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버벅이

등록일 :2004-01-01 20:27:57

조회수 :4,626

신년벽두부터 연극을 한편 봤습니다. ㅎㅎ
공연명은 위에 보시다시피..부제는 -네개의 문과 한개의 종-입니다.
공연정보를 약간 드리자면,
만6세이상 관람가이며
대학로 인켈아트홀 1관 교육연극전문극장에서 1월 31일까지 공연됩니다.
2004 사랑티켓 참가작이랍니다.
관람료는 일반 15천, 고등이하는 1만원이며,
화~일 오후 2시 1회공연이고, 매주 월요일과 1/22일은 쉰다고 합니다.
이렇게 자세히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시간 되시는분들 꼭 가서 보시라고..^^

공연은 기대했던 것보다 참 괜찮았답니다.
서울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우는 교육연극이라는 설명이 리플렛에 적혀있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 국내 창작극 최초의 대형 채색그림자극입니다.
OHP채색 그림자극으로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무대에 직접 인형을 다루는 분들의 작업이 그대로 보이고, 한켠에서 성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도 같이 볼수 있답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죠.

내용을 잠깐 살펴보자면, 잘못을 하여 달팽이 집을 빼앗긴 미르와 찌르가 다섯가지 보물을 찾아 나서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 보물은 다름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서울의 4대문과 보신각종입니다.
이들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 조선시대로 가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떤 정신적 가치를 바탕으로 세워진것인지를 알게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죠.
흥인문, 숭례문, 돈의문, 홍지문의 4대문의 정확한 명칭과, 그것들이 갖고있는뜻에 대해 재미있게 풀어주고, 동서남북 4방을 지켜주는 청룡,백호,주작,현무에 대해서도 언급된답니다.
(더 자세한 설명은 공연의 재미를 위하여 꾹 참겠습니다.ㅎㅎ)

45분여의 공연이 끝나고 나면, 이 공연을 집필하고 연출한 박주영씨가 직접 극의 주제와 그림자극의 제작원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고,
아이들이 직접 나와 필름 연기도 해볼수 있는 기회도 주고, 사진도 맘껏 찍게 해준답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도 준비되어 있어 3천원을 내면 사진을 찍을수 있지만, 카메라가 있는 사람에게는 억지로 찍게 하지 않는 것도 고마운 배려였습니다.

새해 첫날, 너무 괜찮은 공연을 보고 와서 아주 뿌듯합니다.
다만, 저희 아들 녀석이 보기에는 다소 이른듯한 느낌은 있었지만,
녀석은 아주 꿋꿋하게 잘 보았답니다. 재미있었다고도 말해주었구요.
같이간 오늘로 8세되는 형아는 더 잘보더군요.
이미 청룡, 백호, 현무, 주작을 알고 있더라구요.^^
방학을 맞이하여 괜찮은 공연을 찾으시는 분들..꼭 가보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