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서미 스트리트 공연 보고 왔습니다.
작성자 :승호아빠
등록일 :2003-08-17 09:05:53
조회수 :9,717
아이마다 개성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공연을 보여줄 때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공연이었습니다. 세서미 스트리트 공연을 보러 가자고 했을 때 승호가 보인 첫 반응은 "영어로 하는 거야?"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영어를 잘 모르는 아이의 입장에서 볼 때 영어로 진행되는 공연이 확 와닿을리는 없을테니까요.
아이를 차에 태우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면서 전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이 공연에서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뭐가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승호는 세서미 스트리트를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TV에서 보던 인형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였지요. 세서미 스트리트를 평소에 재미있게 본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영어로 진행되는 공연이든 우리말로 진행되는 공연이든 상관없이 캐릭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되겠지만요.
그런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승호 스스로 힌트를 제공하더군요.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을 때 밖에 걸린 대형 선전 현수막의 그림을 보면서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그런데, 아빠 그 인형속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밖을 볼 수 있을까? 숨은 어떻게 쉴까?"
전 이거다 싶었습니다. 승호가 흥미를 가지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단서가 말이지요.
"승호야.. 우리 한 번 찾아볼까? 인형 속 사람이 숨 쉬고 볼 수 있는 구멍이 어디 있는지?"
공연장 입구 근처에 망원경을 대여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서 보면 어른 망원경은 2천원인가에 대여해주는데, 아이들 망원경은 대여하지 않고 3천원에 판다는 것입니다. 속이 빤하게 보이는 장사속입니다. 게다가 아이들 망원경은 색깔도 빨,노,파로 화려합니다. 평소 같으면 절대 이런 것 사주지 않은 저이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인형에 뚫린 숨구멍과 눈구멍을 찾으려면 뭔가 도구를 쥐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좌석도 1층의 맨 끝줄 근처였거든요. 전 주저함이 없이 거금 3천원을 내고 파란색 망원경을 사 주었습니다. 승호는 신났지요. 웬일로 아빠가 이런 것을 알아서 사주냐고 하면서 말이지요. 사실 집에 승호 전용 어린이 망원경이 있어서 좀 아깝긴 했습니다. 공연 보러 가시는 분들, 집에 망원경 있으면 가져 가시고 없지만 사주기도 싫은 분들은 망원경 대여해주는 곳 근처에 아예 접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구슬 아이스크림 파는 곳 근처에 아예 접근 안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공연은 한마디로 시종일관 노래와 춤이 계속되는 버라이어티 공연입니다. 저 역시 세서미 스트리트를 보질 않아서 이 노래들이 tv에서 방영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이 알고 있는 노래라면 더 신나겠지요?
중간에 노래를 따라 부르게 유도도 하고, 발 구르기, 무릎치기, 소리 지르기를 따라하게도 하구요, 마지막에는 마술을 보여주어 아이들을 굉장히 즐겁게 해줍니다. 또한, 조명으로 여러 모양을 만들어내는데 아이들이 공연 자체보다 그런 것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참, 드라큐라 처럼 생긴 인형은 수 세기를 잘 하는 친구인데 그 친구가 1에서부터 10까지 수 세기를 할 때 아이들이 따라하게 하거든요. 공연 구경온 아이들이 대부분 원, 투, 쓰리는 아는지 잘 따라하더라구요. 승호도 물론이구요. 무대 정면 위쪽에는 스크린을 달아 대사가 한글로 번역되어 나옵니다. 그래서, 한글을 빨리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더라구요. 승호는 아직 글을 빠르게 완전히 못 읽기 때문에 전혀 도움을 못 받았지만요. 승호가 그러더라구요.
"에잉, 우리말로 공연하고 영어를 스크린에 비춰주지.." 완전히 자기만을 위한 바램이지요?
