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충격전, 전 나쁘지 않던걸요
작성자 :귤미
등록일 :2003-08-11 00:19:29
조회수 :7,024
토요일 장충동에서 하는 종이충격전에 다녀왔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많이 붐비지 않아 좋더군요.
앞서 몇몇분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전시장도 작고, 다양한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큰 주제별 6-7가지, 동양의 용, 서양의 용, 공룡마을, 곤충마을, 캐릭터마을, 물의 나라(?), 종이로 만든 다양한 건축물, 비행기 나라 등등)
사실 어른인 제가 보기에는 10여분 휘휘 둘러보면 끝날 것 같더라구요.
그러나 아이에게는 정말 크나큰 느낌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종이로 정말 못 만드는게 없네요"하며 "이건 공룡이네요, 우릴 잡아먹으러 오면 어쩌지요? 엄마 빨리 뒤로 피하세요." (캐릭터 마을에 가선)"어, 저기 호박 할아버지도 있구, 수박 아저씨도 있고... 피카츄랑 뿔 달린 도깨비가 친구인가 봐요, 함께 있는 걸 보니..." "알록달록한 비행기가 더 좋은데 하얀 비행기가 너무 많네요" "종이로 집도 만들고, 나무도 만들고, 뿌까도 만들고, 정말 신기해요" 등등 시종일관 쫑알거리며 봤던데 또 보고, 또 보고 하면서 1시간은 족히 넘기더군요.
이것저것 눈을 반짝이며 왔다갔다 보는 아이를 보며 "얘는 지금 내가 모르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즐거워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종이로 이렇게 다양한 걸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2000원 값어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게다가 제가 가장 놀란 건 한번은 호기심에 작품 하나를 몰래, 살짝 만져봤더니 "어, 엄마, 그건 만지면 안되는 거예요. 그러지 마세요"라며 놀라는 아이의 태도였습니다. 사실 전시회 자체를 처음 데려간 것이었고, 특별히 아이에게 만지면 안된다는 주의를 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아마 다른 아이들이 만지는 것에 대해 진행요원들이 주의를 주는 것을 주워들었겠지요. 전시회에 많이 가봐서 룰을 잘 아는 아이라면 그냥 지나쳤을 일이겠지만, 저에게는 아이가 그런 분위기와 감상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2층에는 종이 공예와 관련된 다양한 재료들을 싸게 팝니다.
종이충격전을 한 곳이 종이나라라는 무슨 종이접기센터같은 곳인 것 같은데요, 원래부터 2층은 각종 종이공예 재료를 파는 곳인 것 같더군요.
전 이 곳도 좋았습니다.
요즘 아이가 종종 색종이를 잘라 이상한 걸 접은 다음 그 때마다 가지고 와서는 "엄마, 선물이예요. 이건 '고양이의 눈물의 헤이' '이건 코끼리의 눈물의 희야' '이건 강아지의 눈물의 흐엉' 등등 요상스런 말을 지어내길래 종이접기 한번 해볼까 생각하던 차였는데...
마침 '유아용 종이접기' 책과 재료 세트를 싸게 팔더라구요. 내용을 보니 아주 쉬운 기초부터 정리가 잘 돼있길래 한권 사왔습니다. 그밖에도 정말 신기한 종이접기 놀이감들이 많아 만들기 좋아하는 분이 가면 시간가는 줄 모를 것 같더라구요. 시중에선 보기 어려운 모양내기 펀치도 정말 욕심이 갔지만... 눈물을 머금고...
전시장도 전시장이지만, 이 곳 역시 아이에게는 놀이터였습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재료와 그 재료들로 만들어진 완성품들을 보는 것 역시 그다치 흔치 않은 기회였던 것 같네요. 3층에서 외부로 나오는 계단 벽에 걸려진 종이접기 작품 액자도 볼만했구요.
결론은 "그동안 정말 시덥지 않은 공연도 2-3만원씩 주고 봐왔는데 2000원에 그 정도 볼거리면 나름대로 만족스럽다"는 것입니다. 안좋은 평이 많은 가운데 이런 글을 쓰려니, 좀 숙쓰럽기도 하지만...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무엇보다 사람이 많이 붐비지 않아 좋더군요.
