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꼼지

등록일 :2003-05-02 09:41:26

조회수 :9,401

아..많이 기다렸던 연극이었습니다. 'Little Dragon'에서 받았던 그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정말 멋진 영어연극을 또 한편 보게 되었네요.

(실은 지난번 상품으로 티켓을 받기전에..미리 예매를 해 두었더랬어요...그래서 상품으로 받은 선물은 너무 고마운 친구에게 선물로 전해주었어요...값진 선물이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지난 주말..26일에 보고 왔는데요.. 주말이라도 예약석이라서 그런지 많이 붐비지는 않았습니다. 희재가 들어가면서 Little Dragon 봤던 곳이라고 좋아하며 말하는 소리를 들었는지..옆에 서있던 진행요원중 한분이 "Little Dragon 하고는 느낌이 많이 달라요" 하면서 웃으시더군요. 그게 뭘까? 어떤 느낌일까..참 궁금했는데 극이 시작되면서 뭔가 심상찮은 분위기를 알 수 있었죠..^^

무대 가운데 윗쪽으로 설치된 screen. 그곳에서 신비한 느낌의 여인 Electra가 등장을 합니다. 미래의 우주공간 같은..그런 느낌이었어요. 상상력의 세상..이 상상력을 살아있게 하는 수프가 이제 몇방울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새로운 수프를 만들어야함을 경고하고...이 수프에 필요한 몇가지 재료를 알려주고 사라집니다.

희찬, 희재는 이게 어떤 극일까..Electra의 창백한 느낌 때문이었는지 처음에 아주 긴장된 표정있었어요. 그러다가 Spellsinger(노래로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가 장난꾸러기 Bad Twins를 불러내고..이들이 펼치는 수프 만들기 작전을 지켜보면서...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갔지요.

Strange Soup은 극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우리나라 전래동화를 그 모델로 삼고 있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갔던 작품이었어요. 꾀많은 토끼에게 속아 얼음을 깨고 꼬리를 넣어 물고기가 잡히기를 기다리다가..결국 꽁꽁 얼어버린다는 '꽁지 빠진 호랑이' 이야기, 금나와라와라 뚝~딱..'혹부리 영감님' 이야기등 우리 아이들에게 익숙한 이야기를 영어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영어로..그것도 재구성되어 보니 정말 색다른 느낌이었고..신선했어요. 특히 전혀 다른 사물을 가지고 (밥, 치즈) 그림자 극의 효과를 내어서 산을 표현하고, 초가집을 만들어 보여준 것은 정말 신기하고 놀라웠지요. (밥공기를 뒤집어서 산이 된것은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무대 뒤쪽 스크린으로 들어가면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재 탄생되는것도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답니다. 혹부리 할아버지도 되었다가, 토끼도 되었다가..거미도 되었다가....거미줄에 걸리기도 하고...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에 정말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을 했지요.

중간 중간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노래하는 시간도 있어요. 수프를 만들려면 주문이 필요하거든요. 아이들은 함께 주문을 외우면서...마치 마법사가 된 듯 어깨를 으쓱 하기도 하더군요..^^

"Mix it up, Stir it up, Stir the pot Make it hot~!!"

등장 인물들이 기존에 보아왔던 친숙하거나 애정어리거나..따듯한 느낌이거나..하지는 않았어요. 어찌보면 좀 지저분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냉소적인 것 같기도 하고...으시시하기도 하고..징그럽기도 한..그런 캐릭터들이었지요. 하지만 익살스러운 연기와 탄탄한 구성력에 힘입어 후반부로 갈수록 처음 느낌과 달리 캐릭터들이 아주 친근하고 부드럽고...따듯하게 다가왔습니다. (아이들도 그러했으리라..미루어 짐작해보네요..) 특히 Bad Twins는 의상이나 표정이 처음엔 약간 괴기스럽다고 느껴졌었는데 나중엔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사랑스럽게 느껴지던지요..^^* 야수와 새가 합쳐져 만들어진 Animal Man도 마찬가지 였구요...

"다르다는 것은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단지 다른 것일 뿐" 이라고 말했던 연출가의 의도가 어김없이..그리고 아주 훌륭하게 표현되었던 것 같아요.

결국...갖가지 우여곡절 끝에....Strange Soup는 새롭게 만들어지고..우린 계속해서 상상속을 여행할 수 있게 되었어요. 수프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은 수프와는 전혀 상관 없는 gold, silver, tiger's tail, stone, sweet thing등 이지만 이 재료들을 상상속에서 휘저으면...어느새 달콤한 Strange Soup 탄생 하다는 것을 극이 끝나면 알 수가 있답니다. 이 수프를 함께 맛 볼 수 있는 기회도 있거든요...^^ 작고 귀엽고 달콤한..캔디를 극이 끝난 후 나눠주었어요. 희찬, 희재 무지 좋아하더군요...ㅋㅋ

극이 모두 끝나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상상속을 여행해보는 시간도 있었어요. 상상해보며 노래하고..춤추고..따라해보고...무대로 아이들을 불러내어 함께 어우러진 시간은 아주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많이들 보셨겠지만..아직 망설이시는 분들은..
할인쿠폰 프린트하셔서..가지고 가시구요...
전 정말 꼭~ 권해드리고 싶은 연극이네요. ^^



2003/05/02 희찬 63개월, 희재 51개월
꼼지