보이고 만파식적으로 유명한 이견대에 들렀습니다.(신발 안젖은 사람만 내렸지요..)
*단풍에 물든 기림사*
바지를 몽땅 벗은 소년과 웃옷이 젖어버린 소녀 기타등등 사정으로 인하여 서둘러 숙소로 돌아갈까 하다가 아무래도 아쉬워 기림사에 들렀습니다. 역시 신발 안젖은 사람을 중심으로 내렸는데 우와...여기 안들렀으면 크게 후회할뻔 했지요. 흐린 날씨와 더불어 고즈녁한 산사의 분위기가 너무나 운치있는 곳이었습니다. 삼천불이 모셔져 있는 대웅전과 500년된 보리수나무의 고고함, 법당 안뜰의 아늑함이 정말 인상적인 절이었습니다. 아, 이곳은 안뜰을 포크레인으로 다지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포크레인을 스님이 운전하고 계시더군요. 이분이 과연 중장비 기사 자격증을 따셨을까...이런 뜬금없는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습니다.(정말 엉뚱하죠?)
어쨌든 제가 이곳 머무는 동안 서울 계신 친정부모님께 하도 입에 침이 마르게 전화로 자랑을 했더니 두 분 못참고 어제 경주로 뜨시더군요.(지금 두분 경주에 계십니다.)
*숙소로 돌아오다*
바람이 심상찮게 불더니 숙소로 돌아오자 마자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음날 남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걱정했더니 우리의 오각님께서 '그래도 강행한다' 고 단언하시더군요.
어제의 약속대로 큰 아이들은 피씨방에 가서 소원을 풀었고 이어서 준비된 저녁메뉴는 카레라이스와 삼겹살구이....아, 그리고 역시 쌈이 단연 인기였습니다. (환희님, 많이 싸가지고 오긴 했나봐요. 우리 정말 많이 먹었죠?)
식사가 끝난 후 아이들의 전쟁은 다시 시작되었고 안방 커텐과 문짝의 상태가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옆방 문손잡이 뒤쪽은 이미 구멍이 나 있었고 슬슬 아래집의 항의가 우려되기 시작할 즈음 우리의 영원한 선생님, 엄마의 꿈님께서 총대를 매시고 소년소녀들을 집합시켰습니다. 거짓말 같이 옆집에서 답사보고서를 작성하기 시작하고 그 동안 엄마들은 한자리에 모여 쥐포와 땅콩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죠.(자비유진맘님, 땅콩과 우리밀라면 정말 고맙습니다.)
둘째날은 정말 피곤했나봐요.
다음날 산행을 위하여 우리방은 모두 일찍(비교적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들리는 얘기론 이번에는 늦은 새벽까지 아이들이 자지 않고 있었다는군요.....그리고 옆집에선 새벽까지 이야기꽃을 피우셨다구요.....(아쉽네요, 같이 하지 못한거)
이렇게 하여 둘째날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오늘도 언젠가와 같이 우리집 꼬맹이의 심술(?)로 다시 한번 Esc 키 소동이 있었습니다. 으...한번 몽땅 날라가고 저 이거 두번쨉니다... 정말 괴롭네요....준희님, 빠진 나머지 얘기 다시 부탁드려요....)
-3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