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지투맘

등록일 :2004-06-22 18:33:13

조회수 :4,516

"마법학교"라는 제법 거창한 제목을 보며 내심 헤리포터를 그려 봤던건 아무래도 오버였나봐요.
상상력을 북돋워 줄 수 있을거라는 거창한 기대를 하며 버스타고 전철타고 20여분을 걸어서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지요. 생각보다 자그마한 토월극장은 어쩌면 마술을 보기에는 더 적합할 것 같아서 좋더군요. 들어갈 때 아이들에게 분위기에 동화되도록 망토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하더군요.(물론 나올 때 다시 돌려 줘야 했지만...)
완전 영어로만 진행되는 공연이라 아이가 부담스러워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잠시.
우리 나라 아이들 영어 정말 잘 알아듣더군요. 웃어야 될 부분에 적절히 웃어주고, 대답을 요하는 부분에서는 또 대답해주고. 우리 아이도 (초등 2학년) 대략 이해는 하는것 같고. 다만 여자 진행자의 다소 긴 영어 부분에서는 잠시 웅성웅성 산만!
공연 내용은 그다지 인상적이다거나 독특하지 않았어요.
너무 기대가 큰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명절에 TV에서 보여주던 , 이제는 너무나도 진부한 마술이 이어지더군요. 아직 마술을 접해보지 않았던 아이는 연신 탄성을 자아내며 "엄마! 저거 진짜 아니지?"하며 걱정을 하더군요. 아직 마술을 이해하지 못 하는 조금은 어린 여자 아이가 무섭다며 결국엔 엄마를 잡아끌며 나가더라구요.
아이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마술이 어떤 종류가 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 하지만 제목에 걸맞는 재미와 즐거움이 있었더라면 좋았을것 같다는 아쉬움으로 극장을 나왔네요.
가격 대비 만족함을 얻을 수 없었던 공연이 내심 걸려 그 유명한 분수대 앞의 파라솔에 앉아 아이에게
물었어요.
"재미있었니?" "응. 재미있었어."
짤막한 아이의 대답에 위안을 얻으며 돌아오는 버스에 앉아 많은 댓가를 지불한다고 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조그마한 진리에 새삼 고개를 끄덕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