전 줄거리를 간단히 승호에게 이야기해주고 발 구르기, 무릎치기, 소리 지르기와 같은 동작을 따라 하는 코너에서는 승호가 따라할 수 있도록 옆에서 제가 시범을 보였습니다. 글쎄요... 공연을 보면서 영어 자체를 완전히 이해하는 아이들이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부모의 힌트는 계속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그 한글 자막은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저 같은 부모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_^)
공연은 45분 정도 진행되고 나서 15분간의 휴식을 거친 후 다시 30분 정도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총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구요. 주차는 3천원짜리 주차 영수증을 공연장 바로 옆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1층 맨 끝에서 보았는데 잘 보입니다. 결국 1층은 보는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2,3층은 어떤지 올라가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망원경 대여해주는 사람들은 2,3층으로 올라가면 잘 안 보인다고 은근히 유혹하긴 하던데... 조그만 인형들이 공연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보는데는 문제가 없지 않겠나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그리고, 화장실 말인데요. 공연 이야기와 상관없는 것이지만, 이 이야기 한 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어디를 가나 화장실은 남자용, 여자용 두 군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자 10명, 여자 10명이 화장실을 쓴다고 할 때 남자 화장실은 굉장히 여유가 있는 반면에 여자 화장실은 북적대고 줄을 많이 서야 하지요. 그 이유는 명백하죠.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화장실 이용 시간이 길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제도 공연 전에 화장실에 갔더니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이 화장실에 못 갈 것에 대비하여 화장실이 북적대더군요. 그런데, 남자 화장실은 거의 텅 비어 있었습니다. 아빠들이 별로 없어서 그랬나요? 급기야 한 엄마는 조그만 목소리로 "애가 너무 급해서.." 하면서 여자아이를 데리고 남자 화장실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승호를 볼일 보게 하고 있었으니까 별로 게의치 않았는데 제가 볼일 보고 있었으면 좀 민망할 뻔 했습니다. (^_^)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연장이나, 휴게소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는 여자 화장실을 더 크게 짓던지 아니면 더 많이 만들던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여성 건축가들도 많은데 평소의 고충 사항을 기억하고 있다가 설계에 반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건축법상에 그 규격이 정해져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건축법을 개정하던지 해야지요. 제가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화장실이 공연장 도처에 있거든요? 입구 바로 앞에만 가려다보니 줄이 길게 늘어지는 것 같아요. 줄 너무 길게 서지 마시고 분산을 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최선 같습니다. 어째 쓰다보니 공연보다 화장실 이야기가 더 길어졌네요. (^_^)
승호는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아이라 1시간 반 동안의 공연이 수월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휴식 시간에 물어보니까 너무 길다고 볼멘 소리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밖으로 나가 같이 계단을 뛰어내리며 조금 놀고 음료수를 사준 후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죠.
"승호야... 길다고 생각하면 더 길어져. 공연은 같이 즐겨야 돼. 아까 봤지? 무릎 치고 소리 지르고 그런 것 따라하면 재미있고 시간도 잘 가잖아. 이따가 볼 때도 뭐든지 따라 하고 재미있게 해봐."
그런 이야기가 효과가 있는지 후반 공연 때 승호는 조금 오버를 하며 동작도 따라 하고 노래도 부르고 그럽디다. 후반 공연은 30분이니까 짧기도 하구요. 마지막에 마술 보여준 것이 아이들에게는 특히 신나는 일이었던 것 같구요. 참, 승호는 망원경으로 열심히 보며 각 인형들의 숨구멍과 눈구멍을 찾았다고 좋아했습니다. 아무래도 망원경과 뭔가 집중할 수 있는 주제 거리를 찾았기 때문에 승호는 더 재미있게 공연을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승호는 "아, 잘 봤다!" 하더군요.
공연에는 호평이 있을 수도 있고, 악평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연을 즐기기 위해 조금만 노력을 하면 악평을 받은 공연도 즐겁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세서미 스트리트 공연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공연이기 때문에 그 품질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 왈가왈부할 성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철저한 미국식 공연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영어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미국 문화를 공연을 통해 접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요. 특히,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세서미 스트리트에 평소에 노출되어 있던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입구 앞에서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거든요. 저희는 줄도 길고 승호도 별로 원치 않는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만...
다만, 공연 관람료가 너무 비싼 것이 흠입니다. 물론 화려한 무대 장치를 직접 들여오고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하려면 그 정도 받아야할지 모르겠지만요. 제 앞줄에는 많아야 6살 정도 되는 아이 셋이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보호자가 없었습니다. 아이들끼리 하는 말을 들어보니 엄마들은 밖에서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전반 공연은 잘 보더니, 후반 공연이 시작되자 엄마가 안 보인다며 나가볼까 하는 식으로 토론(?)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안심을 시켜주었습니다. 엄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공연을 잘 보라구요. 그런데, 그 세 아이.. 후반 공연은 거의 안 보고 저희들끼리 장난만 치더이다. 이게 다 관람료가 비싸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 아니겠어요? 그래도 제 생각에 적어도 초등학교 3,4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보호자가 같이 입장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정신없이 썼더니 글에 다소 체계가 없는데요, 이해해주시구요.
이상, 영어로 하는 공연에 부담을 느끼는, 아무리 춤과 노래가 흥미로와도 스스로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 하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7살짜리 사내아이를 둔 입장에서 쓴 후기였습니다. 다른 연령 대의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의 후기를 기대해봅니다.
공연 보실 분들.. 재미있게 보고 오세요.
