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우들을 만나 영화를 한편 보았습니다.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그리 가벼운지.. 아이에게 미안했답니다.

친구들과 만나서 선택한 영화는 오페라의 유령이었습니다.

폴라익스프레스나 인크레더블은 아이와도 볼 수 있으니 우리만의 영화를 보자고 합의를 보았거든요.

영화관은 생각보다 썰렁했답니다. 워낙 평이 좋아서 사람들이 많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평일 낮시간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없더군요.

영화는 도입부터 'The Phantom of the Opera' 라가 흐르면서 현재의 시간에서 과거의 시간으로 넘어갑니다. 영화 내내 아름다운 음악에 화면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무대, 가면무도회, 아름다운 오페라 하우스 등은 저의 눈을 너무 행복하게 만들었답니다. 유령 팬텀역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의 노래는 물론이거니와 크리스틴 역을 맡은 에미로섬의 노래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ost는 정말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났답니다. 처음에는 배우의 목소리가 아니라 대역을 쓴 것인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본인의 목소리더군요. (에미 로섬은 영화 투모로우에 출연한 바 있는 배우랍니다.  )

한가지 더 흥미로웠던 것은 과거를 컬러 화면으로 그리고 현재를 흑백 화면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과거가 있듯이 아름 다웠던 과거의 모습을 컬러 화면에 싣고 있더군요. 또한 이제는 늙고 사랑하는 이마저 가버린 현재의 쓸쓸함을 흑백화면에 담아 더 마음을 애잔하게 만들었습니다.

 

영화는 2시간이 훨씬 넘어서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더군요. 물론 스토리 전개상 약간의 부자연스러운 부분이나 간혹 나타나는 인물들의 행동들이 조금 어색하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너무 좋은 영화를 본 것 같아 마음이 흐뭇합니다.

그리고 그 감동은 영화를 보고 난 직후보다 몇시간이 지난 지금 더 가슴을 울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랜시간 가슴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