앞서 몇몇분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전시장도 작고, 다양한 작품도 아니었습니다.
(큰 주제별 6-7가지, 동양의 용, 서양의 용, 공룡마을, 곤충마을, 캐릭터마을, 물의 나라(?), 종이로 만든 다양한 건축물, 비행기 나라 등등)
사실 어른인 제가 보기에는 10여분 휘휘 둘러보면 끝날 것 같더라구요.
그러나 아이에게는 정말 크나큰 느낌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종이로 정말 못 만드는게 없네요"하며 "이건 공룡이네요, 우릴 잡아먹으러 오면 어쩌지요? 엄마 빨리 뒤로 피하세요." (캐릭터 마을에 가선)"어, 저기 호박 할아버지도 있구, 수박 아저씨도 있고... 피카츄랑 뿔 달린 도깨비가 친구인가 봐요, 함께 있는 걸 보니..." "알록달록한 비행기가 더 좋은데 하얀 비행기가 너무 많네요" "종이로 집도 만들고, 나무도 만들고, 뿌까도 만들고, 정말 신기해요" 등등 시종일관 쫑알거리며 봤던데 또 보고, 또 보고 하면서 1시간은 족히 넘기더군요.
이것저것 눈을 반짝이며 왔다갔다 보는 아이를 보며 "얘는 지금 내가 모르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즐거워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종이로 이렇게 다양한 걸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새로운 세계를 알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2000원 값어치는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게다가 제가 가장 놀란 건 한번은 호기심에 작품 하나를 몰래, 살짝 만져봤더니 "어, 엄마, 그건 만지면 안되는 거예요. 그러지 마세요"라며 놀라는 아이의 태도였습니다. 사실 전시회 자체를 처음 데려간 것이었고, 특별히 아이에게 만지면 안된다는 주의를 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아마 다른 아이들이 만지는 것에 대해 진행요원들이 주의를 주는 것을 주워들었겠지요. 전시회에 많이 가봐서 룰을 잘 아는 아이라면 그냥 지나쳤을 일이겠지만, 저에게는 아이가 그런 분위기와 감상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소득이었습니다.
2층에는 종이 공예와 관련된 다양한 재료들을 싸게 팝니다.
종이충격전을 한 곳이 종이나라라는 무슨 종이접기센터같은 곳인 것 같은데요, 원래부터 2층은 각종 종이공예 재료를 파는 곳인 것 같더군요.
전 이 곳도 좋았습니다.
요즘 아이가 종종 색종이를 잘라 이상한 걸 접은 다음 그 때마다 가지고 와서는 "엄마, 선물이예요. 이건 '고양이의 눈물의 헤이' '이건 코끼리의 눈물의 희야' '이건 강아지의 눈물의 흐엉' 등등 요상스런 말을 지어내길래 종이접기 한번 해볼까 생각하던 차였는데...
마침 '유아용 종이접기' 책과 재료 세트를 싸게 팔더라구요. 내용을 보니 아주 쉬운 기초부터 정리가 잘 돼있길래 한권 사왔습니다. 그밖에도 정말 신기한 종이접기 놀이감들이 많아 만들기 좋아하는 분이 가면 시간가는 줄 모를 것 같더라구요. 시중에선 보기 어려운 모양내기 펀치도 정말 욕심이 갔지만... 눈물을 머금고...
전시장도 전시장이지만, 이 곳 역시 아이에게는 놀이터였습니다. 이런저런 다양한 재료와 그 재료들로 만들어진 완성품들을 보는 것 역시 그다치 흔치 않은 기회였던 것 같네요. 3층에서 외부로 나오는 계단 벽에 걸려진 종이접기 작품 액자도 볼만했구요.
결론은 "그동안 정말 시덥지 않은 공연도 2-3만원씩 주고 봐왔는데 2000원에 그 정도 볼거리면 나름대로 만족스럽다"는 것입니다. 안좋은 평이 많은 가운데 이런 글을 쓰려니, 좀 숙쓰럽기도 하지만...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