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버벅이

등록일 :2003-09-26 19:58:07

조회수 :5,481

나흘간의 일정중 마지막날.
오늘은 '행복한 극장'에서 절찬리에 진행중인 극단 사다리의 '내친구 플라스틱'을 보고 왔어요.
사다리의 공연은 지난번 '무엇이 될까' '팥죽 할멈과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정말이지 실망스럽지 않은, 근사한 공연이었답니다.
우선, 저는 내용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아.마.도. 재활용에 관한 내용일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찾아갔다가 조금 어리둥절 했답니다.
전부 세가지의 테마를 가지고 공연을 했는데, 첫번째는 '줄', 두번째는 '병플룻공연', 세번째는 '얼굴을 파는 백화점'이었어요.
첫번째 '줄'은 '무엇이 될까'와 마찬가지로, 줄을 가지고 온갖 모양을 형상화 시키는 작업이었는데, 엄청나게 짜임새있고 조화로운 동작에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들도 거의 넋이 나가서 보았답니다.
두번째 '병플룻'은 빈병을 가지고 소리를 내는 작업으로, 큰병과 작은병이 각각 낮은소리와 높은소리를 내고, 같은 병도 물을 채우는 정도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낸다는 설명을 해줬어요. 그러면서 함께 노래하는 시간도 가졌구요.
그리고, 비싼 장난감만 좋아하지 말고, 빈병을 가지고도 이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할수 있다는 얘기도 덧붙여 주더군요.
세번째 '얼굴을 파는 백화점'은 트리오같은 각종 플라스틱 용기들이 얼굴이 되어, 눈이며 코를 새롭게 붙여나가는 작업이었는데, 역시나 아이들이 엄청나게 좋아했어요.
덧붙여 말하기를 '여러분은 부모님이 주신 얼굴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라'는 멘트를 날렸는데, 고건 아이들에게는 그다지 적합한 대사는 아니었다는 생각을 잠시 했네요. ㅋㅋ (오히려 저같이 어디 한두군데 고쳐볼까..싶은 엄마들에게 들려줄만한 금언은 아니었는지..^^;)
공연장은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굉장히 깔끔했구요, 의자도 아주 편했답니다. 배우들이 시작전에 좌석 안내를 해주는 극단 사다리의 고유한(?) 서비스도 여전했구요.
굉장히 유명한 공연을 이제 봐서 조금 그렇습니다만, 아직도 못보신 분들 계시다면 꼭 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요몇일 계속 언어장벽을 기어다니느라 고생했더니, 이 연극이 더욱더 편안하고 재미있더라구요. ^^
아, 글고 좌석이 심하게 매진되는 것 같던데, 가시기 전에 좌석 문의 한번 하고 가시는 것도 필요하실 것 같아요. 오늘도 좌석 없다고 싸우는 분들 몇분 뵈었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