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교통이 많이 불편하고,

홑몸도 아니라서 자가용을 굳이 가지고 학전소극장을 찾았답니다.

대학로의 소극장들 형편상 주차시설을 마련하기 힘들거란 생각은 하긴 했어도,

개인적인 형편이 이러하다보니...

4시공연.

20분전에 미리 도착하래서 미리갔고,

4시 정각에 시작하지 않은 공연~

2시간 꼬박 진행된 공연.

3시간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했으니...

 

자가용 이용하지 마세요~!

 

딸아이가 연극 공연을 무서워해서 아예 기웃거리지도 않았었죠.

5세.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심 걱정을 하며 입장을 했죠.

조명이 점점 희미해지고, 아이는 눈이 동그래지기 시작하더군요.

'나가자고 하면 어쩌나...'

괜찮다고 하더군요.

그러다가 무섭다고 엄마 팔을 끌어안기를 두어번.

연극 자체는 전혀 무서운 내용은 아니지만 아이는 분위기상 무서울 수밖에 없었나봅니다.

 

특이하게도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분들이 계셔서,

쉬 지루해질 수 있는 연극을 아이들이 집중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시로 장면이 바뀌고, 그 때마다 연주되는 음악~

저절로 흥이 나서 일어서서 몸을 흔드는 아이들의 순수함~

웃음이 절로 나오고 예뻐보였답니다.

 

연극 공연중에 생음악 연주~

기발한 아이디어 입니다.

멋지게 조화를 이룬 한팀이었답니다.

 

슬기, 민호, 민호엄마, 뭉치(신문지), 뭉치아빠

등장인물도 간단하죠?

6세 정도의 슬기는 말썽꾸러기 우리 아이들 같습니다.

공연 초반에는 너무 얄미운 게 아닌가...싶을 정도로 너무 오버하는 아이 같았습니다만,

공연 후반으로 가면서는 좀 덜하더군요.

슬기는 '테레비짱'이지요.

공연 중에 부르는 노래와 공연이 끝나면서 관중들이 함께 합창을 하도록 하는 노래가사에서

'테레비짱'을 외칩니다. 반복적으로...

텔레비전을 많이 보게 하지 않기 때문에,

딸아이 생각에 '테레비짱'이 좋은 것인 줄 알까봐 조금은 걱정도 되더군요.

 

민호는 초등3년생.

아직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가 없어서인지,

민호를 보면서,

우리 아이도 초등3년생이 되면 생각이 어느 정도는 되겠다~ 싶기도 하고,

오빠와 여동생 간에 갈등은 아주 흔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객관적으로 볼 수 없을 뿐이지

민호는 민호대로,

슬기는 슬기대로.

슬기보다는 민호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큰 아이라고 해서 무조건 동생에게 양보해야 하고, 보살펴야 하고, 져줘야 하고~

우리 부모들이 대부분 강요하는 게 아닙니까.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민호를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답니다.

 

민호와 뭉치 그리고 슬기가 공연 후반부에 던지 대사~

"엄마는 우리 말을 끝까지 들으려고도 하지 않았잖아요~!"

우리 부모들이 우리 아이를 상당부분 오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게 합니다.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을 인내심이 부족한 우리들 부모~

 

저는 이 공연이 아이들보다는 오히려 부모들이 봐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들끼리만 통하는 게 있다?

아이들끼리는 솔직하다?

왜 일까요?

 

부모들은 아이들을 어리다고 무시하고,

말로 가르치기 어려운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랑의 매'라는 수단을 만들어서 아이들을 좀더 쉽게 양육하고 있는 게 아닐까...

말로 충분히 가르칠 수 있는 아이도 매로 가르치고 있는 게 아닐까...

 

아이들이 부모 앞에서 왜 입을 열지 않는걸까요?

입을 연 아이들에게 왜 다그치는 겁니까?

부모가 부모공부에 좀더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지...

 

이번 공연이 저에게 가르쳐준 게 많습니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자~!

가르치려고만 말고, 아이에게서 배우려고도 하자~!

부모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자~!

 

제목은 '우리는 친구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딸아이에게

"너는 내 친구이기도 해~" 라고 말합니다.

슬기와 민호,뭉치가 함께 손잡고 '우리는 친구다'라고 노래를 부르듯이,

나이가 같으면 무조건 친구가 아니고,

나이가 다르더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거라고,,,,

"까이유"비디오에서 봤던 내용도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아이가 "친구"라는 개념이 "나이가 같다."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땀 흘리며 공연하는 뭉치를 보면서,

배우들의 열정을 느꼈구요.

2시간동안의 공연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아이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모든 출연진들을 보면서는 고마움까지 느끼게 되었답니다.

 

공연 내용이나 공연 시간을 봐서도,

우리 아이(5세)보다는 초등학교 저학년이 더 적합한 연령이 아니겠습니까..

공연관람을 하는 아이들은 취학전 아동 반, 초등생 반

그래서 반반 이었던 것 같습니다.

 

즐겁고 유익한 시간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