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버벅이

등록일 :2003-11-27 20:31:49

조회수 :6,640

너무 괜찮은 공연을 보고 나면 하루종일 가슴이 뻐근하고,
이 기분을 누군가에게 전수해야 할 것만같은 강한 의욕이 샘솟는데,
오늘 이 공연이 정말..그렇답니다. ^^

오전에 브레인스쿨을 마치자마자 허둥지둥 서울로, 서울로..
'씨어터제로'라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 덕분에 홍대앞에서 잠시 미아가 되고..
(찾고나서 굉장히 허탈했다는..주차장 골목 혹은 '메이메이' 옆이라고 할일이지..혹시 잘 못찾으시는 분들은 사람들에게' 메이메이' 혹은 '박준미장'을 물어보세요. 씨어터제로는 아무도 모릅디다. 하다못해 청소부 아저씨도. ㅋㅋ)
여튼, 그렇게 그렇게 찾아간 소극장은 그닥 매력적인 모습은 아니었어요.
위험스러워 보이는 계단이며, 어수선한 실내..
공연장도 굉장히 비좁았어요. 정말 소극장이지 싶을 정도로..(그치만 관객이 적어서 불편한건 전혀 없었어요. ^^; 아, 좌석은 전석 자유석이구요, 뒤에서도 잘보인답니다.)

그.러.나.
그 엉성한 곳에서 엄청난 공연이 이루어졌답니다.
공연이 재미있건 없건, 항상 중간쯤 되면 '엄마 언제끝나?'하는 정민이가
오늘은 아무소리 하지 않고 공연관람을 마쳤다면...더 이상의 부연 설명은 필요 없을듯.

과학반 친구들이 우연히 들어간 마법의 성에 갇혀 세가지의 문제를 풀게 되는 이야기로 가닥을 잡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과학이야기가 시작되요.
우선, 문제를 제시하는 것도 물을 뿌려야 글씨가 나타나 읽을 수 있는 편지를 등장시켜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도 무척 매력적이었어요.
문제는 첫째, 동그라미속의 동그라미 (물분자에 대한 설명을 비누방울 놀이로 했는데, 비누방울 터널이며 비누방울 속에 비누방울 넣기 등 한참동안 비누방울 쇼를 보여줬고, 아이들은 비누방울을 잡느라 난리도 아니었죠. ㅋㅋ)
둘째는 과학마술. (삶은 달걀을 주둥이가 좁은 병속에 넣기, 다시 빼기, 거품뱀놀이, 산성 알카리성에 의해 색이 변하는 원리)
세째는 사랑 (빛의 반사로 죽어가는 나무를 살린다는 이야기였는데, 이때 대단한 조명파티가 이루어졌었답니다.)

이야기가 쉴새없이 너무나 박진감 있게 풀려나가고, 무대도 이쁘고, 의상도 멋지고, 배우들의 연기또한 너무나 깜찍하고 앙증맞았어요.
정말 연습을 많이 했는지 너무나 무르익은...
아, 중간에 퀴즈를 내고 '석기시대' 초콜렛을 세명에게 나누어 주는 시간도 있는데, 아이들이 정말 기가막히게 잘도 맞추더군요. (그만큼 집중해서 보고 있었다는 증거)
소극장이고 평일이라 객석이 조금 한산해서 조금 미안했지만,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인사를 건네고 손을 잡아주는 퇴장까지..정말 너무 고마웠답니다.
공연후에는 폴라로이드 촬영을 할수 있는데, 이또한 다른 곳보다 가격이 저렴한 2천원.
다만, 인물을 좀 더 크게 찍어줬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합니다만.

여튼, 11월30일이면 끝나는 이 공연을 아직 못보신 분들에게 서두르시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네요. 안보면 정말 후회합니다..ㅋㅋ

참, 오늘 만났던 잠비니님. 너무 반가웠어요. 잘 들어가셨죠?
덕분에 과자며 떡도 얻어먹고..무슨 복인가 몰라. ^^
다음에도 다시 뵐 기회가 있길 바라구요, 수빈이 팔이 아주아주 잘 낫기를 바래요.
수빈이에게도 안부 전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