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히플러

등록일 :2002-08-09 15:46:17

조회수 :18,498

중앙공원에 산책을 갔더니 어떤 분이 큼지막한 골든 리트리버를 데리고
오셨더라구요.

-바로 요렇게 생긴 개!

개라면 뒤로 넘어가는 저와 아이들...
난리를 치면서 쓰다듬고 있었는데 그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개를 좋아하면 새로 자기가 애견까페 만들었으니 놀러오라고.
부천에 워커힐 명월관이라고 유명한 갈비집이 있는데
(아주 맛있어요. 워커힐 갈비맛과 같지만 더 싸다고 소문이 났지요.
보통 갈비집보다는 조금 더 비싸지만..^^;)
그곳 2층이라고 하더라구요.

우우와..홍대앞 애견까페 얘기만 듣고
침만 흘리고 있었는데 부천에도 생기다니..황홀한 뉴스더군요.

7월1일 개업하는 전날에 한번 들러보았는데 저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필이면 다음에서 골든 리트리버 동호회 모임을 그날 여는 중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제 평생 그렇게 많은 개들이 버글버글하는거 첨 봤습니다.

넓은 인조잔디 위를 골든 리트리버 한 15마리, 시베리안 허스키 한 3마리,
세인트 버나드 2 마리, 올드 잉글리시 쉽독 1마리 등 큼직큼직한
견공들이 마구 뛰어다니고 그 사이로 너무 흔해서 별로 신기하지도 않은
쉬나우저니 말티즈, 미니킨, 치와와, 요크셔 테리어, 진돗개 등등이
놀고있었습니다. 행복했지요.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구요.

하지만 그날은 개업전날이라 그냥 개구경만 하고 왔고
며칠전에 다시 까페로 놀러가보았습니다. Cafezoo 라는 제목이구요.
까페 자체도 괜찮더군요.


(이건 조금 사진이 잘 나온듯..-_-; 그래도 어쨌든 좋았습니다.)

들어가보니 허허..사람보다 개가 많았습니다.
휴가기간이라 개주인들이 개호텔 대신 이곳에 개를 맡기고 간것이지요.

원래 식구인 올드 잉글리시 쉽독이 어슬렁 어슬렁 다니고
(가끔 껑충 뛰어올라 마구 얼굴을 핥고)
시베리안 허스키 부부, 시끄러운 아기 미니킨, 귀가 축 늘어진 비글
등등이 까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고 있고 손님들은 마음대로 이 개
저 개 주무르며 노는 분위기였구요.
나중에 엄청나게 미용에 돈을 들인듯 한 갈색 코커 스파니엘 한마리도
들어왔습니다. 음..노는게 거의 나 귀족이야 수준...ㅠ.ㅠ


-이 녀석이랑 비슷한데 털은 더 정교하게 깎여 있었다구요.

어쨌든 저처럼 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일부러 가라고 권하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게
아무래도 아이를 위한 공간은 아니다 보니 개천국판이
조금 불결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저희 남편은 저희를 이해 못합니다.
그냥 신문만 읽다 왔지요.)

어쨌든 까페 주인은 개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개를 무지하게 사랑하는 분이라는 것 알 수 있었습니다.
친절하기도 했구요. 혹시나 -그럴리가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아이가 개에 물리지나 않는지, 다치지는 않는지
배려해주기도 했구요.

부천 근처 사시는 분들은 한번쯤 들러보세요..명월관 갈비 맛
괜찮거든요..손님 모시고 가기에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분위기는 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