아이를 차에 태우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면서 전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이 공연에서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뭐가 있을까 하고 말이지요. 승호는 세서미 스트리트를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TV에서 보던 인형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였지요. 세서미 스트리트를 평소에 재미있게 본 아이들에게는 그것이 영어로 진행되는 공연이든 우리말로 진행되는 공연이든 상관없이 캐릭터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흥분되겠지만요.
그런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승호 스스로 힌트를 제공하더군요.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을 때 밖에 걸린 대형 선전 현수막의 그림을 보면서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그런데, 아빠 그 인형속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밖을 볼 수 있을까? 숨은 어떻게 쉴까?"
전 이거다 싶었습니다. 승호가 흥미를 가지고 공연을 볼 수 있는 단서가 말이지요.
"승호야.. 우리 한 번 찾아볼까? 인형 속 사람이 숨 쉬고 볼 수 있는 구멍이 어디 있는지?"
공연장 입구 근처에 망원경을 대여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서 보면 어른 망원경은 2천원인가에 대여해주는데, 아이들 망원경은 대여하지 않고 3천원에 판다는 것입니다. 속이 빤하게 보이는 장사속입니다. 게다가 아이들 망원경은 색깔도 빨,노,파로 화려합니다. 평소 같으면 절대 이런 것 사주지 않은 저이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인형에 뚫린 숨구멍과 눈구멍을 찾으려면 뭔가 도구를 쥐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좌석도 1층의 맨 끝줄 근처였거든요. 전 주저함이 없이 거금 3천원을 내고 파란색 망원경을 사 주었습니다. 승호는 신났지요. 웬일로 아빠가 이런 것을 알아서 사주냐고 하면서 말이지요. 사실 집에 승호 전용 어린이 망원경이 있어서 좀 아깝긴 했습니다. 공연 보러 가시는 분들, 집에 망원경 있으면 가져 가시고 없지만 사주기도 싫은 분들은 망원경 대여해주는 곳 근처에 아예 접근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제가 구슬 아이스크림 파는 곳 근처에 아예 접근 안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공연은 한마디로 시종일관 노래와 춤이 계속되는 버라이어티 공연입니다. 저 역시 세서미 스트리트를 보질 않아서 이 노래들이 tv에서 방영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이 알고 있는 노래라면 더 신나겠지요?
중간에 노래를 따라 부르게 유도도 하고, 발 구르기, 무릎치기, 소리 지르기를 따라하게도 하구요, 마지막에는 마술을 보여주어 아이들을 굉장히 즐겁게 해줍니다. 또한, 조명으로 여러 모양을 만들어내는데 아이들이 공연 자체보다 그런 것에 더 흥미를 가지는 것도 같았습니다. 참, 드라큐라 처럼 생긴 인형은 수 세기를 잘 하는 친구인데 그 친구가 1에서부터 10까지 수 세기를 할 때 아이들이 따라하게 하거든요. 공연 구경온 아이들이 대부분 원, 투, 쓰리는 아는지 잘 따라하더라구요. 승호도 물론이구요. 무대 정면 위쪽에는 스크린을 달아 대사가 한글로 번역되어 나옵니다. 그래서, 한글을 빨리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더라구요. 승호는 아직 글을 빠르게 완전히 못 읽기 때문에 전혀 도움을 못 받았지만요. 승호가 그러더라구요.
"에잉, 우리말로 공연하고 영어를 스크린에 비춰주지.." 완전히 자기만을 위한 바램이지요?
전 줄거리를 간단히 승호에게 이야기해주고 발 구르기, 무릎치기, 소리 지르기와 같은 동작을 따라 하는 코너에서는 승호가 따라할 수 있도록 옆에서 제가 시범을 보였습니다. 글쎄요... 공연을 보면서 영어 자체를 완전히 이해하는 아이들이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부모의 힌트는 계속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그 한글 자막은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저 같은 부모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_^)
공연은 45분 정도 진행되고 나서 15분간의 휴식을 거친 후 다시 30분 정도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총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구요. 주차는 3천원짜리 주차 영수증을 공연장 바로 옆에서 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1층 맨 끝에서 보았는데 잘 보입니다. 결국 1층은 보는데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2,3층은 어떤지 올라가 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망원경 대여해주는 사람들은 2,3층으로 올라가면 잘 안 보인다고 은근히 유혹하긴 하던데... 조그만 인형들이 공연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보는데는 문제가 없지 않겠나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그리고, 화장실 말인데요. 공연 이야기와 상관없는 것이지만, 이 이야기 한 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보통 어디를 가나 화장실은 남자용, 여자용 두 군데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자 10명, 여자 10명이 화장실을 쓴다고 할 때 남자 화장실은 굉장히 여유가 있는 반면에 여자 화장실은 북적대고 줄을 많이 서야 하지요. 그 이유는 명백하죠.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화장실 이용 시간이 길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어제도 공연 전에 화장실에 갔더니 긴 시간 동안 아이들이 화장실에 못 갈 것에 대비하여 화장실이 북적대더군요. 그런데, 남자 화장실은 거의 텅 비어 있었습니다. 아빠들이 별로 없어서 그랬나요? 급기야 한 엄마는 조그만 목소리로 "애가 너무 급해서.." 하면서 여자아이를 데리고 남자 화장실에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저야 승호를 볼일 보게 하고 있었으니까 별로 게의치 않았는데 제가 볼일 보고 있었으면 좀 민망할 뻔 했습니다. (^_^)
개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공연장이나, 휴게소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는 여자 화장실을 더 크게 짓던지 아니면 더 많이 만들던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여성 건축가들도 많은데 평소의 고충 사항을 기억하고 있다가 설계에 반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건축법상에 그 규격이 정해져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건축법을 개정하던지 해야지요. 제가 건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화장실이 공연장 도처에 있거든요? 입구 바로 앞에만 가려다보니 줄이 길게 늘어지는 것 같아요. 줄 너무 길게 서지 마시고 분산을 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최선 같습니다. 어째 쓰다보니 공연보다 화장실 이야기가 더 길어졌네요. (^_^)
승호는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잘 보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아이라 1시간 반 동안의 공연이 수월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휴식 시간에 물어보니까 너무 길다고 볼멘 소리를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밖으로 나가 같이 계단을 뛰어내리며 조금 놀고 음료수를 사준 후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죠.
"승호야... 길다고 생각하면 더 길어져. 공연은 같이 즐겨야 돼. 아까 봤지? 무릎 치고 소리 지르고 그런 것 따라하면 재미있고 시간도 잘 가잖아. 이따가 볼 때도 뭐든지 따라 하고 재미있게 해봐."
그런 이야기가 효과가 있는지 후반 공연 때 승호는 조금 오버를 하며 동작도 따라 하고 노래도 부르고 그럽디다. 후반 공연은 30분이니까 짧기도 하구요. 마지막에 마술 보여준 것이 아이들에게는 특히 신나는 일이었던 것 같구요. 참, 승호는 망원경으로 열심히 보며 각 인형들의 숨구멍과 눈구멍을 찾았다고 좋아했습니다. 아무래도 망원경과 뭔가 집중할 수 있는 주제 거리를 찾았기 때문에 승호는 더 재미있게 공연을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승호는 "아, 잘 봤다!" 하더군요.
공연에는 호평이 있을 수도 있고, 악평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공연을 즐기기 위해 조금만 노력을 하면 악평을 받은 공연도 즐겁게 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세서미 스트리트 공연은 이미 세계적으로 검증받은 공연이기 때문에 그 품질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 왈가왈부할 성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철저한 미국식 공연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영어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미국 문화를 공연을 통해 접하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요. 특히,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세서미 스트리트에 평소에 노출되어 있던 아이들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입구 앞에서는 캐릭터들과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거든요. 저희는 줄도 길고 승호도 별로 원치 않는 것 같아 포기했습니다만...
다만, 공연 관람료가 너무 비싼 것이 흠입니다. 물론 화려한 무대 장치를 직접 들여오고 좋은 공연장에서 공연하려면 그 정도 받아야할지 모르겠지만요. 제 앞줄에는 많아야 6살 정도 되는 아이 셋이 나란히 앉아있었는데 보호자가 없었습니다. 아이들끼리 하는 말을 들어보니 엄마들은 밖에서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전반 공연은 잘 보더니, 후반 공연이 시작되자 엄마가 안 보인다며 나가볼까 하는 식으로 토론(?)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안심을 시켜주었습니다. 엄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공연을 잘 보라구요. 그런데, 그 세 아이.. 후반 공연은 거의 안 보고 저희들끼리 장난만 치더이다. 이게 다 관람료가 비싸서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 아니겠어요? 그래도 제 생각에 적어도 초등학교 3,4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보호자가 같이 입장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정신없이 썼더니 글에 다소 체계가 없는데요, 이해해주시구요.
이상, 영어로 하는 공연에 부담을 느끼는, 아무리 춤과 노래가 흥미로와도 스스로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 하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7살짜리 사내아이를 둔 입장에서 쓴 후기였습니다. 다른 연령 대의 다른 개성을 가진 아이를 둔 부모의 후기를 기대해봅니다.
공연 보실 분들.. 재미있게 보고 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